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대 연구팀 개발…2D 트랜지스터 1000개로 신경망 AI 구축?
94% 정확도로 이미지를 인식·구별

렌즈보다 얇은 컴퓨터를 사람의 눈에 삽입하려면 어떤 기술이 필요할까? (사진=셔터스톡)
렌즈보다 얇은 컴퓨터를 사람의 눈에 삽입하려면 어떤 기술이 필요할까? (사진=셔터스톡)

나노미터(nm) 두께의 초박형 신경망 칩이 개발됐다. 그래핀처럼 얇은 나노단위 2D 소재를 1000장까지 적층해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을 담을 수 있는 성능을 지녔다. 연구원들 사이에서는 나노단위 2D 소재를 '마법의 시약'이라고 부른다. 공상과학(SF) 영화에나 등장하는 첨단 과학을 구현할 수 있는 단초가 마련된 것으로 평가된다.

공학전문 매체 인터레스트엔지니어링은 최근 하버드대 존 A. 폴슨 공학응용과학대(SEAS) 연구팀이 2D 소재를 이용한 AI용 신경망을 개발, 어드밴스트 머티어리얼즈에 논문을 게재했다고 보도했다. 나노 두께의 2D 소재를 이용한 AI 신경망을 개발한 것은 이번이 세계에서도 처음이다.

이로써 증강현실(AR)을 보여주는 AI 렌즈 또는 피부에 이식한 홀로그램 컴퓨터나 사람의 뇌와 연결한 세포보다 작은 컴퓨터 등 SF 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최첨단 미래 기술을 현실화 할 수 있는 시기가 크게 앞당겨질 것으로 기대된다.

1nm은 10억분의 1m의 매우 미세한 크기로 머리카락보다도 10만배 더 얇다. 최신 반도체 미세공정으로 새겨지는 회로의 굵기는 5~7nm다. 2D 소재로 만든 전자 소자는 반도체 칩에 새겨진 회로 정도의 두께를 가지고 있는 셈이다.

◇ 2D 트랜지스터 1000개 결합해, 사물 인식하는 신경망 AI 구축 

연구팀이 개발한 2D 소재를 이용한 신경망 AI로는 앞에서 말한 기술을 당장 구현하지는 못한다.

연구진이 만든 신경망 AI에 통합된 트랜지스터의 수는 1000개 정도지만, 최신 스마트폰용 프로세서에는 수십억개의 트랜지스터가 들어가기 때문이다.

이 연구가 주목받는 이유는 AI와 같은 복잡한 컴퓨팅을 위한 대량의 트랜지스터 통합을 이뤄냈기 때문이다.

크로스바 배열로 구성된 2D 신경망 AI (사진=후크 창, 하버드 SEAS 연구원)
크로스바 배열로 구성된 2D 신경망 AI (사진=후크 창, 하버드 SEAS 연구원)

2004년 그래핀이 발견된 이후 2D 재료로 만들어진 트랜지스터 개발은 지속적으로 이뤄졌지만, 단순한 디지털 로직과 광검출기 등에 사용됐을 뿐이다.

SEAS 연구팀은 2D 재료로 만들어진 1000개의 트랜지스터를 하나의 칩에 성공적으로 통합하는데 성공했다. 

연구원들이 개발한 신경망 AI는 우선 인간이나 동물의 눈처럼 사물을 구별하는 광학 기술에 적용됐다.

고든 맥케이 SEA 전기공·응용물리학과 교수는 "이 연구는 2D 전자 기기의 기능적 복잡성에 있어 전례 없는 진보"라며 "전방 광학 이미지 센싱과 백엔드 이미지 인식을 하나의 2D 소재 플랫폼에서 모두 수행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와 관련한 하버드 대학 블로그 게시물에 따르면, 2D 신경망 AI로 만들어진 머신비전(machine vision) 프로세서는 1000개 이상의 다른 이미지를 저장·식별할 수 있다.

연구팀은 빛과의 효과적인 상호작용을 보여주는 것으로 알려진 이황화몰리브덴을 2D 소재로 사용했다. 이 감광성 트랜지스터를 인간의 뇌에서 뉴런 연결에서 영감을 얻은 '크로스바 배열'로 조직했다. 

해당 신경망 AI는 기기의 이미지 인식, 저장, 식별하는 두뇌역할을 한다.

연구원들은 2D 신경망 AI로 만든 장치를 이용해, 손으로 쓴 숫자의 1000개의 이미지를 확인하는 시험을 했다. 그 결과 94%의 정확도로 내부 프로세서가 이미지를 인식하고 식별했다.

연구팀은 앞으로 2D 재료 기반의 고해상도 영상 시스템을 제작하기 위해 이 장치를 더욱 확장할 계획이다. 

인터레스팅엔지니어링은 "AI, 그래핀, 2D 소재 과학의 교차점에 자리 잡은 이와 같은 발전은 언젠가 인공 시력을 이끌어 내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미래의 인간과 같은 이족보행 AI 로봇을 만드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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