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지식과 절차를 성장시키는 '자율성장 AI' 개발
사람과 의사소통해 학습 방법ㆍ절차 습득
자율성장 AI 기술, 패션 코디에 접목해 '패션하우' 제작

미니(Mini) 인터뷰
- 송화전 ETRI 복합지능연구실 책임연구원 -

 

◆ 자율성장 AI '패션하우'를 개발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사람은 지식과 경험을 기억하며, 저장한 기억을 바탕으로 새로운 문제나 상황을 풀어 나갑니다. 이 경험을 반복해 지식과 경험을 성장시키죠. 이를 모방한 것이 자율성장 AI입니다. 저희는 이 기술을 검증하기 위해 패션 코디를 도메인으로 결정했습니다. 인간과 같이 영상과 언어 등을 복합적으로 처리하면서 새로운 제품 출시에 따른 무한한 의상 조합을 할 수 있는 AI를 구현해보고 싶었습니다. 향후 패션하우의 바탕인 '자율성장 AI' 기술을 다양한 분야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 '패션하우'의 핵심 기술을 간단히 소개해주실 수 있을까요?
무엇(What)을 기억하는 것뿐 아니라 어떻게(How)도 함께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이 자율성장 AI 기술의 핵심입니다. 알파고가 사람이 두지 않는 수를 둔 것처럼, 자율성장 AI는 스스로 사용자의 시간ㆍ장소ㆍ상황에 맞춰 학습에 활용하지 않았던 코디를 수행할 수 있습니다. 또 성공과 실패 과정을 모두 기억합니다. 이후 이 경험을 활용ㆍ수정하며 학습을 반복 수행합니다. 자율성장 AI를 바탕으로 한 패션하우는 점차 발전하는 패션 코디를 만드는 것이 핵심입니다.


◆ 개발 과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요?

기술 개발의 개척자 역할을 처음으로 경험하고 있다는 것이 가장 어려웠습니다. 음성인식, 영상인식, 언어처리 등은 오랜 개발 역사를 가지고 있어 참고할 수 있는 과거 기술 사례가 많습니다. 하지만 자율성장 AI 기술의 경우 저희가 새로운 개념을 처음으로 제안하고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기 때문에 참고 자료가 부재했던 것이 힘들었습니다.

ETRI 연구진이 자율성장 복합지능 '패션 하우(Fashion HOW)'를 시연하고 있다.

국내 연구진이 인간 두뇌의 작용 원리를 모방해 스스로 지식을 성장시키는 자율성장 인공지능(AI)을 개발했다. 이 기술로 언어와 영상 등 복합지식을 학습하고 질문 내용이 모호할 경우 스스로 답을 찾는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ㆍ원장 김명준)은 인간의 기억 체계를 모방해 스스로 지식을 성장시키고 절차적 지식을 학습할 수 있는 '자율성장 복합지능' 기술을 개발, 이를 패션 코디에 접목한 AI 패션 코디네이터 '패션하우(Fashion HOW)'를 제작했다고 22일 밝혔다.

기존 AI는 정제한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지식을 암기해 사용자의 질문을 응답한다. 성능은 뛰어나지만 특정 영역에 한정돼 있어 사람처럼 전체를 통찰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다.

ETRI가 개발한 '자율성장 복합지능' 개념도

연구진이 개발한 자율성장 복합지능은 언어와 영상 등 복합적 지식을 절차적으로 학습하는 기술로 질문하는 목적과 대상이 애매할 경우 스스로 지식과 답을 찾는 특징이 있다.

영화 '아이언맨'에 등장한 AI 비서 자비스와 같이 인간과 상호작용하며 학습 방법ㆍ절차를 스스로 학습하고 지식을 성장시킨다. 또 적은 양의 데이터만으로도 사람의 두뇌처럼 스스로 지식을 학습할 수 있다.

연구진은 자율성장 복합지능 기술 개발을 목표로 4년간 데이터를 수집하고 ▲복합지식 습득ㆍ표현 기술 ▲기억 구조 바탕의 절차적 지식 생성 학습 알고리즘 ▲다중 인자 처리 기술 등 연구 성과를 모아 패션하우를 개발했다.

패션하우는 연구진이 구축한 AI 의상 코디네이터 데이터베이스(DB) 'FASCODE'를 활용했다.

FASCODE는 의상 전문가와 의류학과 교수 등의 자문을 바탕으로 사람과 대화해 사용자의 상태와 목적을 파악하고 절차적 지식을 성장할 수 있도록 설계한 DB다.

평균 10번 가량 주고 받은 대화 데이터 뭉치 7200여개와 2600개 의류 데이터를 활용해 시간ㆍ장소ㆍ상황(TPO)에 맞는 옷차림 추천이 가능하도록 구성했다. 

자율성장 복합지능 '패션 하우(Fashion HOW)'가 의상을 코디해주고 있다.

이 DB로 패션하우가 사용자와 대화를 주고 받으며 학습 데이터를 쌓고 개인 맞춤화 추천을 할 수 있다.

ETRI는 FASCODE를 활용한 연구 확산을 목표로 '2020 ETRI 자율성장 인공지능 경진대회'를 개최했다.

AI가 사용자에 따라 최적의 의상 코디 과제를 수행하는 '챌린지'와 자율성장 AI의 서비스ㆍ사업화 아이디어를 도출하는 '공모전' 2개 분야로 나눠 진행했다. 챌린지 부문 1위는 NHN Diquest팀이 차지했으며, 공모전 부문의 경우 오주희씨가 1위를 차지했다.

ETRI는 스스로 학습하는 자율성장 복합지능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며 이 기술을 패션 코디에 접목하면서 생활 속 AI 진보가 빨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박전규 ETRI 복합지능연구실장은 "이번 경진대회 참가자의 아이디어를 연구개발(R&D)에 반영해 실생활에 적용 가능한 영역을 넓히고 국가 지능화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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