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루체른大, 독일 양조장과 협력해 ‘AI 브루마스터’ 개발
500년 된 맥주순수령法대로 보리·홉·물만 사용한 레시피 탄생

(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사람이 아닌 AI가 만드는 맥주 맛은 어떨까? 스위스 루체른대학 알고리즘 비즈니스 연구소 연구진이 독일 로텐부르크에 위치한 MN양조장과 협력해 AI 브루마스터를 탄생시켰다. 독일 IT 전문매체 하이스 온라인은 2일(현지시간) 이 소식을 보도하며 수세기 전통을 깬 ‘지능적 혁신’이라고 평가했다.

독일 맥주만의 가장 큰 특징이 있다면 ‘맥주순수령’에서 시작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1516년 제정된 이 법은 맥주를 양조할 때 보리, 홉, 물만을 사용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이는 루체른대학 연구진이 개발한 AI 브루마스터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AI 브루마스터에 국제 맥주 레시피 약 15만7000종 가운데 맥아 325종과 홉 1648종을 입력해 훈련시켰다.

각각의 맥아와 홉 종류를 완벽히 숙지한 AI가 이후 어떤 성분이 서로 결합할 수 있는지 레시피 연구도 진행했다. 연구진은 AI라고 해서 복잡하고 까다로운 레시피를 요구하지 않았다. 연구소 측은 “AI라고 해서 새로운 레시피를 개발해야 한다는 강박은 없었다”며 “에일, 밀, 호박 등과 같은 대중적이고 친숙한 종류의 맥주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AI 브루마스터는 홉과 조리시간, 맥아 종류, 양조장 비율 등을 종합판단해 에일맥주 ‘디퍼(Deeper)’를 개발했다. 루체른대학 연구진은 디퍼에 대해 IPA(인도산 페일에일)의 균형 잡힌 드라이한 맛이라고 자신했다. 살짝 감귤 맛이 느껴지는 뒷맛도 일품이라고 전했다. 또 “캡슐 맥주제조기보다 ‘프로다운’ 맛일 것”이라고 자부했다.

AI가 제조한 맥주 디퍼. (사진=brauer.ai).
AI가 제조한 맥주 디퍼. (사진=brauer.ai).

디퍼의 정식 출시일은 아직 미정이다. 공식 홈페이지에도 출시를 기다리는 이들을 위한 이메일 알림설정 서비스만 제공하고 있을 뿐이다. 일각에서는 빠르면 올해 안에 유럽 내 출시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과연 AI가 제조한 맥주가 유럽을 넘어 전 세계 대중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많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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