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블렌더봇’ VS 판도라보츠 ‘쿠키’ 봇 배틀
이달 3일까지…인간다운 대화 스킬 가진 챗봇 투표
“아직 사람만큼은 아냐”…챗봇 도입 분야 날로 확대

(사진=PANDORABOTS).
(사진=PANDORABOTS).

누가 더 인간 같을까? 대화형 인공지능(AI) 챗봇 간의 한판 대결이 펼쳐졌다. 누가 더 인간적인 대화를 할 수 있는지 겨루는 온라인 봇 배틀(Bot Battle)인 셈이다.

최근 마크 저커버그를 닮은 ‘블렌더봇(Blenderbot)’과 푸른 단발머리의 ‘쿠키(Kuki)’의 어색한 첫 만남이 공개됐다고 지난달 31일(현지시간) BBC가 보도했다. 물론 블렌더봇과 쿠키는 인간이 아닌 AI 기반 챗봇이다. 블렌더봇과 쿠키는 좋아하는 축구팀 외에도 정치와 종교, 취미생활 등 다양한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 블렌더봇은 리버풀, 쿠키는 리즈 유나이티드 광팬이란다.

(사진=KUKI.AI).
(사진=KUKI.AI).

이번 대회에 출전한 ‘블렌더봇’은 페이스북이 개발한 AI 챗봇이다. 올해 페이스북은 현재까지의 어떤 모델보다 성능이 뛰어나고 더 인간적인 느낌을 줄 수 있는 새로운 AI 챗봇 블렌더(Blender)를 개발해 오픈 소스로 공개한 바 있다. 블렌더는 기존 챗봇보다 인간적인 면모를 보이면서 사람과 대화할 때 상대의 말을 듣고 공감을 표하는 등 성능이 개선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에 맞서 도전장을 내민 ‘쿠키’는 대화형 AI 기업인 판도라보츠의 손에서 탄생했다. 예전 ‘미츠쿠’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쿠키는 원래 영국 스티브 워스윅이 개발한 챗봇이다. 미츠쿠는 지난 수년 동안 AI 분야 경연대회인 뢰브너 상(Loebner Prize)에서 다섯 차례나 우승하기도 했다.

과거 인종·성차별적이고 폭력적인 발언을 쏟아내 물의를 빚었던 마이크로소프트(MS) AI 챗봇 ‘테이(Tay)’처럼 블렌더봇과 쿠키도 이 같은 논란을 피해가지는 못했다. 두 챗봇 간 대화를 살펴보면 문제의 발언들이 종종 눈에 띈다. 특히 블렌더봇은 히틀러를 ‘위대한 사람’이라고 표현하거나 “살면서 많은 사람들을 죽였다” 같은 말도 아무렇지 않게 내뱉었다.

(사진=PANDORABOTS).
(사진=PANDORABOTS).

두 AI 챗봇은 지난 달 20일부터 24시간 내내 쉬지 않고 수다를 떨고 있다. 이 둘의 대화는 오는 3일까지 계속 이어질 예정이다. 사람들은 인터넷 방송 서비스인 트위치(Twitch)를 통해 실시간으로 시청할 수 있다. 이 둘의 대화를 들으면서 누가 더 사람처럼 말하는지, 인간다운 대화 스킬을 가졌다고 생각하는 봇에게 투표하면 된다.

현재까지는 쿠키가 블렌더봇보다 더 앞서고 있다. 판도라보츠에 따르면 일주일 만에 1만명이 넘는 관객이 투표에 참여했다. 1만5000여 표 가운데 약 79%의 표가 쿠키에게 돌아갔다. 로렌 쿤제 판도라보츠 CEO는 이번 배틀의 추진 배경에 대해 “최첨단 대화형 AI 시스템의 강점과 약점을 드러내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번 AI 챗봇 대결에서는 웹사이트 텍스트 상자에 불과했던 챗봇에게 얼굴과 몸을 선사해 음성이나 문자로만 대화할 때보다 훨씬 생동감 있는 모습을 선보였다. (블렌더봇(Blenderbot)과 쿠키(Kuki) 봇 배틀 유튜브 영상).

하지만 AI가 누구라도 깜빡 속을 만큼 자연스럽고 인간다워지기까지는 아직 갈 길이 먼 듯하다. 2주간의 대결을 보고 있으면 아마 누구라도 이들이 인간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두 챗봇 가운데 누가 더 인간처럼 말하는지 확인하고 싶다면 웹사이트(https://www.twitch.tv/kuki_ai)를 방문해 투표에 참여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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