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서구청-광주평생교육진흥원 'VR 시민교육' 인기
코로나19 재확산 우려에 일찍이 온라인 수업 전환
실시간 비대면 강의 보며 댓글로 질의응답 이어져

광주 지역 지자체 가운데 광주광역시 서구청이 선도적으로 시민 대상 VR교육에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사진=주식회사 인필 제공).
광주 지역 지자체 가운데 광주광역시 서구청이 선도적으로 시민 대상 VR교육에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사진=주식회사 인필 제공).

비대면 서비스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증강현실(AR)·가상현실(VR)의 쓰임새도 다양해져 VR을 배우려는 시민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광주 지역 지자체 가운데 광주광역시 서구청이 선도적으로 시민 대상 VR교육에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VR을 처음 접하는 비전문가 대상 'VR 강의'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을까?. 기자가 직접 '일일 학생'이 돼 광주 서구청과 광주평생교육진흥원이 함께 진행하는 'VR 시민교육'을 들어봤다.

 

일반인도 VR 콘텐츠 제작 가능할까?…이론·실습 원스톱 지원

광주 서구청은 지자체 가운데 최초로 실시하는 'VR교육'이 내실 있게 운영될 수 있도록 많은 공을 들였다. 서구는 교육이 끝난 이후 시민들이 VR 콘텐츠를 쉽게 제작할 수 있는 수준까지 끌어올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특히 강의 주제를 다각화해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강의들로 구성했다.

광주 서구청은 지자체 가운데 최초로 실시하는 'VR교육'이 내실 있게 운영될 수 있도록 많은 공을 들였다. 사진은 실시간 강의를 준비하고 있는 강사 모습. (사진=주식회사 인필 제공).
광주 서구청은 지자체 가운데 최초로 실시하는 'VR교육'이 내실 있게 운영될 수 있도록 많은 공을 들였다. 사진은 실시간 강의를 준비하고 있는 강사 모습. (사진=주식회사 인필 제공).

강의 주제는 ▲VR의 개념과 정의, VR 견학 체험하기 ▲ 해커톤 회의를 통한 '나만의 VR콘텐츠' 주제 정하기 ▲시나리오 작가와 함께하는 콘텐츠 기획 및 스토리 작성하기 ▲RC카와 드론을 활용한 촬영기법 배우기 ▲VR 전용 카메라를 이용한 영상 촬영 및 편집하기 등으로 마련됐다. VR을 처음 접하는 시민들이 이론부터 실습, 실제 콘텐츠 제작까지 모두 병행해, 관련 실무 능력을 탄탄하게 다질 수 있는 과정이다.

코로나19 확산세에 따라 광주 서구는 일찍이 비대면 강의로 전환했다. 이에 기자는 온라인으로 진행된 3차시 강의 'VR영상 제작 및 종합론'을 들어봤다. 해커톤 회의를 통한 '나만의 VR콘텐츠' 주제 정하기 전 기초를 다지는 강좌였다. 해커톤이란 해킹(hacking)과 마라톤(marathon)의 합성어로, 한정된 기간 내에 참가자들이 기획, 개발, 디자이너 등으로 팀을 구성해 아이디어를 도출하고 비즈니스 모델을 완성하는 과정을 말한다.

VR 시민교육을 진행하는 주식회사 인필의 이정훈 강사가 VR 촬영 운용 장비인 스테디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주식회사 인필 제공).
VR 시민교육을 진행하는 주식회사 인필의 이정훈 강사가 VR 촬영 운용 장비인 스테디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주식회사 인필 제공).

 

'무료 강의라 내용이 별로일 것 같다'라는 선입견, 완전히 깼다

"지자체가 주도하는 무료 강의면, 강의 질이 떨어지지 않을까"

많은 시민들이 무료 강의에 대해 가지고 있는 선입견이다. 반면 광주 서구가 실시하는 'VR 시민교육'은 무료 강의에 대한 선입견을 완전히 날려버릴 만큼 강의의 질이 높았다.

재생 버튼을 누르고 마주한 'VR영상 제작 및 종합론' 강의는 예상보다 더욱 알찼다. 강의는 2시간가량 진행됐다. 강의 자료 준비도 철저했다. 일반적인 지자체 주도 온라인 강의의 경우 지루한 1~2시간이 되기 십상이다. 그러나 VR 교육의 강사는 수강생들을 콘텐츠 크리에이터로 만들겠다는 각오로 꽤나 흥미로운 수업을 이끌어 가려는 모습이었다.

VR 시민교육을 진행하는 주식회사 인필의 이정훈 강사가 수강생들의 실시간 댓글에 답변하고 있는 모습. (사진=주식회사 인필).
VR 시민교육을 진행하는 주식회사 인필의 이정훈 강사가 수강생들의 실시간 댓글에 답변하고 있는 모습. (사진=주식회사 인필).

수강생 입장에서 온라인 강의 집중력을 높이는 중요한 요소는 시각 자료이다. 강사는 VR구도학을 가르치며 많은 시각 자료를 제시했다. 시각적으로 가장 보기에 편하고 안정된 구도로 알려진 삼분할 구도(사진을 상·하 좌·우로 삼등분 하여 그 교차점에 주제를 배치하는 방식)부터 시작해, 카메라 프레임을 설명하며, 관심을 끌만한 사진들을 다수 소개했다. 이해하기 쉬웠다. 자칫 어렵고 지루할만한 내용들을 영상과 사진 자료로 배우니 재미있었다.

 

실시간 강의 보며 댓글로 질의응답 이어져

"VR 촬영하기 전에 구도학을 공부하고 싶습니다. 좋은 책이나 영상 추천해주실 수 있나요?""저는 킨OO라는 잡지에 게재된 사진을 보고 공부합니다. 사람이 바라보는 방향. 얼굴의 위치 등 사진을 보다보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습니다. 구도학은 따로 공부하는 책도 좋지만, 많은 사진을 보고 선을 그어보며 직접 느끼는 것이 중요합니다."

VR 시민교육을 진행하는 주식회사 인필의 이정훈 강사는 이렇게 조언했다. 'VR영상 제작 및 종합론' 강의에서 이 강사는 "VR을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일반 영상을 붙인 콘텐츠라고 생각하면 쉽다"며 "최대한 인간의 자연적인 시선을 표현하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강사는 수강생들의 질문에 자신의 경험을 털어놓으며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만한 답변들을 털어놨다.

광주 서구가 최근 시민들을 대상으로 VR교육을 실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사진은 VR교육 강사가 시민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교육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사진=주식회사 인필 제공).
광주 서구가 최근 시민들을 대상으로 VR교육을 실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사진은 VR교육 을 진행하는 민찬혁 강사가 시민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교육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사진=주식회사 인필 제공).

강의가 끝난 뒤에도 댓글로 ‘VR 카메라를 구입해야 하는 시점이 따로 있나요?’ 등의 추가 질문이 달렸다. 이에 이정훈 강사는 "어떠한 기기든 사용을 해봐야 친해질 수 있다"며 "VR도 마찬가지다. 많이 사용해보는 게 좋으니 가능하면 개인기기를 가지고 연습하는 편이 좋다"고 답변했다.

이 강사는 "콘텐츠 제작 강의에서 수강생들에게 VR 촬영기기를 제공하겠다"고 덧붙였다. 강의가 끝나갈 즈음 이 강사는 "강의 콘텐츠와 송출 상태는 어떤가요?" 등 수강생들에게 개선해야 할 사항 등도 꼼꼼히 물었다. 한편, 광주 서구청의 VR 시민교육은 오는 11월까지 진행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