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 SW 개발자·생물학 박사가 만든 딥러닝 알고리즘
베어ID…4600여장 갈색곰 사진 훈련, 정확도 84% 나타내
환경보호 운동가, 야생동물 서식지 관리자들에게 유용하게 쓰일 것

사람이 아닌 곰의 얼굴을 인식하는 '곰 특화' 안면인식 기술이 등장했다. (사진=Melanie Clapham).
사람이 아닌 곰의 얼굴을 인식하는 '곰 특화' 안면인식 기술이 등장했다. (사진=Melanie Clapham).

안면인식이 사람뿐 아니라 동물에게까지 활용될 수 있을까? 뉴욕타임스(NYT)는 11일(현지시간)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곰을 대상으로 이같은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에드 밀러와 메리 응우엔은 미국 실리콘밸리 소프트웨어 개발자다. ‘사람의 얼굴을 완벽에 가깝게 인식하는 머신러닝 기술이라면 동물에게도 가능하지 않을까’라는 물음이 점점 커졌다. 이들은 캐나다 빅토리아대학교의 멜라니 클래프햄 생물학 박사와 함께 연구에 착수했다. 이른바 ‘베어ID’ 프로젝트가 시작된 것이다.

연구팀은 동명의 소트프웨어를 개발하면서 ‘도그 힙스터라이저’라는 강아지 얼굴인식 및 특징 추출 프로그램을 참고했다. 딥 러닝 기반의 이 프로그램은 다양한 견종 및 크기와 상관없이 눈, 코, 입을 인식해 가려낸다. 응우엔에 따르면 도그 힙스터라이저는 곰 얼굴에도 합리적으로 작용해 프로젝트를 순조롭게 시작할 수 있었다.

도그 힙스터라이저를 기반으로 연구팀은 곰 얼굴인식을 위한 딥러닝 훈련 데이터 세트를 만들었다. 이들은 알래스카 등지에서 DSLR 카메라로 촬영한 4675장의 사진을 조사하고 얼굴 주위에 박스를 그렸다. 수동으로 곰의 눈, 코, 입을 강조함으로써 딥러닝 프로그램이 더 정확히 특징을 인식하기 위함이었다.

(사진=Melanie Clapham). 
(사진=Melanie Clapham). 

연구팀은 이렇게 얼굴 전체를 라벨링 한 후 무작위로 이미지 훈련 및 데이터 세트를 실험했다. 클래프햄 박사에 따르면 베어ID 소프트웨어는 사진 3740장에서 훈련을 받았고 나머지 935장은 곰의 차이를 얼마나 제대로 인식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연구팀이 자체 감독했다.

딥러닝 알고리즘은 눈, 코끝, 귀, 이마 윗부분을 가리키는 독특한 랜드마크를 사용해 곰의 얼굴을 찾는다. 이후에는 얼굴을 회전시켜 얼굴 형상을 추출하고 인코딩과 분류작업을 마친다. 이 시스템은 84% 정확도를 나타내며 알래스카에 환경보호가들이 이름붙인 각기 다른 곰을 정확하게 구분해냈다.

연구팀에게 한 가지 애로사항은 대부분 곰이 비슷한 생김새라는 점이었다. 클래프햄 박사는 “특히나 갈색곰은 얼룩말이나 기린의 반점처럼 지문과 견줄만한 특징을 갖고 있지 않다”며 곰의 신체적 외모를 극복해야만 했다고 말했다.

사람에게 안면인식 기술로 인한 새로운 편향과 인종차별이 생겨났듯 곰 안면인식에도 오류가 발생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독일 프라운호퍼 디지털미디어기술연구소의 알렉산더 로스 엔지니어는 “낮이나 밤에 촬영했는지에 따라 조명 차이로 인해 곰을 잘못 분류할 경우도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사진=Melanie Clapham). 
(사진=Melanie Clapham). 

이같은 결점에 대해 클래프햄 박사는 “내가 헷갈린 곰은 AI도 똑같이 헷갈려했다”며 뇌 신경망과 비슷하게 동작한다는 것을 암시했다. 이어 그는 “앞으로 오픈소스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베어ID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하면서 오류를 바로잡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베어ID를 갈색곰을 시작으로 반달가슴 곰, 나무늘보 곰, 흑곰 등 다른 종류에도 쓰일 수 있도록 개선할 방침이다. 이들은 앞으로 베어ID가 환경보호 운동가들이나 야생동물 서식지 관리자들에게 유용하게 쓰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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