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문화재단 미디어338 기획전 '인공 공감' 23일 개최
인터랙티브 조각·설치…노진아 작가의 AI 활용 작품 초대

진화하는 신 가이아 작품. (사진=광주문화재단 제공).
진화하는 신 가이아 작품. (사진=광주문화재단 제공).

# 전시장 내부. 누운 채로 공중에 떠있는 여성 누드조각이 전시돼있다. 인간의 얼굴을 한 채 큰 눈동자를 이리저리 움직이며 관람객들을 쳐다보고 있다. 심지어 귀에 대고 말을 걸면 대답도 척척해낸다. 한 관람객이 "당신은 누구입니까?"묻자 "난 아직은 기계지만, 곧 생명을 가지게 될 거야, 당신이 도와줘서 생명체가 되는 법을 알려준다면 말이지"라고 답한다. '가이아'라는 이름을 가진 이 로봇은 관객과 상호작용하는 대화형 인간 로봇을 제작해온 노진아 작가의 2017년 작 인터랙티브(Interactive'상호작용적) 설치조각이다.

기계와 인간의 진정한 소통과 교감이 가능한가를 묻는 전시가 광주에서 열린다. 올해 초 대구광역시 봉산문화회관에 전시돼 화제를 모았던 대화형 인간로봇 작품 ‘진화하는 신, 가이아(An Evolving GAIA)’을 실제로 만나볼 수 있어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광주문화재단이 미디어338 기획전 ‘인공 공감(Artificial Empathy)’을 23일부터 10월 23일까지 미디어338 갤러리에서 선보인다. 

오는 10월 7일 ‘유네스코 미디어아트 창의도시와 AI’를 주제로 열리는 유네스코 미디어아트 창의도시 정책포럼과 연계한 전시다. 이번 기획전에서는 표정을 학습한 기계 인간의 감정과 공감력이 인간의 감정과 어떻게 다른지, 기계와 경쟁하고 로봇과 함께 살아갈 미래에 대한 다양한 고민과 생각을 나눌 수 있도록 기획됐다.

이번 기획전에는 지난 2002년부터 전통 조각과 뉴미디어를 접목해 대화형 로봇 및 실시간 인터랙티브 영상 미디어 작품을 창작해온 노진아 작가가 초대됐다. 노 작가는 로보틱스를 미술작품에 구현해내기 위해 공학 박사 학위까지 취득했다고 한다. 이같은 이력들이 관람객들의 기대감을 고조시키는 이유 중 하나다. 

‘인공 공감(Artificial Empathy)’ 포스터. (사진=광주문화재단 제공).
‘인공 공감(Artificial Empathy)’ 포스터. (사진=광주문화재단 제공).

‘인간과 기계는 함께 진화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담은 인터렉션 작품 ‘진화하는 신, 가이아(An Evolving GAIA)’가 대표작이다. 가이아는 대화형 인간 로봇으로 귀에 대고 질문을 던지면 눈동자와 입술을 움직이며 대답을 하고 관객과 직접적으로 소통하는 특별한 작품이다. 가이아는 관객과 대화를 할 수 있는 작품으로 알려져, 지난 전시들에서 큰 인기를 모았다.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해 관객이 질문을 하면 그 질문을 외부 웹서버로 보내고, 질문-대답 사전을 검색해 찾은 응답 내용을 다시 음성으로 합성해 가이아의 입을 통해 답하는 시스템이다. 관객과의 대화는 실시간으로 백업되고 학습돼 시간이 갈수록 그 대답은 정교하고 다양해진다. 그렇게 로봇은 매 순간 조금씩 진화한다.

생명의 정의를 시스템의 개념으로 본 노 작가는 '기계적 생명'을 은유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가이아 이론'을 차용했다고 알려졌다. 작가는 기술 문명의 발달 안에서 재정되는 인간, 그렇지 않은 존재들과의 관계를 조명했다. 이를 작품화해 이런 관계의 철학적 의미를 상호작용으로 풀어내는 방식으로 기계와 생명의 의미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나의 기계 엄마. (사진=광주문화재단 제공).
나의 기계 엄마. (사진=광주문화재단 제공).

또한 작가의 어머니를 직접 모델링해 만들어진 ‘나의 기계 엄마(Mater Ex Machina)’도 기대작 중 하나이다. 딥러닝 방식을 통해 표정을 학습하고 감정을 구현해나가는 로봇이다. 전시장에서 관람객의 표정을 파악해 이를 따라 짓거나 상황에 맞는 표정을 자연스럽게 만들어낸다. 이 작품을 통해 작가의 작품 세계를 자유롭게 해석해 볼 수 있다.

광주문화재단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전시장 관람이 어려운 시민을 위해 전시회 종료 전까지 유튜브 채널을 통해 온라인으로도 상영할 계획이다. 오프라인 전시는 누구나 무료로 관람 가능하다. 작품은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입장을 시간대별로 조절해 한 시간당 최대 5명까지만 관람할 수 있게 운영된다. 관람 시간은 평일과 토요일 오전 10:00부터 오후 5시까지이며 일·월요일·추석연휴는 휴관한다. 광주문화재단 관계자는 "사전 온라인예약 방식으로 미리 시간을 정하고 방문할 것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