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개발 AI로봇 ‘컬리’, 컬링 국가대표급팀에 3대1 승리
적응형 심층 강화 학습 도입, 재학습 없이 환경변화 적응
자율주행차, 드론, 자율생산로봇, 무인이송서비스 적용 기대

(사진=고려대학교)
(사진=고려대학교)

인공지능(AI) 컬링 선수가 등장해 화제다. 국가대표팀과 경기에서 3대 1로 승리하는 등 프로급 기량을 보유한 것. 주인공은 국내에서 개발한 AI로봇 ‘컬리’다.

컬리는 재학습을 하지 않고도 변화 적응력을 높이는 적응형심층강화학습(Deep Reinforcement Learning)을 도입해 항시 변화하는 빙판 상태를 파악하도록 해 기량을 끌어올렸다.

이성환 고려대학교 인공지능학과 교수팀은 '실세계 환경에서 컬링 로봇에게 인간 수준의 성능을 가능케하는 적응형 심층 강화 학습 기술'을 제목으로 23일(현지시간) 사이언스 로보틱스에 그동안의 성과를 담은 연구논문을 게재했다.

컬링에서 우수한 성적을 내기 위해서는 경기장 온도, 습도, 정빙 정도 등에 따라 불규칙하게 변하는 빙판의 상태를 파악해야 한다. 프로 선수들은 수년에 걸쳐 빙판 상태를 파악하는 훈련을 한다. 반면 AI로 학습한 컬리는 3~4일 만에 프로 수준의 투구 실력을 얻었다.

컬리는 전략을 수립하는 컬링AI, 경기 상황을 인식하는 스킵 로봇, 컬링 스톤을 던지는 투구 로봇으로 구성됐다. 스킵 로봇이 카메라를 통해 경기 상황을 인식한 정보를 토대로 컬링 AI가 스톤을 던지는 힘, 방향, 회전도 등 투구 전략을 수립한 후 이를 토대로 투구 로봇이 스톤을 던지는 식이다.

성과 평가를 위해 연구팀이 마련한 국가대표급팀과의 경기에서 컬리는 3대1로 승리를 거둬 프로선수급 능력을 증명했다. 컬리의 상대팀에는 지난 평창동계올림픽에서 크게 활약한 여성국가대표팀 선수들도 있었다.

컬리가 처음부터 프로급 능력을 보인 것은 아니다. 2017년 처음 개발된 컬리는 2018년 평창올림픽 직후 치른 첫 경기에서 춘천기계공고 컬링팀에 3대0으로 완패, 훨씬 저조한 성과를 보였다. 적응형 심층 강화 학습을 도입한 이후 국가대표팀에 승리할 정도로 수행능력이 크게 향상된 것이다.

이성환 교수는 "컬리는 AI와 로봇공학 결합으로 탄생한 최첨단 융합 기술 결정체"라며 "기존 기계학습 기반 학습 방법은 단순히 안정적인 가상환경 또는 실험실에서만 능력을 검증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빙판 경기장과 같이 불확실성이 높은 실제 환경에서 AI가 숙련된 인간 수준의 능력을 보였기에 괄목할 만한 성과"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현실세계 속 변수가 중요한 자율주행차, 드론에 활용할 것으로 전해졌다. 딥러닝 기반 AI게임, 이동 환경에서의 컴퓨터 비전(Vision), 지능 로봇 정밀 제어, 자율 생산 로봇, 무인 이송 서비스 등에도 활용가능성이 점쳐진다. 컬리는 컬링 프로 선수 훈련은 물론 일반인 대상 강습에 사용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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