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청, AI 적용 단풍 예측 지도 발표
"세계 최초 시뮬레이션 모델 적용한 첫 사례"
머신러닝 랜덤포레스트 방식 적용
지리산, 소백산 빠르게 절정…전남 상황봉 가장 늦어

2020 산림 단풍 예측 지도 (사진-국립수목원 제공).
2020 산림 단풍 예측 지도 (사진-국립수목원 제공).

국내 최초로 인공지능(AI) 시뮬레이션 모델이 예측한 '가을단풍 예측 지도'가 나왔다. 날씨 예측 관련 기상예보 분야에서는 AI가 적극적으로 적용되고 있지만, '가을단풍'의 절정 시기를 예측한 점은 전 세계적으로 유사 사례를 찾기 힘들 정도다. 산림청 국립수목원은 지난달 23일 국내 주요 산 19곳의 단풍 예측 지도를 발표했다. 이번에 발표한 단풍예측지도는 세계 처음으로 인공지능 시뮬레이션 모델을 적용한 첫 사례다. 

그동안 국내외에서 발표된 단풍지도는 산림의 자연식생 관측이 아닌 대부분 도시지역 관측 자료에 중심을 만들어졌다. 이에 부족한 부분을 인공위성 자료가 보조적으로 사용되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이번 국립수목원 단풍지도는 국내 거의 모든 산에 자생하는 토종 '당단풍나무'를 기준으로 2009∼2020년 기록을 인공지능 기법으로 분석한 결과이기 때문에 더욱 눈길을 끈다. 특히 한국생물계절관측네트워크(K-NPN)에 의해 지난 10년간의 산림 내 현장 관측자료를 기반으로 예측돼 오차도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다. 

이번 예측에는 기계학습(머신러닝) 방법 중 하나인 랜덤포레스트(random forest) 방식이 적용됐다. 랜덤 포레스트란 머신러닝에서 분류 또는 회귀분석에 사용되는 학습 방법의 일종이다. 현재 의학·게임 분야 등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는 인공지능 분석 기법이다. 이번에 예측한 지역은 한라산, 설악산, 지리산을 포함해 우리나라 각 지역을 대표할 수 있는 주요 산 19개 지역이다. 

올해 단풍은 지리산(10월12일, ±5일), 소백산(10월15일, ±6일), 설악산(10월17일, ±9일)에서 가장 빠르게 절정을 관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라남도 상황봉(완도)이 10월30일(±5일)로, 예측된 지역 중 가장 늦게 단풍이 드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 외 남도의 명산 중 하나인 월출산의 절정 시기는 10월24일(±12일)로 예측됐다. 지역에 따라 ±5∼9일의 오차가 있을 수 있다.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정수종 교수는 “국‧공립수목원 네트워크의 산림식물계절 관측 자료를 이용한 머신러닝 기반의 단풍예측은 인공지능 기법을 식물계절 예측에 적용한 전 세계 첫 사례다"며 "앞으로 장기간의 관측자료 확보를 통해 예측을 고도화한다면 기후변화에 대한 생태계 변화를 예측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국립수목원 손성원 박사는 “현장 관측과 인공지능기법을 활용한다면 매년 봄철이나 가을철에 발표되는 우리나라 개화, 단풍지도의 좀 더 정교한 예측시스템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이를 위해서는 산림 내에서의 식물계절현상(phenology) 현장 관측자료의 장기적인 축적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