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작가도 노벨문학상 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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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작가도 노벨문학상 탈 수 있을까
  • 입력 2020-10-13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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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저작권 인정 관련 국내외 논의 가속화
AI 언어‧창의능력 진화…AI-인간 간 협업↑
(사진=Shutterstock)
(사진=Shutterstock).

인공지능(AI)도 노벨문학상을 받을 수 있을까? 노벨문학상 수상자의 선정 기준을 살펴보면 노벨문학상은 문학분야에서 이상적 방향으로 가장 뛰어난 작품을 쓴 ‘사람’에게 주어진다. 그렇다면 사람이 아닌 'AI' 작가는 수상 후보에 오를 자격조차 없는 것일까.

루이즈 글릭. (사진=노벨상 홈페이지).
루이즈 글릭. (사진=노벨상 홈페이지 제공).

최근 AI가 문학예술계로 진출하면서 창작 활동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이에 AI의 창작물에 대한 저작권과 미학적 가치를 둘러싼 논쟁도 계속되고 있다. 사람이 아닌 'AI 작가'의 창작물에 대한 가치가 사회적으로 인정된다면 노벨문학상 후보에 오를 수 있을까.

이제 AI가 글을 쓴다는 사실은 놀라운 일도 아니다. 지난 2017년에 이미 중국에서는 AI가 ‘햇빛은 유리창을 잃고(阳光失了玻璃窗)’라는 제목의 시집을 발간하기도 했다. 물론 당시에는 문학적 가치가 없다는 혹평이 쏟아지기도 했다. 그러나 과거와 달리 AI의 언어능력과 창의능력은 나날이 진화하고 있다.

올해 노벨문학상은 미국 시인 루이즈 글릭(77)에게로 돌아갔다. 스웨덴 한림원은 "글릭은 꾸밈없는 아름다움을 갖춘 확고한 시적 표현으로 개인의 존재를 보편적으로 나타냈다"면서 노벨문학상 수상자 지목 배경을 설명했다. 과연 AI가 인간처럼 미학적 가치를 담은 작품을 쓰는 일은 불가능한 일인가.

◇ AI 저작권, 뜨거운 감자로 떠올라

AI가 만들어낸 창작물의 법적 인정 여부를 비롯해 보호 수준이나 저작권 수익 문제 등과 관련해 국내에서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다시 말해 현재로선 AI의 창작물에 대한 법적인 기준 정립이나 보호 장치가 부재한 상황이다.

유럽연합(EU)과 미국 등에서는 아직까지 AI 저작권을 인정하는 데 소극적이다. 유럽특허청(EPO)과 미국특허청(USPTO)의 경우 AI의 특허권 보유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유럽과 미국 모두 특허는 '자연인'에게만 부여할 수 있다는 견해다. 국내 역시 현행 저작권법상 ‘사람’만을 저작권의 주체로 인정하는 분위기다.

그런데 최근 중국 법원이 AI 창작물의 저작권을 인정하는 판결을 내리면서 AI 저작권에 관한 새로운 화두가 던져졌다. 올해 초 중국 선전 난산구 법원이 텐센트의 AI 소프트웨어 ‘드림라이터(Dream writer)’가 쓴 글을 무단 사용한 상하이 잉쉰 과학기술에 저작권 침해 판결을 내린 것이다.

당시 법원은 저작권을 침해한 잉쉰 측이 텐센트에 1500위안(약 25만원)을 배상하라고 명령하면서 AI 소프트웨어를 개발한 텐센트를 저작권 주체로 봤다. 하지만 AI의 글도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더 나아가 AI를 지적재산권의 주체로서 인정할 것인지에 대한 논쟁은 AI의 공로가 커짐에 따라 더욱 본격화될 전망이다.

◇ AI 손에서 탄생한 예술작품…미학적 가치는 얼마나

펄스나인의 AI 화가 '이메진AI'와 극사실주의 화가 ‘두민’이 독도를 주제로 협업해 그린 작품. (사진=펄스나인 제공).
펄스나인의 AI 화가 '이메진AI'와 극사실주의 화가 ‘두민’이 독도를 주제로 협업해 그린 작품. (사진=펄스나인 제공).

최근 AI와 인간 간의 협업을 통해 탄생한 작품들 소식이 심심찮게 들려온다. AI 작곡가와 함께 곡 작업을 한 신인가수도 있고, AI 화가 ‘이메진 AI’와 독도를 공동으로 그려 화제를 모은 극사실주의 화가 '두민' 작가도 있다. 두민 작가는 "인간과 AI 작가의 공존은 예술가의 노동력을 대신하고 예술가로서 사회적 지성과 창조적 지능을 개발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처럼 AI와 인간의 콜라보가 늘어나는 가운데 이제 예술 활동은 온전히 인간만의 전유물이 아니게 된 셈이다. 우리는 예전처럼 AI가 만들어낸 작품을 마냥 폄하하지 않는다. 오히려 AI의 정교함이나 독창성에 더러 감탄할 때도 있다. AI의 예술적 시도에 대해 인간의 작품과 마찬가지로 그 미학적 가치를 인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조금씩 나오는 이유다.

역대 노벨상 수상자와 관련해 인종‧성별 편향성에 대한 비판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노벨상 수상에서 인종과 성별을 초월해 다양성을 존중하자는 외침이다. 그렇다면 AI 예술가가 인간 예술가와 상생 관계를 이어가면서 인간 못지않은 창의적 작품을 선보일 수 있다면 AI를 노벨상 수상 후보에 올리는 일도 논의해볼 여지는 있다.

아직 저작권에 대한 논의조차 제대로 해결되지 않은 지금 당장에는 어려운 일일지 모른다. 하지만 AI 작가가 쓴 작품이 많은 사람들에게 울림을 주고, 단순한 단어 나열이 아닌 미학적으로 완성도를 높여 문학성이 인정된다면 AI작가도 노벨문학상을 수상해 최고 작가의 반열에 오를 수 있는 날도 올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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