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의료 분야 가상현실(VR) 콘텐츠 제작이 주사업
외상 후 스트레스 극복 돕는 VR 의료기기 개발 한창
VR 콘텐츠, 디지털 치료제로 인정받아야 출시 가능
디지털 치료기기 국내 허가 전무…치료 효과성 입증 관건

윤필엽 스튜디오코인 기술이사는 AI타임스와 인터뷰에서 "교통사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앓고 있는 환자들의 재활을 돕기 위해 최적의 VR 디지털 치료기기를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VR 콘텐츠 제작기업 ㈜스튜디오코인이 최근 헬스케어 분야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다. 광주에 기반을 둔 이 업체는 최근 교통사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앓고 있는 환자들의 재활을 돕기 위해 디지털 치료기기를 개발했다. 광주에서 최초로 디지털 의료기기 임상시험 허가를 받은 점도 괄목할 만하다. 이어 스튜디오코인은 전남대학교 임상시험실에서 첫 임상시험 대상자를 통해 사용성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튜디오코인의 기술개발은 윤필엽 기술이사가 이끌고 있다. 윤필엽 기술이사는 최근 AI타임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제는 VR 치료를 통해 교통사고로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환자들이 빠르게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위해서는 식약처에 의료기기로 승인을 받아야 하는 등 넘어야 할 산도 많다”며 “반면 상용화만 가능하다면 환자의 사고경험과 유사한 환경을 최대한 재현해, 사람이 복용하는 약보다 더 큰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다”고 전망했다.

전남대학교병원 임상심리실험실에서 교통사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치료를 위한 디지털 치료기기 사용성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테스트에서는 전남대학교 정신건강의학과 이희준(가운데) 석사과정이 VR기반 디지털 의료기기를 직접 체험했다. 스튜디오코인 윤필중 과장(왼쪽), 김주완 전남대학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오른쪽). (사진=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 제공).

Q. 개발 배경에 대해 듣고 싶다.

“그동안 교육용 VR·AR 콘텐츠를 개발해왔다. ‘AI 중심도시 광주’ 정책에 힘을 싣을 수 있는 사업을 해보고 싶었다. 고민을 거듭했고, 광주의 4대 전략 사업 중 하나인 ‘헬스케어’ 분야 콘텐츠를 개발하기로 마음먹었다. 의료 분야는 잘 모르는 영역이다 보니 아이템 선정이 어려웠다. AI 기업인 메가테라퓨틱스와 의료부품전자연구원과 미팅을 거듭하면서 아이템을 논의했다. 이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치유할 수 있는 기기를 만들자고 의견을 모았다.”

Q. 임상시험은 어떻게 진행하고 있나.

“임상시험심사위원회(IRB)의 승인을 받아 임상시험에 돌입했다. 기기 개발은 메가테라퓨틱스와 협업해 제작 중이다. 사용성 평가는 김주완 전남대학교 심리상담 교수가 담당하고 있다. 절차를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VR 개발 기기가 들어서 있는 전남대학교병원 임상심리실험실에서 사용성 평가가 실시된다. 평가 대상자는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는 환자를 병원에서 선정해준다. 담당 의사가 참관한 가운데 대상자 체험이 실시된다. 이후 거듭된 체험의 평가성 설문조사를 데이터를 통해 콘텐츠를 보완해 나가는 형식이다.”

윤필엽 스튜디오코인 기술이사는 환자들의 재활 효과를 높이기 위해 몰입도를 극대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Q. 임상시험 과정에서 염두에 둔 점은.

“환자들의 사고 유형이 다양하다. 그렇기 때문에 가상현실 속 사고 유형이 다양해야 한다. 이를 염두에 두고 몰입도를 높이기 위해 그래픽 요소에 신경을 많이 썼다. 사용자가 어떤 차를 운전했는지, 어떤 도로를 운행했는지, 어느 구간에서 사고가 났는지, 상대 차량은 어떤 종류인지, 색상은 무엇인지 등 아주 세밀하게 구성했다. 이러한 장치들을 통해 환자가 VR 환경에 몰입하고, 사고 당시의 트라우마를 빠르게 극복하는 것이 핵심이다.

Q. 현재 임상시험이 한창 이뤄지고 있는데, 개발 과정에서 어려운 점은 없나.

“개발 초기에는 VR콘텐츠로서 퀄리티를 높이는데 집중했다. 사고를 다시 체험해야 하는데, 3D그래픽 질이 떨어지게 되면 사용자가 몰입할 수 없다. 이런 부분들은 굉장히 주의를 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전체적인 맵을 국내 환경 도로를 운전할 수 있도록 느껴질 수 있게 설계를 했다. 그래픽 퀄리티도 실제 운전을 하고 도로주행 하는 느낌을 주기 위해 노력했다.

앞으로도 고민해야 하는 과제가 있다. 개발 비용과 효과성 입증이 관건이다. 임상시험이 마무리 되는 2022년 11월까지 탄력 있는 시험이 진행돼야 한다. 그러나 개발 비용이 만만치 않은 점도 걸림돌이다. 특히 실제 의료기기로 사용돼야하기 때문에 치료 효과성 입증도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

윤필엽 스튜디오코인 기술이사는 AI타임스와 인터뷰를 통해 "국내서 식약처 승인 받기가 매우 어렵다"며 "끊임없이 노력해 이를 극복하고, 개개인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제품을 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Q. 현재 시험 중인 기술이 사회에 어떤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하는지.

“PTSD는 현재 심리 치료를 중심으로 진행이 되고 있다. 교통사고를 겪는 사례는 여러 가지가 형태가 있다. 사고 유형이 다양한데, 개인차도 심하다. 어떤 환자는 특정 상황에서 공포를 심하게 느낀다거나, 공황장애와 같은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같은 상황을 놓고도 환자마다 심리적 압박감의 차이와 스트레스의 차이도 크다고 한다.

“그런 측면에서 노출 치료가 재활에 큰 역할을 한다. 현재 심리 치료는 사고를 겪었던 상황을 떠올리게 해 상상노출을 시도하는 것이다. 환자를 상황 속에 반복적으로 노출시키면서 스트레스를 완화하는 것인데, 이는 심리 상담사의 설명과 사고경험자의 상상으로 진행됐다. 실제 치료라 해서 차량을 본다거나 그게 사고와 직접적인 부분이 결여돼 효과가 크지 않다. 이제는 VR을 통해 실제 사고 상황과 유사한 체험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결국 사회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날로 늘어가는 PTSD 환자들을 돕는 게 주된 목표라고 볼 수 있다.”

Q. 언제쯤 정식 디지털 의료기기로 널리 쓰일 수 있을까.

“먼저 임상시험 기간 동안 얻어진 데이터를 통해서 식약처에 의료기기로 승인을 받아야 한다. 디지털 의료기기가 식약처에 승인받은 사례는 국내에 전무하다. 외국의 경우 어린이를 대상으로 ‘주의력 결핍 치료’로 디지털 기기가 인증을 받은 제품으로 출시되고 있다. 그러나 국내는 승인받기가 매우 어렵다. 승인만 받을 수 있다면 즉각 시중에 출시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Q. 앞으로의 계획은.

“첫 번째는 의료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효과적인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이다. 나아가 병원 용도 외 개인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제품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향후 이러한 심리케어시스템이 청소년 및 특수 직업군을 대상으로 확대되고, 교통약자들의 운전 훈련 등 다양한 영역으로 뻗어나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AI타임스 구아현 기자 ahyeon@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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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노트
광주 한 기업에서 교통사고 후유증을 겪고 있는 환자를 치료할 디지털 치료기기 개발이 한창이다. 최근 광주지역에서 첫 디지털 의료기기 임상시험 허가를 받아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다양한 사용자 경험을 바탕으로 몰입도 높은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계속해서 보완을 하고 있다. 개발에서 이 치료제가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 입증하는 것이 관건이다. 개발의 속도를 높여 추후 광주 지역 첫 디지털 치료기기로 인증받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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