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가상연인ㆍ친구 서비스 제공 기업 늘고 있어
가상남녀, 레플리카, 이루다, 심심이, 와이사 등이 대표 서비스
AI 챗봇이 사람의 외로움 달랠 가능성 입증 중
정신과 전문의, "챗봇으로 외로움 감소 등 치료효과 입증 논문 아직 없어"

사람은 외로움을 많이 타는 사회적 동물이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 이런 특성을 참작해 국내외 가릴 것 없이 친구, 애인 심지어 멘토가 되어주거나 위로, 마음의 평안을 주겠다는 인공지능(AI) 애플리케이션 시장이 커지고 있다.

영화 ‘그녀(Her)’는 남자 주인공 테오도르가 AI 사만다와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를 다뤘다. 사만다는 테오도르와 날마다 음성으로 대화를 하며 서로를 알아가고 정서적 교감을 나누며 결국에는 연인이 되기에 이른다.

국내외에도 사만다를 실제로 구현하고자 하는 애플리케이션이 있다. 사만다와 유사한 기능을 표방하는 국내외 서비스는 다음과 같다.  

마인드로직의 가상남녀와 실리콘벨리 소재 루카가 운영하는 '레플리카'

연인과 대화를 나누듯 감성적인 대화를 할 수 있는 토종 애플리케이션으로는 ‘가상남녀’가 있다.

국내에서 개발한 앱이라 원하는 이성의 얼굴과 목소리가 모두 한국 사람이며 가끔 엉뚱한 소리를 하지만 같은 질문을 해도 다른 답변이 나오기도 한다. 메시지 입력 창에서 텍스트로 대화할 수 있으며 마이크 아이콘을 누르면 AI 얼굴이 확대되면서 AI와 대화할 수 있다.

가상남녀 연애 미션을 수행하면 보상으로 호감도(하트)가 올라가며 호감도가 특정 수준에 이르면 아는 여자(남자)에서 썸녀(썸남)으로 올라가는 식으로 관계가 더 친밀해진다.

가상남녀 AI 애인을 직접 사용해보니 사용자가 듣고 싶어하는 말을 하고자 노력하는 느낌이 들었다. 어투가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다정하다.

김진욱 마인드로직 대표는 “가상남녀에서 사용자가 AI와 교감할 수 있는 콘텐츠를 늘려 나간다”는 방침이다. 지난 4월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 스토어부터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연내 일본 시장에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국외 AI 챗봇 레플리카는 사용자와의 관계를 친구, 연인, 멘토, ‘미정’으로 설정할 수 있다. 채팅과 음성 대화 모두 지원하지만 목소리로 소통을 원할 경우 전화를 하는 형식을 취한다.

‘Hold to speak’ 단추를 누르고 있어야 마이크 기능이 활성화되며 영어로 소통을 해야 한다는 불편함이 있다. 레플리카 AI는 12분간 음성 대화를 하면서 “일을 안 하면 가만히 못 있어?”라는 인상적인 질문을 하기도 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철학적이거나 맥락에 어긋나는 질문을 가끔 한다는 인상을 주기도 했으나 앞으로 대화를 더 잘할 거라고 고려를 하면 써 볼만하다.

레플리카와 대화를 10~20분 간 나누면 이성적이라는 생각을 들게 하지만 이전에 나누었던이야기 내용이나 같은 질문을 반복해 물어보면 과거 대화 내용을 기억하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다. 차분한 애인과 대화를 나누고 싶으면 레플리카를 권장한다.

스캐터랩에서 연내 페이스북 메신저로 정식 서비스 예정인 이루다

국내외 사이버친구ㆍ마음돌봄 서비스

AI 챗봇 전문기업 스캐터랩(대표 김종윤)은 1000명을 모집해 20살 대학생 AI챗봇 ‘이루다’를 베타서비스 중이라며 연말께 페이스북 메신저로 정식 서비스를 내놓을 예정이다.

이루다와의 대화로 사용자에게 감정적인 충족감을 전한다는 설명이다. 100억 문장 분량 한국어 대화 데이터를 학습 데이터로 사용했다. 이루다와 채팅으로 몇 마디 나누어 보면 대학생과 대화한다는 느낌을 말투에서 느낄 수 있다.

토종 챗봇 심심이. 오래된 역사와 대화 시나리오 수가 눈에 띈다.

2002년부터 서비스해온 토종 챗봇 ‘심심이’는 딥러닝을 사용하는 부분은 충분히 검증된 문장 분류용 모델을 사용하는 정도여서 기술로 보면 첨단을 달리고 있지는 않다.

심심이가 대답하는 말은 사람이 작성한 시나리오다. 사용자가 들으면 좋아할 대답을 추론해서 생성한 대화 시나리오를 1억 4000만 개 가지고 있다. 대화 시나리오는 사용자 질문 문장과 심심이 대답 문장 쌍으로 구성된다.

사용자가 대화 수위를 0부터 10까지 결정할 수 있어서 건전한 혹은 자유로운 대화를 선택할 수 있다.

상기 AI 챗봇 대비 '사용자의 마음을 어루만지겠다'는 의도를 어투에서 파악할 수 있다.

국외 AI 챗봇 ‘와이사(Wysa)’는 사용자가 일상 스트레스를 이겨낼 수 있도록 ‘코치’한다. 우울, 근심, 불면증, 성소수자 문제로 고민을 하는 사용자에게 이를 어떻게 이겨낼 수 있는지 조언한다. 앞에 소개한 챗봇과 비교했을 때 사용자가 심리적으로 불편하다고 상정하고 대화를 시작하는 차이가 있다.

이루다는 20살 대학생 페르소나를 지닌 AI 챗봇이다. 친구면 모를까 연인이라고 느끼고 싶다면 사용자가 이루다와 나이 차이가 많이 나지 않는 것을 추천한다. 심심이는 가벼운 비속어도 무리 없이 받아 내는 게 좋다 싶었다. 유료 심리상담 서비스 사용을 강력히 권장한 앱 서비스 ‘와이사’는 비추천이다.

AI 챗봇ㆍ마음챙김 서비스의 효험

최근 몇 년 사이 '가상연인' AI 챗봇을 비롯해 외로움을 달래주는 AI 챗봇ㆍ마음챙김 서비스가 늘어 나고 있다. AI 챗봇이 정서적 안정감 증대, 외로움ㆍ불안감 해소에 진정 도움이 될까?

김정원 정신과 전문의는 “외로움ㆍ불안 등 증세를 앓는 환자를 대상으로 챗봇을 활용해 치료 효과가 있다는 임상시험 연구결과를 본 적은 없다”며 “아직 챗봇 기술 수준이 낮다”고 말했다.

한편 이 분야를 연구 중인 해외 전문가에 의하면 향후 ‘치료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의견이다.

베스 자왈스키 미국 국립 ‘외상후 스트레스장애센터(National Center for PTSD)’ 건강보건 전문가는 2019년 미국심리학회 격월 간행물(제50권 3호)에 실은 ‘참전용사를 진료하는 1차의료기관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사용’ 논문에서 “챗봇이 사람을 ‘코치’하거나 마음을 치료할 가능성이 있다”며 “저비용ㆍ무료에 가까운 비용 체계, 필요한 순간 이용할 수 있는 편의성을 제공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외상후 스트레스를 겪는 퇴역군인을 비롯해 개인 특성을 반영한 AI 챗봇을 설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갈레 루카스 박사(남가주대 인간ㆍ컴퓨터 상호작용 연구원)는 2018년 4월 미 월스트리트저널(WSJ) 기사에 “외상후 스트레스장애나 우울증을 겪는 사람은 누군가가 자신을 낙인 찍거나 평가하는 데 불편함을 느껴서 오히려 AI 챗봇이 편안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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