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시대가 도래하면서 가장 먼저 혁신적 변화를 꿈꾸는 분야가 의료계다. 월스트릿저널(WSJ)은 21일(현지시간) 외과의사를 비롯해 병원, 대학, 정부 연구기관 내 전문가와의 대화를 바탕으로 머지 않은 미래 수술실 변화를 기술했다. 공상과학(SF) 소설이나 영화 등에서 상상만 하던 것들이 이미 혁신이라는 이름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 중 일부는 초기 연구단계가 진행 중이다.
◇AI 어시스턴트
미네소타주 메이요 클리닉은 AI를 활용해 수술 중 수집된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분석 중이다. 이 AI는 환자가 수술 후 합병증이 생겨 다시 입원해야 하는지 아니면 집으로 돌아가 요양할 수 있는지를 예측한다. 뿐만 아니라 의료 사고 발생 전 미리 예측하는 것 또한 목표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연구자들이 유전자를 분석하는 데이터 중심 이니셔티브를 구축 중이다. 이 기술은 환자의 혈액 검사에서 유전 정보를 수집하고 다른 사람의 데이터베이스와 대조·분석해 약물이나 마취에 어떻게 반응할지 예측한다.
◇3차원 기술 활용
현재 의료진은 심장이나 뇌 수술과 같은 복잡한 절차를 더 잘 계획하기 위해 3D 프린터로 눈을 돌리고 있다. 클리블랜드 클리닉 의사들은 수술 전 환자 뇌동맥을 3D로 인쇄해 기하학적 구조를 자세히 본다. 장기 내 미세한 문제까지도 2차원 영상보다 3D 프린터로 금방 확인할 수 있다.
의사는 또한 환자에게 수술순서나 방법을 설명할 때 이 기술을 사용할 수도 있다. 일부 외과의사들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사람의 장기와 똑같이 피를 흘리거나 병변을 갖고 세포를 키우는 3D 프린팅 모델 개발을 희망한다고 전했다.
◇실내 조명
수십년 동안 수술실 조명은 바뀌지 않았다. 미시간주에 위치한 자동차 전자제품 공급업체 젠텍스는 카메라와 머신비전 알고리즘을 사용해 빛의 세기, 방향 전환, 눈부심을 최소화하며 그림자를 제거하는 오버헤드 조명을 개발하고 있다.
이 조명이 개발·상용화가 완성되면 수술실 조명은 원터치 컨트롤로 의사 기호에 따라 설정할 수 있게 된다. 이 시스템은 조명뿐 아니라 밤새 수술실을 청결하게 청소하는 자외선 세팅까지 갖추게 된다.
◇모든 것은 닥터로봇이 진두지휘
의료전문가들은 현재 최소한의 인간으로 수술을 진행하는 장치를 개발하고 있다. 싱가포르국립대와 인텔 연구진은 합동으로 로봇에게 입힐 ‘인공피부’를 개발 중이다. 이 로봇은 인간을 돕는 차원에서 벗어나 직접 수술을 주도하는 것이 목표다. 건강한 조직과 종양을 구분하고 수술 절개를 맡을 것이다. 이외에도 심장수술을 돕거나 자율적으로 절개 봉합, 장기 운반을 책임지는 로봇연구도 진행 중이다.
◇새로운 X레이 도입
클리블랜드 클리닉 내 외과의사들은 마이크로소프트사의 홀로렌즈 헤드셋을 사용한 수술을 준비하고 있다. 이 증강현실 고글은 환자 인체 위에 가상의 3차원 투영법을 겹쳐 놓는다. 이름하야 ‘X선 시각 고글’이다. 이 장비는 외과의사가 수술절차를 더 선명하게 시각화하고 여러 각도에서 장기, 종양 및 기타 특징을 볼 수 있도록 돕는다. 그동안 홀로렌즈는 대동맥, 난소암 및 간암 수술에 사용돼 왔다. 외과의사들은 기존 홀로그램 비주얼을 확장해 더 정확한 수술을 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로봇으로 세균 죽이기…재핑(Zapping)
의료장비기업들은 수술실 사이 병원균을 신속하게 제거하기 위해 자동화와 빛 사용을 모색 중이다.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에 본사를 둔 소독업체 제넥스는 소독용 로봇을 개발했다. 이 로봇은 강력한 자외선을 터뜨려 수술실을 단 몇 분 만에 소독한다.
◇데이터 수집으로 더 나은 외과의사 선별
오늘날 외과의사들이 어떻게 수술을 하는지에 관해 수집된 데이터는 거의 없다. 앞으로 몇 년 동안 센서, 카메라, 음성 녹음은 외과의사들이 절개할 때 어떻게 손을 움직이는지, 팀원들이 어떻게 의사소통하는지, 얼마나 많은 수술기구를 사용하는지를 포함한 수술 전과정에 관한 정보를 수집할 것이다. 뉴욕 뉴하이드 파크에 본사를 둔 건강관리 시스템 노스웰 헬스는 이미 이러한 기술을 사용해 직원들을 교육하는 것은 물론 외과의사들이 특정 절차를 수행할 자격이 있는지 여부를 결정하고 있다.
이 기업의 장기적인 목표는 AI가 경고 시스템 역할을 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이다. 의사들이 실수로 무균 영역을 침범하거나 동맥을 너무 가깝게 절단했을 때 이를 바로 통보할 수 있도록 똑똑하고 수천만 가지 데이터를 탑재한 AI를 개발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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