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인류가 발명한 최고의 문자
AI 문장번역·문장생성 등 '무궁무진'
"AI가 세계 공통 문자 만든다면?"

(사진=셔터스톡).

9일 한글이 제574돌을 맞았다. 한글은 ‘세계에서 가장 독창적이고, 과학적인 문자’로 유엔이 그 가치를 인정하고 있다. 지구상 유일하게 문자 창제 이유, 창제자, 탄생 연도가 분명하고, 표음문자·음소문자·자질문자 3요소를 갖췄다. 유네스코는 이러한 한글의 독창성, 실용성, 보편성 등을 인정해, 1997년 한글을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했다.

자음과 모음 24자로 모든 의사소통이 가능한 체계다. 세계적인 언어학자들도 한글이 인류가 발명할 수 있는 최고의 문자라고 극찬하고 있다. 그렇다면 인류가 아닌 인공지능(AI)이 문자를 만든다면? 세계 각국의 언어를 분석해 어느 한 문자를 표방하지 않고, 전 세계 사람들이 쓸 수 있는 공용어를 만들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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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I 언어능력은? '무궁무진'

AI의 언어이해능력은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 AI를 활용한 번역, 음성인지, 문장생성 등 연구가 활발해 ‘언어’에 대한 분석·해석 능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쓰이고 있는 AI번역기는 ‘구글’이다. 구글은 신경망 기계번역(Neural Machine Translation) 기술을 기반으로 ‘AI 번역’ 분야의 선두주자로 꼽힌다. 지난해 말 구글은 ‘구글 어시스턴트’에 실시간 대화 번역 기능을 도입해 한국어, 영어, 중국어를 비롯해 44개 언어를 지원하고 있다. 스마트폰에 구글 어시스턴트 어플을 다운로드 받고, “헤이 구글 프랑스어를 한국어로 번역해줘”라고 말하면 실시간 자동번역이 가능하다.

AI를 기반으로 하는 번역은 고대 상형문자나 멸종 위기에 놓인 소수 민족들의 언어 번역까지 가능하게 했다.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MS)는 2015년에 멕시코의 소수언어인 유카텍어와 오토미어의 자동번역 시스템을 만들었고, 최근 구글은 고대이집트의 언어인 히에로글리프를 번역할 수 있는 AI 번역기를 내놨다.

(사진=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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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I 문장 생성 능력

최근 AI 자연어 처리(NLP) 기술도 혁신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이 가운데 OpenAI가 선보인 언어 모델 GPT3은 몇 개의 키워드를 넣으면 작문을 작성해주는 혁신적인 AI 언어생성 알고리즘을 갖췄다. 방대한 데이터로 딥러닝이 이뤄져, 주어진 질문에 대한 실시간 문장 생성이 가능하다.

일반 AI의 10배인 1759억개의 파라미터(Parameter, 매개변수)를 갖춰, 스스로 학습이 가능한 GPT3는 프로그래밍, 기사 작성뿐만 아니라 번역과 같은 광범위한 텍스트 생성 작업도 도와준다. 아직 인간의 지능‧상식에 도달하지는 못하지만 이제까지 나온 AI 자연어 처리 모델 중 가장 정확하게 언어 패턴을 해석할 수 있다고 알려졌다.

◇ 인류에게 공통의 언어가 있다면

‘에스페란토어’는 유럽의 아홉 개 언어에서 공통점과 장점을 고려해 만든 국제어다. 실제 유엔에서는 냉전시대였던 1980년대까지 에스페란토어를 사용했다. 영어가 확산되면서 현재는 배우는 사람이 거의 없어, 사실상 에스페란토어는 사라졌다고 보고 있다. 이 언어를 만든 폴란드 출신의 안과의사 ‘루도비코 라자로 자멘호프'(1859~ 1917)는 모든 사람들이 평등하고, 쉽게 배울 수 있는 언어를 만들어 세계 분쟁을 잠재우고자 했다.

언어의 진화에는 시대가 반영된다. AI의 발전으로 AI 언어능력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이러한 AI들이 모여 미래에는 모든 언어를 학습한 강력한 AI가 등장할 것이라 전망된다. 그렇다면 AI가 전 세계 사람들이 평등하고, 쉽게 배울 수 있는 제2의 ‘에스페란토어’를 만들어 낼 수 있지 않을까? 이러한 연구는 존재하지 않지만 AI가 기하급수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현재를 빗대어 예상해보면 미래에는 가능할 것이라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