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영상 분석부터 원격 진료까지...디지털 헬스, DNA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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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영상 분석부터 원격 진료까지...디지털 헬스, DNA를 만나다
  • 입력 2020-09-10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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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셔터스톡)

컴퓨터와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병원을 찾지 않아도 질병 치료가 가능한 세상이 오고 있다.

디지털 헬스는 의료 분야와 정보통신기술(ICT)이 융합해 발생한 신산업으로 미래 의료 산업의 핵심 중 하나로 꼽힌다.

디지털 헬스 산업은 ICT 기술 발전과 함께 오래 전부터 주목 받았던 기술이다. 그동안에는 법ㆍ제도적 규제, 수요자의 심리적 거부감, 기술적 한계 등으로 일부 분야에서만 활용했다. 

그런데, 최근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비대면 문화가 일상에 자리 잡아가면서 원격 진료와 의료용 모바일 앱 등이 미래 산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디지털 헬스는 의료와 ICT 간 융합 산업을 모두 포괄하는 개념이다. 'e-Health' 'Telehealth' '모바일 헬스케어' 등은 디지털 헬스의 하위 개념이다. 현재 세계보건기구(WHO), 미국식품의약국(FDA),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국제사회에서 디지털 헬스를 공식 용어로 사용하고 있다.

◆ 디지털 헬스, D.N.A(DataㆍNetworkㆍAI)를 만나다

지난 7월 정부가 발표한 '한국판 뉴딜 종합 계획'에서 한 축을 담당하는 디지털 뉴딜은 D.N.A(DataㆍNetworkㆍAI) 기술 개발을 골자로 한다. 최근 D.N.A 기술이 급격한 발전을 이루며 디지털 헬스 분야에 접목되고 있다.

디지털 헬스 분야에서 D.N.A에 해당하는 기술은 ▲전자의무기록시스템 ▲원격 진료 ▲인공지능(AI) 헬스케어를 들 수 있다.

데이터 분야와 디지털 헬스 간 가장 관련성 높은 기술은 '전자의무기록시스템(EMRㆍHER)'이다. 이 기술은 환자 인적사항, 병력, 진찰ㆍ수술 사항 등을 기록하는 의료정보시스템이다.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이 발표한 '디지털 헬스 분야의 최근 D.N.A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전자의무기록시스템 보급률은 세계에서 1위를 자랑한다. 전국민 의료보험제도 시행으로 1990년대부터 의료 정보 확보가 가능했다는 설명이다.

(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네트워크 분야 디지털 헬스 기술은 원격 진료다. 원격 진료는 원격 의료(Telehealth)와 모바일 헬스케어로 구분할 수 있다. 두 기술 모두 원거리 통신 기술을 활용해 의료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원격 의료는 환자가 병원에 방문하지 않고 다양한 통신 장비를 활용해 의사와 환자 간 의사소통을 가능하게 해 질병 진료ㆍ치료ㆍ처방을 받을 수 있도록 한 서비스다. 과거 전화와 이메일 기술을 활용했으나 ICT를 접목하며 스마트폰과 화상 전화 등을 원격 의료에 접목했다.

하지만 아직 우리나라는 원격 의료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2002년 국내에서 의료진간 원격 의료를 도입한 뒤 2006년부터 의사와 환자 간 원격 의료는 시범 운영 중에 있다.

모바일 헬스케어는 모바일 환경에서 이뤄지는 원격 진료의 형태다. 모바일 앱과 웨어러블 등을 이용해 환자 정보를 수집, 건강 정보를 모니터링하고 관리ㆍ처방하는 데 활용한다.

AI 기술과 접목한 디지털 헬스는 AI 헬스케어를 들 수 있다. AI 헬스케어는 AI 기술을 활용해 디지털 헬스 서비스를 구현한 서비스를 의미한다. 현재 컴퓨터단층촬영(CT)ㆍ자기공명영상법(MRI)ㆍX-ray 등 의학 영상 판독에 활용하고 있으며 국내 디지털 헬스 스타트업이 강세를 보이는 분야다.

현재 ICT 동향 분석 업무를 맡고 있는 김용균 IITP 수석은 "사실상 모든 디지털 헬스 분야가 데이터와 관련성 높은 기술ㆍ시장이다"라며 "기술ㆍ시장은 명확한 경계를 갖고 있지 않으며 최근 기술 융합으로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 의료 비용 낮추고 서비스 품질 높일 수 있다

디지털 헬스의 가장 큰 장점은 의료 접근성이다. 컴퓨터, 스마트폰, 태블릿 등 통신 기기를 활용해 시ㆍ공간적 제약없이 의료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다. 5세대(5G) 이동통신과 IoT 센서 등 통신 기술 고도화로 환자와 의사 간 실시간 소통이 가능하며, 개인 정보 활용 동의 후 개인정보를 자동으로 의료진과 공유하기 때문에 원격 모니터링 및 솔루션 서비스도 경험할 수 있다.

(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지난 3월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는 최근 미국이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원격 의료 서비스 활용을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연방 건강 보험 메디케어(Medicare)를 통해 원격 서비스를 지원했으며 원격 의료 서비스 기업 아메리칸웰의 서비스 수요는 미국 내 첫 코로나19 사망자 발생 후 11%가 증가했다.

국내에서 모바일 헬스케어 분야 서비스 제공 사례도 생겨나고 있다. 지난 4월 스마트워치 심박 센서로 혈압을 측정하는 '삼성 헬스 모니터 앱'은 소프트웨어(SW) 의료기기 허가를 취득해 6월 해당 앱을 출시했으며, 지난해 휴이노의 심전도 분석 SW는 의료기기 취득을 완료한 뒤 올해 5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건강보험 적용 대상으로 지정됐다.

AI 영상 분석 분야에서 국내 기업이 강점을 보이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2020년 4월 기준 AI 의료기기로 허가 받은 기업이 총 11곳이며 허가 받은 제품은 총 21개였다.

IITP 보고서는 학습 데이터 확보가 쉽고 AI 적용 성과를 입증하기 수월해 영상 분석 분야에 국내 AI 헬스케어 기업 진출이 활발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AI 의료 영상 분석 기업 메디컬아이피의 박상준 대표는 "현재 서울대학교 병원과 협업해 다양한 의료 영상 데이터를 활용하고 있다"며 "국내 의료 시설과 장비 등 의료 서비스 플랫폼이 뛰어나기 때문에 양질의 의료 영상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디지털 헬스 서비스는 국가별 의료비 부담을 줄이고 의료 품질 향상에 기여할 수 있다.

데이터를 바탕으로 환자의 상태를 빠르게 진단할 수 있고 원격 진단을 활용한 의료 시간 단축, 진료 일정 효율화 등 의료 서비스 프로세스 최적화도 가능하다. 또 데이터를 확보하면 환자 상태를 다각도로 분석할 수 있어 한정된 시간과 비용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 ICT 융합 시장 중 가장 큰 규모…국내 시장 파악은 어려워

디지털 헬스는 글로벌 ICT 융합 기술 시장에서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 마켓스앤마켓스가 발표한 '헬스케어 IT 시장 - 2024년 글로벌 전망'에 따르면, 2019년 헬스케어 IT 시장은 1876억달러(한화 223조1502억원)를 기록했으며 2024년 3907억달러(한화 464조8939억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세계 지역별 헬스케어 IT 시장 규모 예측'(자료:마켓스앤마켓스)

IITP 보고서도 디지털 헬스 분야 성장 속도가 빠르다고 평가했다. 관련 시장 규모는 전망 기관이나 시장 범위에 따라 편차가 크지만, 디지털 헬스 시장 전망 발표 보고서 9개를 모아 분석한 결과 향후 4~5년 뒤 대략 3500억달러(한화 416조500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디지털 헬스 시장도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나 구체적 수치를 확인하기 어렵다. 국내 시장 규모를 공식 집계하는 기관이 부재해 있으며 일부 기관에서 발표한 자료를 토대로 활용하는 실정이다.

2014년 현대경제연구원은 '유-헬스 관련 시장 현황 및 사업 기회' 보고서를 통해 광대역 인터넷과 모바일 단말기 등의 의료 분야 융합으로 2020년까지 최대 14조원 성장할 것으로 분석했다. 또 지난해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 조사에 따르면, 2018년 국내 의료기기 시장은 6조8179억원 규모다.

디지털 헬스 분야 스타트업 동향에서도 국내 스타트업의 이름을 찾기 힘들다. 특허, 시장 잠재력 등을 바탕으로 CB인사이트가 선정한 '2019년 글로벌 디지털 헬스 150개 스타트업' 목록에 국내 스타트업은 루닛이 유일했다.

김용균 수석은 "디지털 헬스 분야 하드웨어(HW) 서비스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해외 시장 공략을 추진 중이나 SW 서비스는 일부 사례를 제외하고 해외 진출 현황이 거의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 이유로 '법ㆍ제도적 규제'와 '로컬 사업적 특성'을 꼽았다.

김 수석은 "국내 다양한 규제로 인해 사업화 추진 자체가 어려워 국내 디지털 헬스 생태계가 두텁지 못하고 글로벌 사업보다 특정 국가ㆍ지역 특색과 규제를 반영한 로컬 사업으로 추진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하며 "이 같은 업계 특성이 반영돼 글로벌 플랫폼화를 추진하기에 어려움이 많을 것이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처음부터 글로벌 사업을 추진하기보다 내수 시장에서 성공 사례를 만든 후 아시아 지역으로 점진적 확대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조언했다.

◆ 데이터 3법 통과했지만…산적한 규제 해결과 인재 양성 필요

올해 1월 데이터 3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 뒤 지난달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이 법안은 의료 데이터 사업에 필수적인 가명ㆍ익명 정보 활용과 관련한 개정안도 담고 있다. 이에 업계는 의료 데이터 사업 추진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공공 데이터 공유ㆍ활용 범위도 정해지지 않았으며 개인정보 유출을 방지할 구체적인 법ㆍ제도적 장치도 마련하지 못한 상황이다. 의료계의 데이터 비표준화도 문제다. 국내 의료기관별로 의료 데이터 형태가 달라 호환이 어렵다. 이에 기관간 데이터 공유가 어려워 원활한 의료 프로세스를 조성하는 데 한계가 있다.

김용균 수석은 "데이터 3법 통과로 디지털 헬스 분야 규제 완화에 첫걸음을 뗐다"면서도 "원격 진료 금지와 같은 다양한 규제가 산적해 있어 곧바로 의료 데이터 활성화로 이어지긴 쉽지 않을 것이다"라고 우려했다.

이어 "'국가 바이오 빅데이터 사업'과 같은 국가 사업으로 산ㆍ학ㆍ연ㆍ관이 데이터 확보에 협력하고 있다"며 "정부가 데이터를 적극 개방해 민간이 사업화를 추진한다면 성공적인 사례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사진=셔터스톡)

김 수석은 디지털 헬스 분야 인재 양성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유망 신산업의 산업기술인력 실태조사를 진행한  결과, 디지털 헬스  분야 인력이 가장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 다. 실제 업계에서도 ICT 융합 인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박상준 대표는 "ICT와 의료 분야  각자 영역  서 뛰 어난  인재가 지속적으로 배출되고 있지만 이를 융합해 실제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며 "두 분야를 아우를 수 있는 지식 수준과 기술 력을 갖춘 인재 가 필요 한 실 정" 이라고 강조했다.

김용균 수석도 "모 든 융합 분야가 그렇듯 디지털 헬스 분야 시스템 설계 시 IT 지식만으로는 성공적인 시스템 구축이 불가능하다 "면서 "의료와 IT 분야 지식을 함께 겸비하기 어렵기 때문에 디지털 헬스 전문가가 매우 적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 IT와 의료 간 융합형 인재를 길러낼 수 있도록 관련 대학(원) 학과와 교과 과정을 신설ㆍ지원해야 한다" 고 강조했다. 또 " 다양한 규제 완화로 스타트업이 생겨나고 시장이 커지면 자연스럽게 전문 인력도 생겨날 것"이 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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