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특집 'AI 스타트업'
이미지와 음성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생체 분석의 중국 스타트업
자율주행 차량에 대한 연구가 상대적으로 활발한 미국
진단과 치료 방법의 정확도를 높이고자 시도하는 의료 AI

[편집자주] 인공지능(AI)기술의 발전을 담보하는 주체는 기업이다. AI기업들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그리고 빠르게 성장하고 있기도 하다. 대기업부터 중견기업, 스타트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기업들이 여러 기술 분야에 도전해서 성과를 내고 있다.

열정적으로 도전해서 성과를 내고 글로벌 시장으로 나가고 있는 우수 기업들을 발굴해 소개한다. 발로 뛰어 생생한 모습을 제대로 전달하고자 한다.

(사진=셔터 스톡)
(사진=셔터 스톡)

 

최근 가장 주목받는 스타트업 중 하나가 바로 영국의 그래프코어다. 이 회사는 머신러닝의 학습을 가속하는 하드웨어를 개발하는 기업이다. ‘지식 처리 유닛(Intelligence Processing Unit)’이라는 이름의 프로세서를 바탕으로 서버랙 형태, 혹은 빅타워 데스크톱 형태의 컴퓨터를 만들고 있다. 1U 서버랙 하나에 최대 1페타 플롭스의 처리량을 내기 때문에 짧은 시간 내에 강력한 학습을 반복할 수 있다.

IPU 시스템을 이용하면 자연어처리 훈련 속도에서 GPU에 비해 25%가량 빠르고, 전력 소비는 20% 낮아진다. 컴퓨터 비전에서는 GPU에 비해 응답 속도가 14배 빠르고, 처리량은 15배까지도 높아진다.

인공지능 컴퓨팅 시장은 이미 인텔과 엔비디아가 중심이 되는 전통적인 컴퓨팅 환경에 구글의 TPU를 비롯한 머신러닝 전용 프로세서들이 더해지면서 활발하게 꽃을 피우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 기술은 데이터와 경험을 바탕으로 작은 비즈니스들이 쏟아지기 때문에 대기업 못지 않게 전문성과 빠른 의사 결정을 바탕으로 한 스타트업들의 성장이 돋보인다. 프로세서, 반도체 등의 기술도 대기업만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중국 중심의 생체 AI

인공지능 관련 기술들의 상당수는 미국 기업들이지만 중국 기업들의 약진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특히 중국 기업들은 이미지와 음성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생체 분석과 관련된 비즈니스가 부쩍 눈에 띈다. 중국 정부가 얼굴을 기반으로 감시 체계를 갖춘다는 우려가 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닐 정도다.

하지만 실제 성과나 기술 자체에 대한 신뢰도는 높은 편이고 센스타임의 경우 33억 달러 대의 막대한 투자를 유치할 만큼 관심과 기대도 크다. 시장 환경과 관련된 양면성이 두드러져 보이는 듯하다.

센스타임은 얼굴과 신체 분석을 기반으로 시작한 인공지능 플랫폼이다. 얼굴은 그 자체로 강력한 보안 수단이지만 사람들은 얼굴 표정을 통해 의사를 전달하기도 한다. 센스타임은 필요에 따라 얼굴을 21개, 106개, 240개 포인트로 나누어서 읽어 정확도를 높이고 이를 바탕으로 보안 뿐 아니라 사람별로 사진을 분류하거나, 스마트폰의 뷰티샷처럼 얼굴을 꾸며주기도 한다. 또한 몸의 관절까지 인식해 움직임 뿐 아니라 운동 습관, 방법 등을 알려줄 수도 있다.

센스타임은 비전 컴퓨팅 기술을 바탕으로 비즈니스를 계속 확장하고 있는데, 이미지를 기반으로 CT, MRI 등 정밀 이미지 검사 결과를 분석해 질병을 진단하기도 하고, 자율주행과 인공지능에 기반한 운전석의 고도화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사실상 컴퓨터 비전에 바탕을 둔 기반 기술 공급 플랫폼을 갖춰가고 있다.

클라우드워크도 생체 인식 기술을 갖고 있는 중국의 스타트업이다. 얼굴을 스캔하고, 정확히 인식해 금융과 공공 보안, 항공 등 여러 분야에 활용할 수 있도록 플랫폼을 만들었다.

이 회사는 얼굴을 통한 보안 시스템 뿐 아니라 몸 전체의 형태, 음성, 자연어 처리 등을 복합적으로 개인 식별을 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확장하고 있고, 더 나아가 행동을 분석해 위험 관리부터 인공지능에 기반한 마케팅이나 추천 등에 인공지능이 의사결정을 돕도록 하는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2012년 설립된 유니사운드는 음성 데이터 처리 솔루션 개발 뿐 아니라 음성 인식을 위한 클라우드 플랫폼과 모바일 관련 API를 제공해서 여러 서비스에 접목할 수 있도록 하는 중국의 스타트업이다. 인공지능 스피커를 비롯해 내비게이션 등에 이 기술이 쓰이고, 의료 분야까지 발을 넓히고 있다. 무엇보다 음성을 중심으로 한 클라우드 코어 생태계를 중심에 두고 서비스부터 음성 인식도를 높이는 전용 칩까지 설계하는 확장성이 눈에 띈다.

지금 대세, 자율주행 AI

반면 미국은 다양한 시도 중에서도 자율주행 차량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눈에 띄는 스타트업도 늘어나고 있다. 특히 실리콘밸리가 있는 캘리포니아는 자율주행 차량에 대한 규제가 적은 편이고 이미 구글, 테슬라, 우버 등이 캘리포니아의 도로를 바탕으로 자율주행 기술을 익혔기 때문에 관련 경험과 인재들이 풍부하다.

(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오로라 이노베이션은 자동차가 스스로 움직일 수 있는 인공지능 기반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라이다를 비롯해 레이더, 레이저 센서 등을 통해 받아들이는 주변 사물의 정보를 바탕으로 차량을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각 상황에서 어떻게 움직여야 할지 결정을 내려주는 자율주행 플랫폼이다.

각 국가마다 운전의 습관이 다르고 규제가 다르고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각각의 환경을 최적화할 수 있고, 가상의 환경에서 적절한 차량 움직임을 테스트하고, 학습하는 시뮬레이션 솔루션을 통해 안전성을 높이도록 했다.

오로라는 학습과 주행의 판단을 위해 전용 컴퓨터를 만들기도 한다. 차량에 넣기 좋은 작은 크기에 머신러닝 처리에 최적화된 프로세서를 넣었다. 이 회사는 일반 승용차부터 대형 화물 트럭까지 자율주행에 대한 다양한 경험을 쌓고, 이를 서비스화하며 생태계를 확장해 나가고 있다.

누로(Nuro)는 구글의 자율주행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엔지니어들이 창업한 스타트업이다. 기반 기술은 자율주행과 로봇인데, 이를 통해 화물을 실어나르는 배달 차량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누로는 이미 2018년 첫 번째 차량 R1을 공개해 근거리에 식료품을 무인으로 실어나르는 시범을 보였다. 누로는 슈퍼마켓 체인인 크로거(Kroger)와 제휴를 해서 실제 배달에 대한 실험을 시작했고, 2019년에는 도미노피자와 파트너십을 맺어 본격적인 자율주행 기반의 배달을 준비중이다.

주목받는 AI 스타트업 분야로 로봇 기반의 프로세스 자동화가 있다. 기업에서 반복되는 작업들에 대해 머신러닝으로 학습해서 자동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기술이다. 이 분야는 유아이패스(UIPath)와 오토메이션애니웨어(Automation Anywhere)가 있다.

이 솔루션들은 머신러닝 기술로 업무 프로세스를 학습해서 반복되는 물품 주문이나 데이터 분류 작업, 송장 처리 등 기업 내에서 단순 작업을 줄여주면서 실제 업무 현장에서 활발하게 활용되고 있다. 유아이패스는 100만 달러, 오토메이션애니웨어는 84만 달러 투자를 받을 만큼 눈에 띄는 스타트업이다.

의사와 환자들의 경험 담는 의료 AI

의료의 발전도 놓칠 수 없다. 여전히 세계적으로 의료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질병을 일찍 파악하지 못해 심각한 상태까지 병을 키우는 경우가 많다. 인공지능 기술은 오랫동안 수많은 의사와 환자들이 만들어 놓은 사례와 경험들을 학습하기 때문에 단숨에 세밀한 징후를 파악할 수 있다.

비즈.AI(VIZ.AI)는 뇌의 사진을 읽어 뇌졸중 관련 진단을 돕는 기술을 갖고 있다. 딥러닝 기반의 비전 컴퓨팅 기술을 통해 뇌 안의 혈관을 세세하게 분석하고, 혈관 폐색을 식별해 전문의가 진단을 내릴 수 있도록 한다. 수많은 뇌졸중 증상, 또는 징후를 학습해 사람이 주의 깊게 살펴야 알아챌 수 있는 증상을 초기에 파악한다. 망막에 생길 수 있는 병변이나 녹내장 등에서 쓰이고 있는 기술과 비슷하다.

템퍼스(Tempus)는 막대한 임상 기록, 실험 보호서, 병리 이미지와 방사선 사진 데이터를 기반으로 의사들이 적절한 병 진단을 내리고, 데이터에 기반해 치료 방법을 결정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이다. 템퍼스는 연구 데이터의 확보가 바탕에 깔려 있기 때문에 의료 현장 뿐 아니라 DNA나 RNA, 단백질체 데이터를 분석해서 암이나 종양의 특성을 정확히 분석하기도 한다.

특히 진단과 치료 방법의 정확도를 높이려면 많은 데이터 학습이 필요한데, 템퍼스는 임상 기록을 바탕으로 학습하기 때문에 의료 현장의 다양한 사례에 곧바로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을 제안해 준다. 이를 통해 병원에 따라, 의사에 따라 치료 결과가 다르고, 이에 환자들이 불안감을 높이는 일을 줄이는 기술적 계기가 될 수 있다.

사실상 현재 눈에 띄는 스타트업들 치고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하지 않는 기업을 찾아보기 어렵다. 어떻게 보면 인공지능 스타트업이라는 말 자체가 의미가 없을 정도다. 특히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클라우드와 텐서플로 등의 오픈 프레임워크가 대중화되고, 이 도구들을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기술들이 보편화되면서 아이디어와 목적이 뚜렷하게 움직이는 스타트업들이 더욱 힘을 얻고 있는 추세다.

AI타임스 최호섭 객원기자 work.hs.choi@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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