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에게 돈 안쓰고 일만 시킨 결과치" 처우 개선 지적
개발자 인력난 책임 회피 안돼, 기업도 인재 양성 기여해야
바이든 당선 후 '천재 비자' H-1B 확대 "해외로 가자" 반응도

뽑고 싶어도 뽑을 개발자가 없다고? 어이가 없네

사진 = 영화 '베테랑' 중

5만여명이 가입한 텐서플로우코리아와 한국인공지능커뮤니티 등 온라인 개발자 커뮤니티는 17일 △콩을 심지도 않고 콩이 안 나온다고 불평한다 △장비는 돈 주고 사면서 사람에겐 돈을 쓰지 않는다 등 네이버ㆍ카카오 양사 대표의 개발인력 구인난 발언을 성토하는 댓글이 이어졌다.

커뮤니티는 "뽑고 싶어도 개발자가 없다"는 네이버 한성숙 대표의 발언에 대해 노가다로 불리기도 하는 개발자들의 열악한 처우와 개발 환경을 외면한 발언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또 카카오 여민수 대표가 말한 "데이터를 이해하고 가공·분석해 적용할 사람이 필요하다"는 발언에 대해서는 일할 수 있는 조건과 환경을 기업이 조성해주지 않아 발생한 사필귀정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이에 앞서 네이버 한 대표와 카카오 여 대표는 12일 정세균 국무총리와의 제24차 목요대화에서 "기업 경쟁력 측면에서 인력 확보가 중요한데 인력을 뽑고 싶어도 개발자가 없다"고 발언했다. 하지만 소식을 접한 개발 커뮤니티는 "한국을 대표하는 두 기업 대표의 말이 섭섭하고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밤샘 코딩이 일상화 된 IT기업 갑질 문화가 먼저 개선돼야 한다"는 것. 

양대 기업 뿐만 아니라 국내 IT기업들 전반에 누적되어 온 불합리한 개발 관행들이 개선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번 대화를 계기로 높아지고 있는 셈이다.

한 개발자가 꼽은 문제점 4가지

●연봉의 낮은 절대값보다 연봉의 낮은 상승폭:
과거 개발시대 중산층 키우기 전략의 잔재인 호봉제가 녹아있다.

●구시대적 채용 절차:
구글은 CV 전송, 오프라인 미팅 한번으로 간단한 채용 절차.
삼성은 통합 인사사이트, 정형화된 자소서 작성, 형식적인 피티 준비 등 복잡. 

●후려치기 홈 디스카운트:
해외에서 받는 금액의 OO% 밖에 못받음. 고향 메리트가 크지만 홈 디스카운트가 그것을 상회한다.

●기형적인 연봉 구조:
해외 능력에 따라 보스보다 급여가 높은 개발자가 돈을 더 받는 경우가 허다하지만 한국에서는 아직까지 보기 힘들다.

페이스북 개발자 커뮤니티에 글을 올린 B씨는 "인재와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 인수(사례)는 적고 사람만 솎아 데려가려고 하니 (인재 양성이) 잘 안된다"며 기업의 자체적 인력 개발 투자 필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신입 채용 공고 '짤'을 올린 개발자는 "신입 채용 공고를 보면 결국 기업이 경력자의 능력을 가진 인재를 신입 연봉에 뽑겠다는 내용"이라고 지적했다.

개발자 커뮤니티에 올라온 구인 구직 '짤'. 신입 채용에 요구되는 너무 많은 경력 사항(붉은 밑줄)을 비꼬고 있다.
개발자 커뮤니티에 올라온 구인 구직 '짤'. 신입 채용에 요구되는 너무 많은 경력 사항(붉은 밑줄)을 비꼬고 있다.

한편, 미 대선에서 조 바이든이 승리하면서 외국인 전문직 취업비자 (H-1B) 발급 확대가 가시화되면서 "아예 해외 취업으로 방향을 틀어야 한다"는 전망도 나왔다.

해외 취업글에 대해 커뮤니티에서는 "과거 정부에서는 한국인 H-1B 비자 쿼터 확대 협상을 주도한 적도 있다"면서 "이공계 종사자들의 선택 기회 확대와 국내 처우 개선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 등 댓글이 줄을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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