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싸지만 정밀 식별 라이다 vs 형체 인식 어렵지만 악천후 강한 레이더
테슬라 vs 웨이모·샤오펑 등 자율주행차 업계 갈라놓은 논쟁
국내 자율주행차 기업도 집중하는 이미지 센서 달라

(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라이다(LiDAR)와 레이더(RADAR). 이름도 비슷하다. 하지만 글로벌 자율주행차 업계를 갈라놓을 만큼 둘은 다르다.

라이다와 레이더는 한마디로 자율주행차의 ‘눈’을 담당하는 이미지 센서다. 이중 무엇이 더 효율적인가 하는 문제를 놓고 업계에서는 해묵은 논쟁을 이어왔다.

2019년 일론 머스크는 테슬라 자율주행 시연행사 당시 “라이다는 멍청이들의 심부름(LiDAR is a fool’s errand)”이라며 라이다에 회의적인 입장을 표했다. 이에 테슬라는 레이더만을 탑재한 자율주행기술 FSD(Full Self-Driving)을 개발, 출시했다.

반면 구글 웨이모와 중국의 테슬라라고 불리는 샤오펑(Xpeng) 등은 라이다가 자율주행에 필수 요소라고 말한다.

내로라하는 자율주행차 업계 거물들도 의견이 갈리는 라이다와 레이더. 둘은 대체 뭐가 다를까?

◆라이다&레이더, 대체 뭐길래?

라이다 센서(사진=셔터스톡)
라이다 센서(사진=셔터스톡)

둘의 가장 큰 차이라면 사물 보는 방법이다. 사람의 눈은 반사된 태양광을 매개로 사물을 본다. 라이다의 경우 레이저(빛), 레이더는 전파를 매개체로 삼는다.

라이다(Light Detection And Ranging)는 고출력 레이저 펄스를 발사해 레이저가 목표물에 맞고 되돌아오는 시간을 측정한다. 이에 사물간 거리, 형태를 파악한다. 비행시간거리측정(ToF·Time of Flight) 기술이라고도 불리는 이유다.

레이더는 라이다와 동일한 방식으로 작동하지만 레이저 대신 전파를 이용한다는 점에서 다르다. 전파를 발사해 물체에 맞고 되돌아오는 데이터로 물체의 거리, 속도, 방향 정보를 파악한다.

전파 도달 거리에 따라 단거리, 중거리, 중장거리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전파의 파장이 길수록 도달할 수 있는 거리가 길어진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정확도는 떨어진다는 약점도 있다.

◆라이다 vs 레이더 장단점 비교

사물을 인식하는 방법이 다른 만큼 성능에도 차이가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만큼 어느 센서가 더 우월하다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

이에 분야별로 라이다와 레이더의 장단점을 비교해본다.

①정밀도: 라이다 Win

‘정밀도’ 면에서는 라이다가 앞선다. 라이다가 자율주행자의 이미지 센서로 주목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라이다는 직진성이 강한 1550nm 근적외선을 이용한다. 강한 직진성 덕에 레이저가 사물에 맞고 돌아오는 동안 왜곡이 발생하지 않는다. 이에 대상을 보다 정밀하게 인식한다. 오차 범위가 mm~cm에 불과할 정도로 정밀 관측이 가능하다.

라이다는 거리를 비롯해 폭과 높낮이 정보까지 측정해 대상을 3차원으로 인식한다. 정밀도를 높이는 요인이다. 라이다 센서는 레이저를 여러 갈래로 쪼개어 발사한다. 16, 32, 64개 등 나눠지는 레이저 채널 수가 높아질수록 세밀한 인식이 가능하다. 이에 도로 환경을 3D 맵핑하는 데도 용이하다.

(사진=Popular Science)
(사진=Popular Science)

반면 레이더는 사물의 정확한 형체까지 인식하지는 못한다. 전자파가 되돌아오는 신호를 기반으로 사물 간 거리, 속도, 방향 등을 예측만 가능하다. 이에 주변 물체를 인식할 수 있는 광학 카메라와 함께 작동해야 한다.

②가성비: 레이더 Win

자율주행차 업계에서 라이다가 환영받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비싼 가격’ 때문이다.

2010년 웨이모가 처음 자율주행 기술을 선보였던 당시 라이다 센서의 가격은 7만5000달러(약 8200만원)에 달했다. 웬만한 차량 한 대보다 비싼 가격이다.

이후 2019년 허니콤(Honeycomb)이라는 라이다 유닛을 자체 개발했지만 7500달러 가격으로 여전히 고가였다. 일론 머스크는 라이다를 “비싼 (쓸모없는) 맹장”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이런 탓에 벨로다인(Velodyne)을 비롯한 라이다 센서 생산 기업은 단가 낮추기에 매진하고 있다. 올해 CES2021에서 벨로다인은 100달러(약 11만원)짜리 라이다 센서를 선보였다. 기존 360도 관측이 가능하던 라이다 센서의 시야각을 좁히고 성능을 낮춘 대신 가격 경쟁력을 보완하는 시도였다.

③외부 환경 극복: 레이더 Win

(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레이더는 라이다에 비해 비, 안개 등 악천후에 강하다. 날씨가 좋지 않으면 라이다의 성능은 대개 떨어진다.

전파의 경우 광파에 비해 물체에 닿았을 때 흡수되는 정도가 적다. 이에 외부 환경에 방해도 덜 받는다. 레이더가 악천후에서도 작동해야 하는 전투기, 전투함 등에 활용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④디자인: 레이더 Win

라이다 센서는 레이더에 비해 소형화 기술이 발달하지 못했다. 이에 차량에 탑재할 때도 외관에 드러난다. 웨이모의 자율주행차를 보면 차량 루프탑에 라이다 센서가 달려있다.

(사진=웨이모 홈페이지)
(사진=웨이모 홈페이지)

반면 FSD 기능이 탑재된 테슬라 차량의 경우 12개의 레이더 센서를 탑재하고 있지만 외적으로는 남다른 특이점을 찾기 어렵다.

⑤감지 거리: 무승부

라이다는 30m에서 200m 범위 내 물체를 감지한다. 하지만 30m 이내 근접해있는 물체를 식별할 때는 성능이 떨어진다.

레이더의 경우 주파수에 따라 감지할 수 있는 거리가 다르다. 중장거리 레이더의 경우 150~200m 이상 감지 가능하다. 단거리 레이더는 100m 이내 거리를 감지한다.

하지만 감지 거리가 늘어날수록 시야각은 줄어든다. 중장거리의 경우 40도 안팎으로 좁고, 단거리는 100도 이상으로 상대적으로 더 넓다.

한편 차량 바로 근접한 초단거리의 경우 라이다, 레이더 보다는 음파를 기반한 초음파 센서가 주로 활용된다.

◆국내 기업의 선택은?... 라이다·레이더 라이벌만은 아냐

테슬라, 웨이모 등이 이미지 센서 선택을 놓고 입장이 갈리듯 국내 기업들도 저마다 주목하는 센서가 다르다.

1월 자율주행차 기술 기업 뷰런테크놀로지는 차량에 라이다 센서만을 탑재해 자율주행에 성공한 바 있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최대속도 100km로 약 410km를 운전했다.

(사진=뷰런테크놀로지)
(사진=뷰런테크놀로지)

광주과학기술원 박사과정 연구원이 모여 설립한 스타트업 에스오에스랩은 자율주행차 광각 고정형 라이다 기술을 개발한다. 라이다 센서 렌즈의 화각을 고도화해 최대 180도 시야각을 구현한다. 올해 CES2021에 참여해 차량용 라이다 기술을 선보여 혁신상을 수상한 바 있다.

반면 국내 포티투닷은 카메라와 레이더만을 조합해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한다. 올해 상반기 서울 마포구 상암지구에서 완전자율주행을 뜻하는 레벨4 자율주행 시범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뷰런테크놀로지와 포티투닷 모두 한 가지 센서만을 고집하는 건 아니다.

뷰런테크놀로지 측은 라이다 센서를 집중 개발해 향후 타 회사의 기술과 자율주행 융합 솔루션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라고 밝혔다.

포티투닷 역시 현재는 가격 문제로 라이다를 고려하지 않을 뿐, 향후 가격 인하 시 ‘라이다+카메라+레이더’를 고려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렇듯 라이다와 레이더 그리고 카메라를 합쳐 센서 퓨전(Sensor Fusion)을 이루고자 하는 노력도 있다. 라이더와 레이더가 결코 대척점에 있는 것만은 아니다.

날씨 등 환경 변화에 취약한 라이다를 대신해 레이더가 그 역량을 대신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사물의 정밀 인지도가 떨어지는 레이더의 기능은 라이다가 대신할 수 있다.

AI타임스 장희수 기자 heehee2157@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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