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공정 발달할수록 같은 전력에 더 나은 성능 나와
5nm TSMC가 최근 양산…삼성전자도 내년까지 양산 가능
5nm 첫제품은 애플 A14 반도체…AI 성능↑

7nm 이하의 반도체를 제조하기 위해서는 ASML의 EUV 장비가 필수다. (사진=ASML)
                                      7nm 이하의 반도체를 제조하기 위해서는 ASML의 EUV 장비가 필수다. (사진=ASML)                                                                     

더 나은 인공지능(AI) 개발을 위해서는 훌륭한 모델과 좋은 데이터가 있어야 되지만, 이를 구동하는 컴퓨터의 성능이 좋아야 한다. 

엔비디아의 최신 A100 GPU(그래픽처리장치), 인텔의 CPU, AMD의 CPU와 GPU, 자일링스와 인텔 알테라의 FPGA, 삼성전자나 퀄컴의 통신장비,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의 DRAM과 낸드 플래시(NAND Flash), 수많은 엣지 AI 반도체. 최신 AI 모델을 구동하는데 필요한 주요 반도체다.

AI 기술은 반도체와 함께 성장한다. 더 작고, 더 높은 성능으로.

이를 가능케 하는 것이 미세공정이다. 흔히들 7nm(나노) 공정, 5nm 공정이라고 말하는 것들이다. 여기서 nm은 회로의 선폭을 말하는 단위다.

더 낮은 미세공정 기술을 찾는 것은 반도체 생산에서 그만큼 유리하기 때문이다. 회로 선폭 크기가 작을수록 똑같은 크기의 웨이퍼에서 더 많은 반도체를 만들 수 있다. 생산성은 높아지고 가격은 저렴해진다.

무엇보다 비슷한 성능에도 전력 효율을 크게 향상할 수 있다. 특히 고성능·저전력을 요구하는 AI 반도체에는 필수적이다. 

수십개에서 수백개의 코어를 탑재한 GPU는 물론이고, 엣지 AI에 사용되는 CPU, NPU(신경망처리장치), FPGA 등의 가속기에는 더욱 주요하다.

시장에 양산되는 가장 미세한 공정은 5nm다. 최근 애플 아이폰12에 탑재되는 A14 바이오닉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에 적용됐다. 대만의 위탁생산(파운드리)업체 TSMC가 생산했다.

현재 5nm 공정 양산은 대만의 TSMC가 유일하며, 삼성전자 파운드리 부문이 그 뒤를 이어 올해 말~내년 초 5nm 제품을 양산할 전망이다. 7nm 반도체를 생산하는 기업은 TSMC와 삼성전자가 전부다. 

인텔은 파운드리가 아닌 자사의 주요 제품을 10nm 공정으로 생산하고 있으며, 글로벌파운드리(GF) 등 해외 위탁업체들은 10nm 공정으로 진입에 실패한 상황이다.

TSMC는 내년부터 5nm 공정이 앞으로 오랫동안 첨단 반도체 공정의 중심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진행된 3분기 실적발표에서 TSMC는 올해 5nm 공정이 전체 매출의 8%를 차지했으며, 내년에는 20%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대부분의 5nm 반도체는 AI가 중심인 HPC(고성능컴퓨팅)와 AP·5G모뎀이 탑재된 스마트폰용 부품에 사용될 전망이다. 이는 7nm 때도 비슷했다.

한국의 삼성전자는 전 세계 파운드리 업계에서는 후발 주자였다. 하지만 7nm 기술력을 바탕으로 시장 2위까지 올라섰다. 

업계 1위인 TSMC와의 기술 격차는 줄였으나 시장 점유율에서는 아직 큰 차이를 보고 있다.

2019년 4분기 파운드리 기업 순위 (자료=트렌드포스)
2019년 4분기 파운드리 기업 순위 (자료=트렌드포스)

주요 시스템 반도체 업체들이 아직도 TSMC를 선호하고 있지만 최근에는 일부 기업들이 삼성전자에 수주를 맡기고 있는 상황이다.

앞선 7nm 경쟁에서도 삼성전자는 7nm 이하의 미세화를 위해 필수적으로 알려진 ASML의 EUV(극자외선) 노광 기술을 선점했다. 다만 2018년 상반기 TSMC는 고전적인 ArF(불화아르곤) 노광 기술로 7nm 공정을 달성해 애플의 A12 AP를 생산했다.

결국 TSMC는 삼성전자보다 1년 앞선 2018년 상반기부터 7nm 양산 기술을 갖추며 시장을 주도했다. 애플 외에도 퀄컴, 하이실리콘(화웨이), 엔비디아, AMD, 자일링스 등 대형 고객사들과의 계약이 이어지며 지난 해까지 파운드리 시장에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지난 해부터 TSMC는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에서 50% 넘는 점유율을 차지하며 업계 1위를 주도했다. 삼성전자 점유율은 지난해 4분기 기준 약 17.8%로 TSMC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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