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커넥트2020행사 전날 인텔 제온 스케이러블 칩 기반 서버 발표

대만 주도 글로벌 서버 시장내 비중은 미미...美 제재속 건재 과시 효과

화웨이 서버 제조에 왜 가성비 가장 뒤지는 비싼 4칩 사용했는지 의문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대 화웨이 공급 생산 제재 재 허용 여부 아직은

트럼프, 잇단 악재맞은 인텔에 보이지 않는 손 역할 추정 속 확인 안돼

인텔이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 제재속에서 최신 화웨이 서버용 3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칩셋을 공급한다. 사진=인텔
인텔이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 제재속에서 최신 화웨이 서버용 3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칩셋을 공급한다. 사진=인텔

미국의 제재를 받는 중국 화웨이가 22일 중국 상하이에서 인텔과 공동으로 차세대 퓨전서버인 프로V6 지능형 서버 출시 행사를 열고 전세계에 생방송 중계했다. 트럼프 행정부와 중국기업 간 관계가 수십년 내 최악인 상황에서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모습이다. 이날 화웨이는 독일의 세계 최대 전사적 자원관리(ERP) SW업체 SAP와 제휴한 하나(HANA)솔루션도 발표했지만 관심을 끄는 것은 어디까지나 화웨이와 인텔의 제휴였다.

사실 트럼프 행정부는 화웨이를 '중국 정부의 스파이'라고 규정하면서 세계 통신장비 1위인 이 회사의 5G통신 장비를 전세계 우방국에서 쓰지 못하도록 했고, 세계 2위를 달리고 있는 화웨이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반도체를 반도체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인 TSMC,삼성전자, 심지어 중국 SMIC에서조차 생산하지 못하게 틀어막았다. 며칠전 로이터는 중국의 SMIC, 우리나라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미국정부에 화웨이에 대한 반도체 판매(생산)를 허가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거부당했다고 보도했다.   

두 제휴 당사자와 미정부의 모습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인텔이 미정부로부터 화웨이에 서버칩 판매 허가를 받았다는 보도를  전제로 한다. 디언필터드렌즈는 22일 인텔이 미국정부로부터 화웨이에 일부 제품판매 승인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아닐 경우 이날 행사에서 인텔과 화웨이가 제휴 선언한 것은 해프닝이 될 수도 있다. 미정부의 제재 속에서도 인텔칩을 사용한 서버용 보드를 공급할 리셀러는 아시아 각국에 곳곳에서 얼마든지 찾을 수 있기에 가능할 수도 있는 얘기다.)

◆화웨이, 트럼프 제재속 미국기업과 제휴해 건재 과시하고 싶어하는 듯

먼저 이번 행사를 통해 화웨이는 트럼프 제재 속 미국 기업과의 제휴를 통한 건재 과시 내지는 생색내기와 함께 부분적으로나마 실익을 챙기는 데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화웨이로선 트럼프의 압박에 통신장비(특히 5G통신장비)와 스마트폰까지 손발이 묶여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서버 사업 분야에서나마 세계 최대 미국 반도체 기업과의 협력을 과시함으로써 트럼프 행정부 제재 속에서도 미국정부와의 가느다란 연계고리를 만든 셈이 됐다. 물론 글로벌 서버용 칩 시장의 80%를 인텔이 주도하고 있고, 서버공급은 대만 슈퍼마이크로가 주도하고 있으며, 화웨이 서버사업은 미미한 상황에서 나온 얘기다.  

화웨이와 인텔이 공식 석상에서 제휴 서버 제품을 내놓은 것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이는 쉽게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다. 강력한 대 화웨이 제재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가 인텔에게만 화웨이와의 협업을 허가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5년 전 미국정부는 인텔에 중국 슈퍼컴퓨터 제조에 들어가는 제온칩 판매를 막은 전력이 있을 정도다. 그런데도 미정부가 이를 허가했다는 점은 부쩍 힘이 빠진 인텔의 등을 떠밀어 힘을 보태주려는 미정부의 은밀한 손, 또는 과시일 수도 있겠다. 어쨌든 인텔은 미국 실리콘밸리의 초창기 멤버가 아닌가. 미정부가 화웨이-인텔 간 사업 협력을 허가했다면 이는 인공지능(AI)칩, 그래픽칩(GPU), 미세 반도체 생산기술 경쟁 등에서 거푸 실족한 인텔에 약간이나마 힘을 불어 넣어주려는 의도를 재베하기 어렵다. 그리고 이는 우리나라의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에게도 제재 해제의 손길이 올 수 있겠다는 희망을 갖게 한다. 
 
이런 그림속에서 좀더 살펴보면 몇가지 궁금증이 생긴다.

◆3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칩 사용하는 서버사업 제휴 관련 궁금증 

인텔의 3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칩셋. 사진=인텔
인텔의 3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칩셋. 사진=인텔

시장차원의 의문점은 화웨이가 왜 굳이 인텔의 칩 가운데서도 가성비 떨어지는 제온 스케일러블칩을 받아들였을까 하는 점이다. 화웨이는 4개의 제온 스케일러블 칩이 들어가는 서버를 발표했다. 일반적으로 4개가 들어가는 서버용 칩은 같은 성능의 칩 2개가 들어가는 서버보다 가격이 4~8배 비싸다고 한다. 경제성 떨어지는 칩을 선택한 것이다. 
 
현재 인텔 제온 스케이러블은 현재 AMD 에픽 프로세서에 밀리는 분위기다. 

이런 상황에 대해 업계의 한 전문가는 “몇천만원은 족히 될 인텔칩 기반의 화웨이칩 서버는 상식적으로 경제성이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발표 스펙 성능 수준을 맞춘 엔비디아 RTX 3090 칩을 사용하면 몇백만원이면 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라고 지적하기도 한다. 

이런 불리한 정황 속에서도 화웨이는 인텔 차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칩을 사용해 비즈니스를 하겠다고 나선 셈이다. 최근 매출은 늘어도 기술적 퇴조 분위기 속에서 위기를 맞고 있는 인텔로서는 전혀 손해볼 일 없는 거래로 물꼬를 튼 셈이다. 

화웨이는 인텔칩을 내세운 서버 비즈니스가 잘되면 미국정부의 이중의 압박 속에서 서버 비즈니스에서나마 숨통을 틀 기회를 잡게 된다. 화웨이는 중국내 클라우드 사업 1위를 차지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따라서 인텔서버칩은 화웨이에게는 실질적으로 아주 필요한 부분이기도 하다. 최근 더레지스터는 영국 화웨이가 현지 5G통신장비에 이어 서버사업에서도 철수한다고 보도했다.

물론 인텔이 글로벌 시장규모가 작은 화웨이의 서버 비즈니스에 그리 큰 기대를 걸지 않을 수도 있다. 그래도 그나마 화웨이와의 서버칩 공급 제휴로 일단 숨통을 트며 다른 반도체업체들에게는 없는 교두보나마 확보했다는 점에서 희망적이다. 최근 잇단 악재를 만난 인텔로서는 더욱 그럴 것이다. 7나노공정 업그레이드 지연, 경쟁업체의 추격, 투자자 실망감 같은 것이 대표적 악재다. 

트럼프의 중국기업에 대한 제재리스트, 이른바 엔터티리스트에 대응해 중국정부도 같은 리스트를 만들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런 가운데 인텔과 화웨이 비즈니스 허용이 미중 무역긴장 완화의 실마리가 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아래는 화웨이가 인텔과 제휴하면서 밝힌 최신 고성능 서버 신제품 스펙과 성능, 그리고 이와함게 내세운 글로벌 협업 생태계에 대한 설명이다. 

◆화웨이, “인텔칩 기반 ‘퓨전서버프로 V6’로 고성능으로 디지털 시대 구현”

화웨이는 22일 상하이에서 ‘새로운 가치를 견인하기 위한 제휴’라는 제목으로 화웨이 ‘퓨전서버프로 V6(Fusion Server Pro 2488H V6) 출시’ 행사를 가졌고 이를 전세계에 생중계했다.

출시된 서버는 화웨이 퓨전서버 프로 제품군의 최신 멤버인 ‘퓨전서버 프로 2488H V6’가 정식 출시됐다.

화웨이는 이 제품을 “이노베이션과 우수한 성능의 완벽한 조합을 보여주는 자랑할 만한 제품(show piece)”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이어 이 제품은 “컴퓨터 산업 번영을 위한 산업계 제휴에 대한 화웨이의 의지에 기반해 구축됐으며 산업의 급속한 디지털 전환을 위한 중요한 발자국이다”라고 평가했다.

케네스 장 화웨이 퓨전서버 비즈니스 사장은 “현재의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컴퓨팅 산업이 어떻게 더 높은 단일 노드 컴퓨팅 성능과 밀도를 지능적인 운영 및 유지(O&M)와 결합해야 하는지에 대해 길게 말했다. 케네스 사장은 ”시스템 수준의 서버 성능 향상은 고밀도 데이터센터 구축과 지능형 O&M과 함께 컴퓨팅 산업 발전을 위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퓨전서버 프로 2488H V6에 4개의 인텔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 최대 560테라플롭스

화웨이가 22일 상하이에서 인텔의 3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CPU를 사용한 퓨전서버프로2488H V6서버를 발표했다. 사진=화웨이
화웨이가 22일 상하이에서 인텔의 3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CPU를 사용한 퓨전서버프로2488H V6서버를 발표했다. 사진=화웨이

화웨이 퓨전서버프로 지능형 서버는 인텔 x86 아키텍처에서 실행되어 강력한 일반 및 이기종 컴퓨팅을 수행한다. 퓨전서버 프로 2488H V6에는 2U 공간(가로 440mmx높이 88mm)에 4개의 3세대 인텔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가 내장돼 있으며 로컬스토리지용 DDR4 DIMM 48개와 PCIe 슬롯 11개가 탑재돼 있다. 이 인텔리전트 서버에는 최신 AI 교육 및 추론 모듈이 탑재돼 단일 노드에서 최대 560테라플롭스(1테라플롭스=초당 1조회 연산 속도) 컴퓨팅 파워를 과시한다.

인텔은 이날 행사에서 자사의 최신 데이터센터 서버용 칩셋 제품들을 시연했고 이 제품 중 하나가 퓨전서버 프로 2488H  V6에 들어간 3세대 인텔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였다.

제온 스케일러블은 AI 가속기를 제공하고 인텔의 딥러닝 부스트로 임베디드 AI 성능을 한 단계 끌어올린다. 이 신세대 제품은 기존 제품보다 1.9배 높은 추론 성능을 제공한다. 인텔은 인텔 옵테인 영구 메모리(PM)200 시리즈 형태로 메모리 기술을 제공해 실시간 빅데이터 분석을 지원한다.

화웨이는 인텔 차세대 프로세서의 독보적 구성으로 구동되는 자사의 퓨전서버 프로 2488H V6는 고객에게 더 높은 성능과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화웨이, “긴밀한 협업을 통해 에코시스템 선진화”

케네스 장 사장은 화웨이가 인텔을 비롯한 글로벌 파트너들과 협력해 퓨전서버 프로 지능형 서버 제품 및 솔루션으로 구성된 광범위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고 언급했다. 그는 “우리의 일치된 노력 덕분에 퓨전서버 프로 협업 생태계가 번성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다각화된 공동 솔루션 세트는 화웨이 SAP 하나(HANA) 솔루션이다. 이러한 공동 솔루션은 단일 노드, 클러스터 및 TDI 솔루션으로 구성되며 고성능, 높은 신뢰성 및 원활한 확장성을 특징으로 한다. 공동 솔루션은 화웨이 퓨전서버 프로 시리즈를 통해 힘을 얻어 전사적자원계획(ERP), 데이터 웨어하우스 등 기업의 중요 서비스를 가속화하고, 핵심 데이터를 신속하게 분석하여 대량 데이터의 가치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화웨이는 새로운 5G, AI, 클라우드 기술이 디지털 전환을 가능하게 하고 있는 가운데 모든 면에서 다원화된 컴퓨팅의 요건과 같은 특정한 도전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텔 등 글로벌 파트너들과 협력했다고 밝혔다.

화웨이는 23일부터 26일까지 상하이에서 화웨이 커넥트2020을 열고 있다. 올해 행사에서는 산업 디지털화의 트렌드와 기회를 모색하고, 선진 ICT 기술, 제품, 솔루션을 선보이며, 공동 혁신의 결실을 살펴보는 내부자 소개, 디지털 전환 우수사례 공유 등이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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