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美하원 법사위 반독점 소위원회 청문회
반독점 전문가들 “반경쟁적 관행 규제 조치‧입법 필요”

2020 House Judiciary committee meeting. (사진=House Judiciary).
(사진=House Judiciary Youtube).

글로벌 IT 공령의 반독점 관행과 관련한 논란 잠재우려면 미국이 공정한 시장경쟁을 보장하기 위한 일련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지난달 말 美 하원에서 아마존, 구글, 애플, 페이스북 등 미국 4대 정보통신(IT) 대기업을 대상으로 반독점 소위원회 청문회를 개최한 이후 반독점 전문가 사이에 이같은 의견이 나오고 있다고 벤처비트 등 외신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들 기업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29일 사상 처음으로 미 하원 법사위원회 반독점 소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시장 지위를 남용한 반독점 의혹에 대해 항변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의원 다수는 청문회에서 미국이 공정한 시장 경쟁을 보장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청문회 이후에는 1990년대 마이크로소프트(MS) 반독점 소송을 주도했던 개리 레백 변호사를 비롯한 반독점 전문가들이 다양한 의견을 내놓았다.

레백 변호사는 "반독점법이 지나치게 복잡하고 난해해 사건을 법정에 제기하기 어렵게 만든다"면서 "이처럼 몸집이 불어난 IT 대기업에 대해 부분적으로는 이전 오바마 행정부가 제대로 된 조치를 취하지 않고 방치한 탓"이라고 지적했다.

또 스테이시 미첼 미국 지역자치연구소(ILSR) 소장은 "아마존이 중소기업을 상대로 독점적인 지위를 보유하고 있다"며 "ILSR는 아마존의 반경쟁적인 관행을 조사하면서 아마존의 분사를 지지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미첼은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와 의원들 간 이번 청문회 대화에서도 아마존의 반경쟁적 관행이 제3자 판매자들을 압박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강조했다.

데이비드 시실리니 반독점 소위원회 위원장은 아마존이 제3자 판매자들을 ‘내부 경쟁자’로 지칭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날 베이조스는 “아마존이 직원들의 다른 독립 판매자의 데이터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면서도 “직원들이 이러한 자사 규정을 어긴 적이 없다고는 장담할 수 없다”며 위반 가능성을 인정했다. 의원들은 이 같은 관행이 아마존의 온라인 시장에서 상품을 판매할 수밖에 없는 중소기업들을 약화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실제 아마존은 자사의 제품 개발 등을 위해 플랫폼을 이용하는 제3자 판매자의 데이터를 수집·활용함으로써 부당한 이득을 취할 수 있다는 의혹이 제기돼왔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아마존이 자체 제품 개발을 위해 제3자인 타사 판매자의 데이터에 접근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레백 변호사와 미첼 소장은 이번 청문회가 지난 2018년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의 개인정보 유출 사건 관련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의 의회 청문회 때와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였다고 평가했다.

2018년 당시에는 의회 의원들이 기술이나 페이스북의 애플리케이션 운영 등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했던 데 비해, 이번에는 기업의 운영방식이나 제품 및 서비스에 대한 지식과 이해를 바탕으로 청문회가 이뤄졌다는 설명이다.

미첼 소장은 “이번 청문회는 확실히 조사의 일환으로 진행됐다”며 "1년 여간 이들 기업들에 대한 반독점 관행 조사를 실시해오면서 관련 자료와 정보를 수집하고 이와 관련해 CEO를 대상으로 답변 기회를 주는 형식으로 이뤄졌다"고 말했다.

미첼은 “청문회 자체는 (반독점‧공정경쟁을 위한) 하나의 단계일 뿐”이라며 위원회의 최종 보고서를 통해 이 논쟁의 요지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미 법무부 등이 이들 IT 대기업을 상대로 반독점법 위반 여부를 조사하고 있는 가운데 그 조사 결과 위반 사실이 확인될 경우 기업 분할 명령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이들 4개 기업은 청문회 이후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올해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전날 이들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이 한꺼번에 미 의회 반독점 청문회에 출석한데 이어 동시에 2분기 실적을 내놓은 셈이다.

그 결과 애플과 아마존, 페이스북 등은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도 증권가의 기대 전망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기록하면서 건재함을 과시했다. 구글의 경우 모기업인 알파벳이 미 증시 상장 이래 처음으로 매출액이 감소하는 등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였으나 증권가의 기대치는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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