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영국 캠브리지대 물리학자들이 머신러닝을 이용해 복잡한 금속수소 모델링을 스스로 훈련하도록 가동시켰다고 물리학 전문 매체 피직스 월드가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같은 연구 성과는 컴퓨터 시뮬레이션 시간을 단축해 목성과 같은 행성 내부 탐사를 앞당기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목성은 지구보다 거대한 기체 행성이다. 내부 깊은 곳에서는 물질들이 수백만 대기의 압력을 받는다. 가장 극단적인 조건환경에서는 수소조차 일반 분자 형태로 살아남을 수 없다. 금속고체 형태로 존재하게 되는 것이다. 목성만의 물리적 구조를 이해하려면 이 금속화 과정에 대한 상세한 지식이 필요하다.

최근 물리학자들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수소를 모델링하고 통계학 및 양자역학을 사용해 가상 원자 그룹 간 상호작용을 재현하고 있다. 수백 개 원자가 포함된 표본은 시뮬레이션 시간을 통해 수소가 분자 상태에서 원자 상태로 전환하는 것까지 예측할 수 있다. 이같은 결과를 목성 내부에 적용하면 위상 다이어그램에서 단열층과 전도층 사이 뚜렷한 경계가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이 과정은 곧 한계에 부딪혔다. 연구팀을 이끈 빙칭 첸 캠브리지 대학 교수는 “기존 컴퓨터 시뮬레이션의 근본적인 문제는 원자가 많아질수록 복잡성이 빠르게 증가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자 상호작용의 특성상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한다. 이에 첸 교수 연구팀은 실제 데이터를 스스로 ‘훈련’시키는 머신러닝 기술을 도입했다.

첸 교수는 “양자역학으로부터 원자 상호작용을 배우기 위해 머신러닝 기법을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접근방식은 필요한 컴퓨팅 시간과 비용을 대폭 줄였으며 덕분에 연구진은 광범위한 온도 및 압력에서 1나노초 동안 원자 1700개 이상을 시뮬레이션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머신러닝 기반의 빠르고 정확한 시뮬레이션 덕분에 분자 대 원자가 명확히 정의된 경계에서 전환하지 않는다는 것을 발견했다. 대신 수소는 압력이 높아지면서 매끄러운 변형을 겪었다. 이는 높은 온도와 압력으로 인해 액체와 금속 간 물리적 구분을 사라지게 하는 위상 다이어그램의 임계점에서 발생한다. 첸 교수는 이것을 “수소 절연 단계와 전도 단계 사이 변환이 연속적으로 발생한다는 것을 뜻한다”며 ‘초임계’ 단계라고 명명했다.

첸 교수는 이러한 ‘초임계’ 행동을 밝혀낸 것은 수소 위상 다이어그램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실제 물리학계는 현재 연구팀 발견을 두고 앞으로 수소가 거대한 행성들 깊은 곳에서 어떻게 존재하는지 정확한 그림을 제공할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첸 교수는 “목성내부는 지금까지 알려진 것보다 단열재와 금속성 층이 급격히 변화하며 부드러운 밀도 프로파일을 형성하고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실험결과가 행성 과학에 대한 의미를 넘어 수소 위상 다이어그램을 탐구하는 데 머신러닝의 탁월한 기능을 발견했다고 자부한다. 첸 교수는 “머신러닝이 기존 고압 수소를 모델링 하는 방식을 바꾸었을뿐 아니라 향후 시뮬레이션 단계를 축소시키며 물리학자들의 힘을 덜어줄 도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10여년 전만 해도 수천 개 원자로 나노초 규모의 시뮬레이션을 실행한다는 것은 꿈에서나 가능한 일이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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