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선연휴 TV 온택트 공연
코로나19로 지친 국민 위로
"국민이 나라를 지켰다" "감동물결"
감성 AI개발…'위로' '공감' 대체할까

추선 연휴 첫날인 9월 30일 KBS 2TV에서 방영된 '2020 한가위 대기획 대한민국 나훈아'에서 나훈아가 국민들에게 위로와 응원의 말을 전하고 있다. (사진=New1 제공).

“코로나 때문에 이렇게 난리를 칠 때 우리 의사, 간호사 여러분, 그 외의 관계자, 의료진 여러분들이 우리의 영웅들입니다. 이분들이 없었으면 우리는 이걸 어떻게 헤쳐나갔을는지요. 우리 의료진 여러분들에게 큰 박수와 대한민국을 외쳐주십시오” 

“여러분 우리는 지금 힘듭니다. 우리는 많이 지쳐있습니다. 저는 옛날의 역사책을 보든 제가 살아오는 동안에 왕이나 대통령이 국민 때문에 목숨을 걸었다는 사람은 본 적이 없습니다. 이 나라를 누가 지켰냐 하면 바로 오늘 여러분들이 이 나라를 지켰습니다”

“국민이 힘이 있으면 위정자들이 생길 수가 없습니다.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 세계에서 제일 1등 국민입니다” 

가수 나훈아가 코로나19로 잔뜩 위축된 국민들의 마음을 위로했다. 15년만에 안방극장으로 돌아와 선보인 ‘온택트’ 콘서트는 엄청난 시청률을 기록하며 추석 연휴기간 동안 국민들의 마음을 뜨겁게 달궜다. 나훈아가 전달했던 노랫말은 국민들에게 위로가 되었고, 그의 발언들은 마치 어록처럼 온라인을 휩쓸고 있다.

나훈아의 콘서트는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줬다. 그가 국민들을 위로하고 감동을 준 것처럼 AI도 사람들을 위로하고 감동을 줄 수 있을까?

◇ “위로와 공감”, “소신발언”

추석연휴 첫날인 30일 KBS 2TV에서 방영된 ‘2020 한가위 대기획-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가 시청률 29%(이하 닐슨 코리아 기준)를 기록했다. 콘서트가 화제를 모으며 3일 밤 방영된 콘서트의 뒷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도 시청률 18.7%를 달성하며, 중·노년층뿐 아니라 젊은층 사이에서도 나훈아 신드롬으로 들썩였다.

연휴동안 사람들은 나훈아 매력에 푹 빠졌다. 나훈아가 대한민국 국민들의 마음을 움직인 이유는 뭘까? 전문가들은 “위로와 공감”이라고 평가한다. 시민들은 블로그와SNS를 통해 “감동적이다” “힘이난다” “왜 가황이라고 칭하는지 알겠다” 등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당시 트위터 트랜드에도 ‘나훈아 콘서트’가 1위를 차지했다.

그가 남긴 소신발언도 한 몫 했다. “국민들이 이 나라를 지켰습니다”, “국민이 힘이 있으면 위정자가 생길 수 없다” 등 ‘바른정치’, ‘국민을 위한 나라’의 본래 의미를 환기시켰다. 이를 놓고 정치권에서는 여야가 한바탕 설전을 벌일 만큼 그의 발언은 영향력을 끼쳤다. 다시금 ‘국민의 자존감’을 일깨웠다. 공영방송 KBS에 대해서도 “이것저것 눈치 안보고 정말 국민을 위한 방송이 됐으면 좋겠다”고 쓴소리를 냈다.

나훈아는 70대의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폭발적인 가창력과 무대 장악력으로 장장 2시간 30분 동안 공연을 이끌어갔다. 공연에 앞서 그는 “단순한 방송 출연이 아닌 국민들과 함께 힘을 내고 희망을 전달하자는 취지에서 기획된 공연인 만큼 어느 때보다 진심을 다하고 싶다”며 “출연료를 일체 받지 않겠다”고 밝혔다.

◇ 공감능력 갖춘 AI 개발

그렇다면 사람들에게 감동을 선사하고 위로와 공감을 이끌어내는 능력은 인간에게만 가능할까? 박주용 KAIST 문화기술대학원 교수 연구팀은 한국인의 감정을 인지할 수 있는 AI 개발을 위해 ‘감정 인식 AI 공공 DB 구축사업’을 수주 받아 지난달 24일부터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빅 데이터가 마련되면 사람들의 미묘한 감정 표현을 지각하고, 대처할 수 있는 감성 기술을 지닌 AI로봇 개발이 활성화 될 전망이다.

이미 미국과 일본에서는 감성 AI를 개발해 현장에 도입하고 있다. IBM은 지난해 말 감정 표현이 가능한 AI로봇 ‘사이먼 2’를 개발해 독일항공우주센터(DLR)를 통해 우주로 보냈다. 우주비행사들은 로봇과 기쁨‧슬쁨 등 감정을 나눌 수 있고, 협력할 수 있다. DLR은 “우주 환경에서 인간과 로봇이 어떻게 협력하고 상호작용하는지 시험하기 위해 ‘사이먼2’를 투입했다”고 밝혔다.

IBM은 감정표현이 가능한 인공지능 로봇 사이먼2을 개발했다. (사진=독일항공우주센터 국제우주정거장).

또한 일본에서 개발한 최초 심리 치료 강아지 로봇 ‘파로(PARO)’는 사람처럼 감정을 인식하고 반응한다. 파로는 쓰나미로 피해를 입은 노인들을 돕는 과정에서 이런 공감능력을 인정받았다. 놀람, 행복, 화 같은 감정을 표현하고, 쓰다듬으면 실제 강아지처럼 꼬리를 흔들고 눈을 깜빡 거리기도 한다.

국내외에서는 인간과 감정을 나눌 수 있는 AI개발이 한창이다. 이른바 ‘감성 AI’는 인간의 감정을 읽고, 상황에 맞는 행동과 말로 사람들에게 위로를 건네며 대화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공감을 진짜라고 할 수 있을까? 인간의 감정을 그대로 훈련받은 로봇이 인간을 완벽히 대체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아직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하지만 인간만이 줄 수 있는 ‘감동’, 그 가치는 구현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점에서 가수 나훈아가 국민들에게 준 ‘위로와 공감’은 인간만이 교감할 수 있는 감정이다. 아무리 AI시대라고 해도 인간의 ‘감정’까지 완벽히 대체할 수는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