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현 제로엑스플로우 대표 인터뷰…"1분만에 1시간 수업 준비해"
TTS·STT 등 음성인식 AI 기술 + 단어·숙어 추출, 문장구조·문법 분석 자체 AI 기술
지난해 10월 스타트업 경연 대회 '디데이'에서 우승

기존 유튜브 영상을 이용해 학습용 툴을 만들어주는 제로엑스플로우의 '원아워'
기존 유튜브 영상을 이용해 학습용 툴을 만들어주는 제로엑스플로우의 '원아워'

1990년대 초반에도 교육용 디지털 애플리케이션(앱)은 존재했다. 30년이 지난 지금, 수많은 교육용 앱들이 개발됐지만 여전히 과거의 모습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사용자 편의를 고려하지 않고, 단순히 '콘텐츠'만 제공하기 때문이다. 강의를 위한 교육용 플랫폼도 다수 만들어졌지만, 오히려 교사들의 시간을 더 잡아먹는다.

"수업을 준비하는 선생님에게 더 편리한 플랫폼을 제공할 수는 없을까? 배우는 학생들이 수업을 재미있게 듣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나? 다수의 학생을 편리하게 관리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김홍현 제로엑스플로우 대표는 이같이 "가르치는 선생님과 배우는 학생의 입장에서 생각"하며, 인공지능(AI) 교육 플랫폼 '원아워(1hour)'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김홍현 제로엑스플로우 대표
김홍현 제로엑스플로우 대표

◆ 원아워, '1분 수업 준비로 1시간 수업 가능'한 교육 플랫폼

영어 교육 교습소와 학원을 운영하면서 필요에 의해 프로그램을 개발하게 됐다.

처음에는 강의를 영상화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영상화가 좋은 점은 한번 만들어 놓은 콘텐츠를 계속 사용할 수가 있다는 것.

혼자서 운영한 교습소 단위에서는 이를 통해 자동화가 가능했지만, 규모가 큰 학원에서는 이것이 불가능했다. 

강사들을 다수 고용했는데 강의를 하는 시간보다 강의를 준비하는 시간이 더 들었다. 단어와 문장을 외우게 하기 위해 데이터를 만들어야 한다. 단어집을 만들어야 하고, 빈칸 문제도 하나하나 직접 만들어야 한다.

그렇게 만든 문제들의 품질이 대부분 좋지 않은 경우가 많다.

그래서 문제를 자동화 해주는 솔루션을 찾아봤지만 없었다. 콘텐츠가 자동으로 나오거나, 자동으로 콘텐츠를 만들어주는, 단어 시험을 자동으로 봐주고, 점수도 나오는 프로그램은 존재하지 않았다.

일부 프로그램은 보통 자신들의 콘텐츠를 가지고 그것을 사용하는 형식이다. 우리 콘텐츠를 이용할 수도 없다.

스타트업으로 시작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오프라인에 문제가 생겼는데 이를 온라인으로 해결해보자는 생각에 시작했다.

김홍현 대표는 "원아워는 선생님이 1분만 수업을 준비하면, 1시간 수업이 가능한 플랫폼"이라고 설명했다.

제로엑스플로우는 이를 위해 음성인식 AI 기술인 TTS(Text to Speech), STT(Speech to Tesx)를 도입했으며, 단어, 숙어 추출과 문장구조와 문법을 분석하는 AI 기술을 개발했다.

관리시스템에서 선생님은 플랫폼에 제공되는 강의 자료를 선택한다. 자료는 강의를 위해 만들어진 자료를 사용할 수도 있지만, 유튜브나 비메오(Vimeo)에 제공되는 재미있는 외국어 영상을 선택할 수도 있다.

원아워는 STT 기술을 이용해 새로운 영상의 영어 음성을 텍스트로 변환한다. 학생들은 영상을 들으며 제공되는 영어 텍스트를 읽을 수 있다.

또한 TTS 기술을 이용해 텍스트로 주어진 강의자료를 음성으로 변환한다. 학생들이 궁금해하는 단어도 바로 읽어준다.

단순히 읽는 것에서 끝나지 않는다. 제로엑스플로우에서 개발한 AI 기반 단어, 숙어 추출 기능으로 주요 단어·숙어를 익힐 수 있다. 문장구조와 문법까지 인식하는 AI 기술로 주요 내용을 비우는 '빈칸 퀴즈'도 자동으로 생성한다.

앱으로 만들어 팔거나 스타트업을 만들자는 생각은 안 했다. 학원에서 잘 돌아가는 것을 목표로 시작했다.

그래서 학생들과 교사들이 원하는 것을 순차적으로 만들었다.

처음에는 단어 시험을 자동화했다. 이어 학생들이 "단어를 외국인처럼 읽어줄 수 없나요"라고 물어, AI 기반 TTS 기술을 더해 발음을 지원했다.

단어를 해결하니까 다음은 문장이었다. 교과서 문장을 빈칸이 자동으로 임의의 영역에 생성되고, 그 문장을 들으면서 배울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또 기존 문제 풀이는 교사들이 하나하나 채점해야 했다. 그래서 학습모드를 개발했다. 학생들이 문제를 풀다 틀리면 바로 빨간색이 뜬다.

완전 자동화를 만들었다.

"재미있게 수업을 할 수 없을까?"라는 생각에 다음 도전을 시작했다. 유튜브를 통해 영어 콘텐츠를 자동으로 생성한다.

여기까지 만들어지니까 세상이 평화로워졌다. 강사가 개입하지 않아도 학생들이 스스로 공부하는 환경이 만들어진 것이다.

◆ 원아워는 어떤 플랫폼인가?

원아워는 제로엑스플로우의 두번째 플랫폼이다.

김홍현 대표는 "이전 모델이 강의 이전의 모든 것을 해결해줬다면, 원아워는 강의를 포함한 모든 것을 도와주는 것"이라며 "1시간 수업을 어떻게 하면 AI가 도와줄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 만들어졌다"고 원아워를 만든 취지를 설명했다.

김 대표는 "원아워에 모든 오프라인 교재나 콘텐츠를 제약없이 디지털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말했듯 유튜브와 비메오와 같은 공개된 콘텐츠를 교육용 자료로 이용할 수도 있으며, 기존의 강의 영상이나 교재를 업로드해 사용할 수도 있다는 것.

원아워 주요 기능 소개 (영상=제로엑스플로우 채널)

코로나19로 비대면 교육이 많아졌지만, 여전히 많은 교육은 교육과 상관없는 플랫폼을 통해 제공된다. 

유튜브에 강의를 올릴 수 있지만 문제를 함께 푸는 것이 아닌 일방적인 통로라는 단점이 있다. 문제를 풀거나 올려주는 플랫폼들도 있지만, 해당 기업의 단일 IP(지적재산)만 제공되며 문제 역시 한정적이다. 

문제를 푸는 학생에게는 그래도 유용하게 사용되겠지만, 문제를 준비하는 교사 입장에서는 불편할 수밖에 없다.

제로엑스플로우에 따르면 원아워는 5만개 학습 가능한 문장, 단어, 수준별 데이터 라벨링과 2000개 유튜브 학습영상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다. 이것만으로도 수업을 하는 데 지장은 없다는 것.

김 대표는 여기에 교사들이 원하는 자료를 바탕으로 문제를 만들 수도 있게 만들었다. 원아워 플랫폼을 이용하는 교사 개인은 물론, 초중고등학교, 대학교, 학원, 출판사 등 교육을 제공하는 모든 주체들이 자신만의 문제를 만들 수 있다.

실제로 제로엑스플로우는 교육청을 비롯해, 학원, 대학 등 다양한 교육기관들과 협업을 진행 중이다. 해당 기관들은 원아워가 제공하는 기본 플랫폼을 이용할 수도 있고, 원아워 솔루션으로 자신들만의 교육용 사이트를 구축할 수도 있다.

제로엑스플로우는 중소벤처기업부와 교육부 에듀테크 멘토링 사업에 비대면 서비스 바우처 공급기업으로 선정됐다. 약 1만개 전국 초·중·고에서 원아워 플랫폼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스타트업이 아니었지만, 제로엑스플로우는 어느덧 제대로 된 스타트업으로 성장했다. 

지난해 10월 디캠프(센터장 김홍일)가 10월 31일 이지스자산운용과 함께 개최한 디데이에서 제로엑스플로우는 올라핀테크(대표 김상수)와 함께 공동 우승했다. 123개 기업이 지원한 대회에서 60대 1의 경쟁률로 1위 자리를 차지한 것.

지난해 9개 학교, 26개 학원 3480명의 학생들이 제로엑스프로우 서비스를 사용했다. 올해는 학교와 학원에 총 300개 이상의 서비스를 보급하며 10억원 이상의 매출을 목표로 한다.

AI타임스 양대규 기자 yangdae@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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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노트
김홍현 대표가 AI 기반 교육 플랫폼 개발을 시작한 계기 중 하나가 바로  '칸아카데미(Khan Academy)'다.

칸아카데미는 인도계 미국인 살만 칸(Salman Khan)이 만든 무료 교육 사이트다.

살만 칸은 멀리 떨어진 조카에게 수학을 가르쳐 주기 위해 유튜브에 동영상을 올리기 시작했다. 재미있고 이해가 잘되는 영상에 많은 사람이 그의 유튜브를 보고 공부를 시작했다.

이를 배경으로 칸은 비영리단체인 칸아카데미를 설립했다.

이후 빌 게이츠가 그의 아들과 함께 칸의 강의를 듣고 효과를 보면서 후원을 했으며, 많은 사람의 투자와 자원봉사자로 전 세계 사람들을 위한 무료 교육사이트로 성장했다.

구글의 세상을 바꿀 5가지 아이디어 중 하나로 선정돼 200만달러 지원을 받았으며, 구글 기술력을 더해 다양한 기능들을 제공하는 사이트로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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