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AAI 2021 워크숍 ‘포스트 코로나 시대 교육, AI로 설계하다’서 발표
국내 에듀테크 스타트업 뤼이드 주최...기업으로서 이례적
교사 인력 부족·교육 불평등 문제 개선...AI만의 개인 맞춤형 학습 제안

뤼이드 AAAI 워크숍에서 발표한 미래학자 토마스 프레이
뤼이드 AAAI 워크숍에서 발표한 미래학자 토마스 프레이

“2030년 세계 최대 테크 기업의 주요 사업은 교육 분야가 될 전망이다. 아직 우리가 들어본 적 없는 기업이 주인공이 될 수 있다.”

미래학자 토마스 프레이(Thomas Frey)가 에듀테크 산업을 10년 뒤 글로벌 핵심 분야로 꼽았다. 특히 인공지능(AI)이 부족한 교육 인력 보충과 교육 불평등 개선에서 활약할 것으로 예측했다.

반면 인간 선생님 없이 AI 만으로 이뤄지는 교육 시스템은 현실화되기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의료를 포함한 여타 전문분야에서와 같이 AI는 교사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보조하면서 교육현장을 개선할 전망이다.

지난 9일(현지시각) AAAI 2021에서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교육, AI로 설계하다’라는 주제로 워크숍이 열렸다. 국내 에듀테크 기업 뤼이드가 주최한 이 행사에는 교육·AI 전문가부터 미래학자까지 다양한 업계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장영준 뤼이드 대표를 비롯해 미래학자인 토마스 프레이(Thomas Frey) 다빈치연구소장, 교육인공지능학회 EDM 설립 멤버인 닐 헤퍼난(Neil Heffernan) WPI 컴퓨터공학 교수, 오바마 행정부 교육부 차관을 역임한 마사 칸터(Martha Kanter), 스탠포드대 교육학 교수인 엘리자베스 베일리 코즐스키(Elizabeth Bailey Kozleski) 등이 한데 모여 교육 AI를 주제로 의견을 나눴다.

이날 행사에서 미래학자 토마스 프레이는 10년 후 테크 기업의 주력 사업이 교육 분야가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워크숍 발표 중인 미래학자 토마스 프레이
워크숍 발표 중인 미래학자 토마스 프레이

토마스 프레이에 따르면 미래에 우리는 자신의 현재 상태보다 향후 발전 가능성에 더욱 주목하게 된다. 학생뿐만 아니라 보다 많은 사람들이 교육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는 의미다.

교육 분야에 적용될 기술 중에서도 AI를 중요하게 언급했다. 특히 코로나19로 심화된 교육 불평등 문제를 해결할 방법으로 주목했다.

프레이는 “지식에 대한 수요는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지만 적절한 시간과 장소에 충분한 교사가 공급되지 못하고 있다. 아프리카, 시리아, 아마존 열대지역에 가고 싶어하는 교사들은 찾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코로나19가 유행 이후에는 미국에서만 30% 정도 학생들이 학교에 나가지 못하고 교육을 완전히 중단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교육 인프라를 적절히 공급해 미래를 위해 필요한 것들을 배울 수 있다면 향후 우리 사회 니즈 중 상당부분을 충족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장영준 뤼이드 대표도 코로나19가 교육에 미친 부정적인 영향을 강조했다. 장 대표는 “코로나19 확산 정도가 가장 높은 시기에 전세계 16억명, 약 90% 학생들이 학습에 방해를 받았다. 전염병 상황 이전에도 2억6000만명 학생들이 학교 교육을 받지 못했다”며 “AI가 교육에서의 불평등 문제를 개선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AI, 인간 교사 대체가 아닌 보조책

AI가 부족한 교육 인력을 보충한다고 해서 인간 교사를 완전히 대신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인간 교사를 대체하는 'teacher-less education'이 아니라 기존 교사가 진행하는 수업을 돕는 ‘augment education’ 방식으로 AI가 접목될 예정이다.

개인 분석·예측 툴로 새로운 학습 전략을 제시하는 것처럼 AI만이 할 수 있는 역할을 접목하되, 교육에서의 핵심이 교사와 학생 간 소통·관계인 것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엘리자베스 베일리 코즐스키 스탠포드대 교육학 교수는 “모든 학생들에게 적용할 수 있는 단 하나의 적절한 교육 방법은 없다. 다양한 학생들 각각에 맞는 학습 방법이 필요하다”며 AI 역할을 강조했다.

특히 관찰(observe) 기능을 통해 AI가 교사로 하여금 학생 개개인에 보다 집중할 수 있게 도울 수 있다는 설명이다. 코즐스키 교수는 “학생들의 눈, 몸 움직임을 보고 주저함, 반복 등 반응을 관찰한다. 예를 들어 원격 수업에서 스크린 어디를 주로 클릭하는지를 파악하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AI를 통해 가능한한 모든 선택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 학생들 각자의 출신 지역, 관심사, 동기저하요인을 파악하고 각 상황에서 어떻게 느낄지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 작년 교사, 학생, 가족을 대상으로 비대면 수업에서 필요한 점을 조사한 결과, 모두가 입을 모아 얘기한 점”이라고 말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교육 AI를 주제로 토론 중인 전문가 4명.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미셸 베런트, 카산드라 헤링, 낸시 르윈, 존 위트너.
포스트 코로나 시대 교육 AI를 주제로 토론 중인 전문가 4명.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미셸 베런트, 카산드라 헤링, 낸시 르윈, 존 위트너.

교육 재단인 벨크 파운데이션(Belk Foundation)의 카산드라 헤링(Cassandra Herring) 박사는 인간 교사 없는 교육(teacher-less education)이 성립될 수 없음을 분명히 했다.

헤링 박사는 “AI 역할은 교육 현장에서 단순반복적인 업무를 처리하고 AI만이 할 수 있는 역할로 교사를 돕는 것이다. 이로써 교사는 시간적 자율성을 보다 확보하고 학생들과 다른 일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AI와 같은 기술이 특별히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교사들은 자신의 역할을 어떻게 재정의할 것인지 고민해볼 시점”이라고 전했다.

코즐스키 교수도 “교육자들은 단순히 정보 전달자가 아니다. 인생에서의 경험과 도전에 대한 중재자이자 큐레이터라고 할 수 있다”며 “AI를 교육현장에 접목하는 것은 지식 축적에서 지식 개발로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 AI 현실화하려면...기술 격차 개선·데이터 확보·오픈소스화 필요

교육 AI 역량을 실제 현장에서 제대로 발휘하기 위해서는 기술 격차 해결이 가장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전 미국 교육부 차관인 마사 칸터는 “AI를 비롯한 기술이 교육에 혁신을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은 증명됐다. 하지만 이러한 기술은 미국 전역의 학교, 대학에서 불평등하게 적용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최신 IT 학습툴과 플랫폼을 도입할 예산이 충분한 학교도 있다. 반면 와이파이와 같은 기본적인 기술 인프라도 갖추지 못한 곳들도 많다. 지역 간 기술 격차를 메우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코즐스키 교수도 “인터넷,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등 보편적인 기술에 우선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을 만들지 않으면 진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AI 학습에 사용가능한 데이터 확보도 교육 AI 실현을 위한 핵심 요소로 언급됐다. 존 위트머(John Whitmer) IES 선임연구원은 “질 좋은 데이터를 확보하고 이를 보급하는 것이 어렵다. 예를 들어 학생들의 학습 반응에 대한 텍스트 데이터를 얻는 것도 어려워 연구 현장에서는 10년 전 데이터를 쓰기도 한다”고 말했다.

마사 칸터도 “학교에서 모은 방대한 학습 데이터는 교육 발전을 위한 아직 캐지 않은 금과 같다”며 교육 AI 연구와 활용을 위한 데이터 중요성을 강조했다.

데이터뿐만 아니라 AI 모델 또한 오픈소스화 돼 불필요한 개발 비용을 줄여야한다는 주장이다. 위트머 연구원은 “AI 연구 인프라 구조, 특히 오픈소스가 중요하다.

예를 들어, 최근 예측 모델만 5~6개 정도 접했는데 모두 그래디언트 부스트 머신을 사용했다. 1, 2개 모델이 만들어지면 오픈소스 자료를 이용해 파이프라인 요소만 개선하는 것이 효율적일 것”이라고 전했다.

 

AI타임스 박성은 기자 sage@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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