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T 연구진, 로봇 통해 코로나19 의심환자 활력징후 비대면 측정
컴퓨터비전 기반 알고리즘 개발…의료진 근무환경 개선 기여할 것

(사진=MIT).
(사진=MIT).

4족 보행 로봇 ‘스폿(Spot)’이 코로나19 최전방에서 고생하는 의료진에 힘을 보탤 수 있을까? 로봇 개로 알려진 ‘스폿’은 미국 로봇공학기업인 ‘보스턴 다이내믹스(Boston Dynamics)’의 손에서 탄생했다. 최근 코로나19 팬데믹 장기화로 비대면 문화가 빠르게 확산되는 가운데 스폿과 같은 로봇에 대한 수요가 날로 늘어나고 있다.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 연구진과 미국 브리검여성병원(BWH)이 비대면으로 환자의 바이털 사인(활력징후)을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을 탑재한 ‘스폿’ 로봇을 의료 현장에 투입할 전망이라고 지난 31일(현지시간) MIT 뉴스 등 외신이 전했다. 이를 통해 의료 종사자들의 코로나19 감염 위험을 최소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사진=M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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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은 기존의 컴퓨터 시각(computer vision) 기술을 기반으로 자유롭게 이동이 가능한 스폿 로봇을 활용해 활력징후를 측정해내는 데 성공했다. 로봇에 탑재한 카메라 4대를 통해 2미터 거리에서 코로나19 증상을 보이는 의심환자의 체온과 호흡수, 맥박수, 혈중 산소포화도 등을 측정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스폿 로봇에는 적외선 카메라 한 대와 각기 다른 빛의 파장을 필터링하는 단색카메라 3대가 장착됐다. 연구진은 적외선 카메라를 이용해 체온과 호흡수를 측정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또 단색 카메라를 통해 맥박수와 혈중 산소포화도를 알아낼 수 있었다.

연구진에 따르면 의사는 같은 방안에서 환자와 직접 대면할 필요 없이 휴대용 소형장치를 사용해 로봇을 조종하면서 환자가 있는 곳으로 찾아가 증상을 살피고 감염 여부를 진단한다. 또 로봇이 휴대하는 태블릿을 통해 환자에게 증상을 물어보는 등 대화도 나눌 수 있다.

(사진=MIT).
(사진=MIT).

이번 연구는 건강한 자원봉사들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그러나 연구진은 실제 병원 응급실에서 코로나19 증상을 보이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테스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헌웨이 황 MIT 박사후 연구원은 "로봇공학에서 우리의 목표 가운데 하나는 자동화와 로봇 기술을 이용해 사람들을 위험한 작업으로부터 해방시키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향후 연구진은 환자 분류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환자의 병실에 로봇을 배치해 지속적으로 환자를 모니터링하고 태블릿을 통해 진찰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를 위해서는 미국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이 필요하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이 같은 기술을 탑재한 로봇이 상용화될 경우 코로나19 감염 의심환자들을 직접 대면하지 않고도 증상 유무 파악이 가능해져 최전방에서 일하는 의료진의 근무환경 개선에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한편 스폿 로봇은 포드 자동차 공장에서부터 건설 현장, 경찰 폭발물 처리, 석유 시추시설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영역에 투입돼 활약하고 있다. 아울러 지난 7월에는 GS건설이 국내 최초로 건설 현장에 스폿을 도입한다고 밝혀 이목을 끈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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