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AMD 300억달러에 자일링스 인수 타진
자일링스, FPGA 1위…AMD, 자일링스 인수로 AI 기술 강화
인텔·엔비디아에 이은 또 다른 AI 강자 등장할까?

리사수 AMD CEO(원본=AMD)
리사 수 AMD CEO(원본=AMD)

AMD가 자일링스를 인수할 것이라는 뉴스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불과 며칠 전 진행된 엔비디아의 ARM 인수에 이은 또다른 반도체 업계의 빅딜(Big Deal)이다.

WSJ에 따르면 AMD는 자일링스를 300억달러에 육박하는 가격에 인수하기 위해 협의 중이다. 협상은 다음 주 이뤄질 전망이다.

◇ AMD는 왜 자일링스를 인수할까? 

업계는 AMD가 자일링스의 FPGA 기반 인공지능(AI) 기술 확보를 위해 이번 인수를 추진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AMD가 자사의 CPU(중앙처리장치)와 GPU(그래픽처리장치) 기술에 자일링스의 FPGA 기술을 확보하면, AI 업계에 또 다른 공룡이 탄생하게 되는 셈이다.

AMD는 자사의 서버용 에픽(EPYC) CPU와 라데온 GPU를 프론티어와 엘 카피탄 등의 슈퍼 컴퓨터에 탑재해 HPC 시장에서 높은 경쟁력을 갖췄다. 또한 AMD는 데이터센터를 위한 라데온 기반의 AI 가속기를 제공하고 있다.

자일링스는 지난 해 출시한 버설(Versal) ACAP(Adaptive Compute Acceleration Platform)를 기반으로 AI 가속기를 제공한다. 

세 기술을 모두 보유한 기업은 인텔이 유일하다. 글로벌 1위 CPU 기업인 인텔은 지난 2015년 알테라를 인수하며 FPGA 기술도 확보했다. 

최근 인텔은 Xe GPU를 출시했다. 이로써 인텔은 AI 시장의 핵심 프로세서인 CPU, GPU, FPGA를 모두 확보했다.

인텔의 솔루션만으로 데이터센터 프로세스를 구축할 수 있게 된 셈이다.

라자코두리 인텔 부사장은 "인텔은 머지 않아 모든 사람이 엑사스케일 상당의 연산을 처리하는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며 "약 1000억개의 지능적이고 연결된 기기가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방식을 통해 우리 삶을 풍요롭게 하는 새로운 컴퓨팅 시대의 막을 열 것이다. 이러한 미래는 모든 인텔 개발자들에게 자극과 영감을 준다"고 말했다.

AMD 역시 자일링스를 인수하면 인텔과 같은 행보를 노려볼만하다.

리사 수 박사가 AMD에 부사장으로 입사한 2012년 이후 AMD는 놀라울 정도로 높은 성적을 냈다. 최근에는 CPU 시장 1위인 인텔을 위협하고 있으며, GPU 시장에서도 유의미한 성적을 내고 있다.

그럼에도 AMD는 CPU와 GPU 시장에서 인텔과 엔비디아에 밀려 만년 2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자일링스를 인수하면 AMD는 2위의 굴레를 벗어날 수 있게 된다. FPGA 시장에서 자일링스의 시장점유율은 1위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AMD가 자일링스를 인수하면 AI칩 시장이 엔비디아, 인텔, AMD의 삼파전으로 재편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엔비디아는 FPGA 기업을 확보하지는 않았지만 GPU 점유율만으로 AI칩 업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반도체 IP(설계자산) 기업인 ARM을 인수하며 CPU 기술 경쟁력도 확보했다.

ARM은 모바일과 산업에 주로 사용되는 RISC 기반 CPU 업계 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 기업이다. 인텔과 AMD는 컴퓨터, 노트북, 데이터센터 등에 사용되는 x86 CPU 시장을 점유하고 있다.

최근 반도체 기술이 발전하면서 x86과 RISC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 PC용 칩과 스마트폰용 칩, 산업용 칩 등에서 세 기업의 점유율 싸움이 더욱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엔비디아는 ARM을 인수하며 GPU뿐만 아니라 인텔, AMD와의 CPU 싸움에서도 주도권을 확보할 계획이다. 최근 인텔과 AMD가 데이터센터용 GPU 기반 AI 가속기 시장을 넘보면서 엔비디아에게는 다양한 전략이 필요한 상황이다.

엔비디아는 ARM을 400억달러에 인수했다. AMD가 300억달러에 자일링스를 인수하면 올해 2위 규모의 M&A가 된다.

전 세계 반도체 1위 인텔, GPU를 바탕으로 한 AI칩 시장 1위 엔비디아. 업계는 AMD가 자일링스를 인수하고 두 기업을 견제할 새로운 플레이어로 떠오를 수 있을 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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