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는 게임 속 당신의 움직임을 알고 있다"
"더 재밌어졌네"…'게임족', AI 몬스터에 열광
엔씨소프트·넥슨·넷마블, 각종 AI기술 개발 중
게임 내 불법행위·욕설 등도 인공지능이 탐지
"AI가 '트롤(비매너 유저)' 잡아낼 수 있을까"

먼저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 1, 2위를 장악한 '리니지' 게임에도 AI기술이 도입됐다. 이번에 리니지2M에 적용된 AI는 자신을 공격해온 캐릭터들의 정보를 수집한다.  (사진=엔씨소프트).
먼저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 1, 2위를 장악한 '리니지' 게임에도 AI기술이 도입됐다. 이번에 리니지2M에 적용된 AI는 자신을 공격해온 캐릭터들의 정보를 수집한다.  (사진=엔씨소프트).

#1 주부 한 모씨(39ㆍ여)씨는 평소 아이들을 어린이집에 등원 시킨 후 여가시간에 모바일 게임을 즐긴다. 검사·마법사 등 직업을 선택해 미션을 수행하는 MMORPG, 격투 콘텐츠게임이다. 한 씨는 게임을 처음 접할 때 어떤 기술(스킬)을 써야할 지, 어떤 아이템을 구매해야 하는지 감이 오지 않았다. 그러던 중 게임 상의 인공지능(AI)에게 도움을 받게 됐다. 강화학습 기반 AI가 각 콘텐츠를 클리어하는 데 필요한 스킬의 조합을 찾을 수 있도록 도운 것이다. 이 때문에 한 씨의 캐릭터는 눈에 띄게 강해졌다. 

#2 이 모씨(23)는 게임이 유일한 취미다. 이 씨는 게임 서버 내에서 소문난 랭커다. 이 씨는 평소처럼 게임에 접속해 친구들과 협동해 몬스터를 사냥 중이었다. 기존 몬스터들은 정형화되고, 둔한 움직임을 보이지만, 보스로 보이는 몬스터의 움직임은 뭔가 달랐다. 이 씨의 공격 패턴을 알고 피하는 듯한 대처들로 보였다. 알고보니 AI가 적용된 보스 몬스터였다. 이 씨는 "인공지능이 접목되니 이제야 저의 실력에 걸맞은 게임 캐릭터가 나타난 것 같다"며 "더욱 집중할 수 있었고, 재미는 두 배였다"고 만족했다.

AI기술이 접목된 리지니2M 이미지. (사진=엔씨소프트).
AI기술이 접목된 리지니2M 이미지. (사진=엔씨소프트).

게임업계는 최근 AI 관련 기술을 게임에 접목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하기 위해 분주하다. 인공지능이 게임 개발과 기획은 물론 게임 속 유저들의 재미를 높이는 장치에도 활용되고 있다. 게임업체들이 AI 기술의 연구 범위를 지속적으로 확대하는 추세라 산업 내 AI의 역할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먼저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 1, 2위를 장악한 '리니지' 게임에도 AI기술이 도입됐다. 이번에 리니지2M에 적용된 AI도 자신을 공격해온 캐릭터들의 정보를 수집한다. 이를 기반으로 게임 내 캐릭터가 어떻게 대응하는 것이 유리한지 판단한다. 리니지2M 사용자들은 AI가 적용된 각 몬스터의 콘셉트와 상황에 따라 매번 새로운 형태의 전투를 즐길 수 있게 된 것이다. 

ETRI 연구진이 모바일 게임 속 행동특성 추출결과를 검토하고 있는 모습.(왼쪽부터 이상광 책임연구원, 장시환 연구원). (사진=ETRI 제공).
ETRI 연구진이 모바일 게임 속 행동특성 추출결과를 검토하고 있는 모습.(왼쪽부터 이상광 책임연구원, 장시환 연구원). (사진=ETRI 제공).

리니지 IP(지식재산권)을 가진 엔씨소프트는 게임업계 내에서 AI기술개발 선두주자로 꼽히고 있다. 약 10년 전 AI 연구 개발을 시작해 현재 200여명의 전문 연구원을 두고 있다.  넥슨과 넷마블도 AI 기술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넥슨은 10년 넘게 서비스하고 있는 여러 게임에 쌓인 게임 행위 데이터를 기반으로 비정상적인 플레이를 골라내는 데 AI를 활용하고 있다.

AI 기술은 '탐지'분야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다. AI가 불법프로그램 사용 등을 분류하고 욕설 등도 가려낸다. 예컨대 AI 기술로 실시간 모니터링을 통해 비정상적으로 플레이하거나 게임 속도를 조정하는 행위 패턴을 탐지한다. 넥슨은 AI가 더 많은 데이터가 쌓일수록 신뢰도 높은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넷마블 AI센터는 마젤란실과 콜럼버스실로 구분해 연구 활동을 이끌어가고 있다. 오인수 마젤란실장, 김동현 AI센터장, 석영민 콜럼버스실장(왼쪽부터). (사진=넷마블 제공).
넷마블 AI센터는 마젤란실과 콜럼버스실로 구분해 연구 활동을 이끌어가고 있다. 오인수 마젤란실장, 김동현 AI센터장, 석영민 콜럼버스실장(왼쪽부터). (사진=넷마블 제공).

넷마블은 2014년부터 게임 퍼블리싱·마케팅 운영 AI화 작업을 목표로 한 콜럼버스 프로젝트를 진행, 지능형 게임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능형 게임을 통해 유저들에게 각기 다른 난이도와 재미를 맞춤형 서비스로 제공하자는 게 목표다.

게임은 명령을 입력하면 그에 따라 캐릭터나 게이머 이외 NPC(Non-Player Character)가 동작하는 전통적 방식의 AI 기술을 사용해왔지만, 최근에는 머신러닝과 딥러닝 등 관련 기술 발전으로 더욱 수준 높은 인공지능 기술이 적용되고 있다.

넥슨 인텔리전스랩스를 총괄하는 강대현 부사장이 2018년 NDC에서 발표하고 있다. 넥슨 인텔리전스랩스는 AI 머신러닝을 통한 서버 성능 개선을 연구하는 등 인공지능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진=넥슨 제공).
넥슨 인텔리전스랩스를 총괄하는 강대현 부사장이 2018년 NDC에서 발표하고 있다. 넥슨 인텔리전스랩스는 AI 머신러닝을 통한 서버 성능 개선을 연구하는 등 인공지능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진=넥슨 제공).

이처럼 게임사들은 게임 개발뿐만 아니라 마케팅, 게임 운영 등 전반에 걸쳐 AI를 활용하고 있는 추세다. 게임 업계 관계자는 “AI 기술 개발은 이제 게임사들에게 빼놓을 수 없는 필수적인 영역이 됐다”면서 “향후 게임사들의 AI 기술 투자나 사업영역 확장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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