[苦告스타트업] 원순씨, 그때도 지금도 그렇게 하는 건 아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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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苦告스타트업] 원순씨, 그때도 지금도 그렇게 하는 건 아니었어요.
  • 입력 2020-07-16 15:4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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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코더스 최새미 대표
메이코더스 최새미 대표

회사를 창업하는 데 뿌리의 뿌리가 되던 생각에 원순씨가 기여했다는 점은 부정하기 어렵다. 지난 2014년, 대학원에 진학하기 전 백수시절 얘기다. 주변 친한 지인들과 ‘백수문화생활’ 이라는 청년 커뮤니티를 만들었다. 생산성 넘치는 사람들의 백수생활이란 너무 재미있고, 철저히 본인 기준의 ‘쓸데없는 고퀄리티’를 추구했다. 의미 있는 문화활동 정보를 페이스북으로 공유했고, 청년을 인터뷰하고, 대안적 삶에 대한 글을 싣는 청년 미디어도 만들었다.

당시 사업 이름이 ‘청년참’. 분기에 백만 원, 청년 모임의 회의비와 밥값을 지원하는 서울시의 지원 사업은 우리에게 정말이지 ‘꿀’과 같았다. 모임이 계속될 수록 밥값도, 커피값도, 서버값도 쪼들리던 우리에게 말이다. 서울시 입장에서도 청년참이 정말 좋았을 거다. 수십억을 써도 잘 움직이지 않는 사람들이 고작 백만원, 청년들을 지원하자 움직이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청년들이 밤새워 구성한 모임, 파티, 미디어에 모였고, 공감했고, 이들을 지원해 준 서울시의 사업에 고마워했다.

그래서일까. 청년참 우수사례에 백수문화생활이 선발됐고, 많은 사람 앞에서 우리의 사례와 재미있음에 관해 이야기할 기회가 생겼다. 그리고 그때 원순씨가 왔다. 우리를 서울시청 집무실에 초대했고, 서울시와 협업할 기회를 만들어 주겠다고 했다. 우리가 만든 무엇인가가 이렇게 누군가의 마음을 움직이다니. 아마 그때부터 나는 어렴풋이 창업을 생각해 왔던 것 같다.

그런데 이후가 문제였다. 원순씨는 당시 같은 자리에 있었던 국장, 과장, 사무관 등에게 우리에게 일을 주라고 명령했는데, 그때는 이미 예산안이 모두 완결된 시점. 당시 난감한 표정의 공무원의 모습을 잊을 수 없다.

이후 당연하게도 이들과의 미팅은 정말이지 엉망진창이었다. 서울시 관련 홍보영상 중 ‘피에로’가 등장하는 난감한 동영상을 고쳐달라고 했다. 용역비 얼마, 기술 인건비 얼마 등의 얘기가 오갔다. 개성 있는 삶을 생각하던 청년들이 아무런 매력을 느끼지 못한 건 당연하다. 우리는 협업을 거절했다.

원순씨는 ‘청년’, ‘대안적 삶’, ‘창업’과 같은 소재에 깊은 관심이 있었다. 다른 어른과 분명 달랐다. 하지만 구현방식이 문제였다. 하방의 결재체계를 따라 구현하기를 명령했다. 구체적인 부분부터 바텀업방식으로 논의돼야 하는 성격의 소재들이 톱다운방식으로 구현될 수 있을 리 만무했다.

여성으로서 마땅히 분노하고 슬퍼해야 할 논란에 서 있는 사람이지만, 적어도 창업을 할 때 가능성을 인정받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발전해나갈 수 있는 아는 창업자로서, 개인적으로는 쉬이 그의 죽음에 관해 이야기하기가 어렵다.

단지, 여전히 구현 방법이 틀렸다는 생각에 아쉬움이 든다. 그때 당사자인 우리와 실무자의 목소리부터 듣고 결정을 하는 방식이 필요했던 것처럼, 지금은 살아서 피해자의, 가족의, 시민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더 좋지 않았을까. 이미 쓸모없는 말이긴 하지만 말이다.

2000년대 연예인 팬페이지를 만들며 웹프로그래밍에 진입했다. 서울대에서 산림과학과 컴퓨터공학을 전공하고 졸업 후 동아사이언스에서 기자로 활동했다. 이후 바이오인포매틱스를 석사 전공하고 연구개발용 소프트웨어개발 회사 메이코더스를 창업했다. 최근에는 국내에서 쌓은 경험을 기반으로 동남아시아 대상 케이뷰티 추천 알고리즘과 이커머스 플랫폼을 개발 중이다. 육아와 창업을 병행하며 고된 일상을 보내고 있다.

최새미
최새미 saemi@maycoders.com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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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발전 2020-08-07 00:44:07
내용을 좀 간단 명료하게 쓰셨으면 좋았을 듯, 뭔 내용인지 이해하기 어렵네요. 후속기사 부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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