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하원 법사위 반독점 소위원회 화상 청문회 출석

(사진=Shutter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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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애플·구글·페이스북 등 미국의 4대 주요 정보통신(IT) 공룡기업 최고경영자(CEO)가 미 하원 청문회에 출석, 기업의 시장 독점 의혹에 대해 ‘시장 독점이 아니다’라고 항변했다. 이처럼 미 IT 대기업 총수들의 청문회 동시 출석은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제프 베이조스(아마존)와 팀 쿡(애플), 순다르 피차이(구글), 마크 저커버그(페이스북) 등 4명의 CEO가 지난 29일(현지시간) 화상으로 개최된 미 하원 법사위원회 반독점 소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이들 기업의 독점 의혹에 반박했다고 BBC 등 외신이 일제히 보도했다.

이날 청문회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온라인 화상회의 방식으로 진행됐다. 데이비드 시실리니 반독점 소위원회 위원장은 1년 동안 조사한 결과에 따라 이들 기업들의 독점적 시장 지위와 권력 남용을 확인했다며 이에 대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민주당 의원들은 반경쟁적인 행위와 시장 지위 남용 등의 문제를 들어 이들 기업을 압박한 한편, 일부 공화당 의원들은 소셜미디어 관련 기업들의 반보수적인 정치적 편향성 문제를 지적했다.

시실리니 위원장은 이들 기업들이 너무 많은 권력을 쥐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일부 기업은 분할돼야 한다”며 “이들 모두 적절하게 규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4명의 CEO 모두 자신의 기업이 치열한 경쟁에 직면해 있다면서 이 같은 의혹에 반박하고 나섰다.

◇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CEO

(사진=Wikipedia).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CEO는 아마존 창립 이후 처음으로 미 의회 청문회에 출석해 "세계는 대기업들을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베이조스 CEO는 "아마존은 매일 타깃, 코스트코, 크로거, 월마트 등과 같은 기존 대규모 기업들과 경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청문회 성명에서 "아마존이 미국 소매시장에서 4% 미만의 비중을 차지하고 전 세계 기준으로는 겨우 1% 미만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업이든 정부기관이든 비영리단체든 모든 대규모 조직들을 면밀히 조사해야 한다”며 아마존도 예외가 아님을 강조했다.

베이조스는 "아마존의 성공은 아마존 상점에 상품을 판매하는 수천 개의 중소기업의 성공에 달려 있다는 점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아마존은 지난 10년간 미국의 어떤 회사보다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했다"고 전했다.

반면 베이조스는 “아마존이 직원들의 개별 회사 판매 데이터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면서도 “직원들이 이러한 자사 규정을 어긴 적이 없다고는 장담할 수 없다”며 위반 가능성을 인정했다. 이어 “이에 대해 현재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 팀 쿡 애플 CEO

(사진=Wikip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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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쿡 애플 CEO는 "애플은 우리가 사업을 하는 어떤 시장에서도 독점적으로 점유율을 가지고 있지 않다"며 비즈니스 환경이 매우 경쟁적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스마트폰 사업부문에 있어 시장 점유율 경쟁이 치열하다“며 "삼성전자와 LG전자, 화웨이, 구글 등의 기업들은 서로 다른 접근법을 통해 성공적으로 사업을 육성해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애플이 어떻게 앱스토어에서 500개 앱으로 시작해 현재 170만개가 넘는 앱을 보유하게 됐는지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이 가운데 60개 앱만 애플이 만든 것”이라고 전했다. 또 “애플이 미국에서 2백만 개에 가까운 일자리 창출에 기여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팀 쿡 CEO는 “경쟁은 혁신을 촉진하고 소비자에게 더 많은 선택권을 줄 수 있다”며 경쟁의 중요성을 역설하기도 했다.

◇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

(사진=Wikip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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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는 “현재 구글은 검색엔진에 있어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과 같은 여러 기업들과 경쟁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는 가격 인하 등이 결과적으로 소비자들에게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트위터와 인스타그램, 핀터레스트, 컴캐스트 등 광고분야 경쟁이 지난 10년간 온라인 광고비용을 40%까지 낮추는 데 일조했다고 설명했다.

피차이 CEO는 “오랜 미국 혁신의 전통 없이는 우리 사업도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지난 2018년 구글의 200억 달러에 달하는 미국 투자 규모를 언급했다. 그러면서 지난 3년 동안 구글이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주요 미국 투자자 가운데 하나라는 사실을 상기시켰다.

그는 또 “구글의 엔지니어 팀이 인공지능(AI)과 자율주행 자동차, 양자컴퓨팅 등 첨단기술 분야에서 미국이 글로벌 리더로서 입지를 공고히 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며 미국 미래에 대한 구글의 기술 투자를 강조했다.

◇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사진=Wikip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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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는 "경쟁과 혁신을 장려하는 미국의 법이 없었다면 우리의 이야기는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공정한 경쟁의 장을 보장하는 강력하고 일관된 경쟁 관련 정책이 필수적"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더불어 저커버그 역시 자사가 치열한 경쟁에 직면해 있다며 다른 경쟁 기업들을 거론했다.

또 저커버그 CEO는 "페이스북은 자랑스러운 미국 기업"이라고 강조하면서 "우리는 민주주의, 경쟁, 포용, 표현의 자유라는 미국 경제의 근간인 가치들을 믿는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중국은 매우 다른 구상에 중점을 둔 독자적인 인터넷 버전을 구축해 다른 국가에 수출하고 있다"며 개방성과 공정성이라는 미국 디지털 경제의 개방성과 공정성을 지켜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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