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파이 추천부터 표절 여부까지 AI 활용
한국인이 가장 애용하는 음악 플랫폼, 유튜브
협업과 콘텐츠 기반 알고리즘으로 맞춤형 서비스

편집자 주

'콩나물' 이어폰이나 헤드폰에 수십만원을 투자하고, 매월 유료 스트리밍 서비스 결제가 낯설지 않다. 음악 시장이 크게 바뀌고 있다.
코로나19로 촉발된 '집콕'으로 언택트(Untact)와 온택트(Ontact)가 조화를 이룬 소위 '음악 전성 시대'가 도래한 것.

관련 기업 매출과 주가는 연일 상승 추세에, 수준 높은 인력과 거대 자금이 유입되면서 더 우수한 상품과 서비스가 나타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있다.

▲음원 손실이 적은 녹음 기술 발달 ▲가상악기(VSTI) 만으로 실현 가능 ▲스마트폰 보급ㆍ발전 ▲통신 속도 향상으로 언제 어디서나 음악을 듣는 시대. 메타버스(Metaverse) 공간에서 신곡 발표, 쇼케이스가 진행되는 디지털 음악 시장의 바탕에는 AI(인공지능) 기술과 IT(정보통신) 기술이 깔려 있다.
 

◇특별취재팀: 팀장 권영민, 최명현ㆍ정윤아ㆍ박혜섭ㆍ장희수 기자

전 세계 음악시장은 AI와 함께 한다. AI는 조력자이자 때로는 실연자로 대중 앞에 선다, AI 작곡가나 로봇 밴드, 아바타 걸그룹으로.
 

4차 산업혁명의 시대는

예측하기 힘든 현재 진행형의 모습이다.

권오성 대중음악평론가 - <4차 산업혁명과 음악 산업 트렌드 변화>

 

◆ 유튜브의 추천 알고리즘, 협업과 콘텐츠
오픈서베이 콘텐츠 트렌드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인이 가장 애용한 음악 플랫폼은 유튜브. 25.1%를 기록하며 국내 개발 플랫폼 멜론을 앞질렀다. 매월 정액제를 지불하는 유튜브 프리미엄 회원이 되면 자동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유튜브 뮤직은 내가 검색한 기록에 따라 맞춤형 추천음악을 제시하며 ‘알고리즘 늪’에서 헤어 나올 수 없게 만든다.

유튜브를 개발한 구글은 추천 알고리즘 방식을 공개하지 않는다. 기업 경쟁력 핵심이 곧 알고리즘 구축 방식에 있기 때문. 그러나 IT 전문가들이 밝혀낸 바에 따르면 유튜브 플랫폼에서 나만의 맞춤형 알고리즘은 크게 ▲협업 ▲콘텐츠 기반 필터링 등 두 가지 방식을 통해 완성된다.

협업 방식은 사용자 취향에 딱 맞는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 비슷한 성향의 다른 사용자가 좋아하는 콘텐츠 역시 추천 목록에 띄우는 방법이다. 한 예로 보이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음악과 콘서트 영상을 자주 보는 A씨는 어느 날 추천 목록에 클래식 음악이 뜬 것을 발견했다. 유튜브 알고리즘이 A씨와 비슷한 취향의 다른 사용자가 즐겨듣는 음악을 추천해 줬기 때문이다.

(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BTS 음악과 클래식 음악은 언뜻 보기에 어울리지 않는다. 그러나 ‘블랙스완(Black Swan)’에 꽂혀 그 음악을 여러 번 들었다면 비슷한 분위기의 클래식 음악 하나쯤은 추천 리스트에 올라가게 된다. 유튜브는 이러한 협업 필터링을 이용해 내가 직접 찾지 않았던 곡 스타일까지 알아서 제공해 준다.

콘텐츠 기반 방식은 말 그대로 콘텐츠 그 자체에 주력한다. BTS 노래를 계속 듣고 좋아요를 눌렀다면 연장선상으로 다른 K-POP 아이돌의 음악이 추천 리스트에 오른다. BTS를 시작으로 샤이니, 아이유 히트곡을 차례대로 추천해 줄 것이다. 내가 ‘좋아요’ 한 스타일에 맞춰서. 유튜브 뮤직의 끊임없는 필터링 가동으로 알고리즘은 더욱 정교해지고 그만큼 우리에게 추천해 주는 곡 리스트는 많아진다.

 

◆ 스포티파이 추천 알고리즘
스포티파이는 이런 유튜브에 도전장을 던졌다. 40억 개 이상의 음악리스트를 보유해 실시간으로 비슷한 분위기의 곡을 찾아 제공한다. 매주 월요일마다 내 취향에 맞는 플레이리스트를 장르별로 나눠 업데이트해준다. 그리고 스포티파이에서는 스타벅스나 H&M 같은 매장에서 매일 재생하는 음악을 정식으로 구독할 수 있어, 유행에 민감한 젊은 층에게 수요도 높다.

스포티파이와 유튜브 로고
스포티파이와 유튜브 로고

스포티파이는 3억 명이 넘는 회원들의 데이터를 AI에게 기계학습(ML) 시킨다. 기계학습에서 데이터의 양은 중요하다.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0년 9월 전 세계 음원 스트리밍 시장 점유율 1위는 스포티파이(34%)다. 방대한 데이터로 스포티파이는 이용자의 취향에 맞는 곡 추천이 가능하다.

수석 프로덕트 매니저 이쓰라 오메르(Issra Omer)는 "멜로디, 박자, 길이 등 음악적 요소와 음악을 재생하는 여러 맥락적 요소를 모두 AI 추천 알고리즘에 반영한다. 사용자가 어느 순간에 어떤 음악을 듣는지는 물론 비슷한 청취자들의 성향까지 함께 고려한다"라고 밝혔다.

음악 제작자도 AI 기반 음악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다. 제작자는 자신의 곡을 누가, 언제, 어디서 듣는지 분석할 수 있다. (관련기사 스포티파이 “세계 최다 사용자·음악 트랙 기반 AI 추천 서비스 제공”)

음악에 대한 관심과 시장 확대로 저작권에 대한 인식 수준이 높아졌다. 이에 따라 표절 여부 확인도 중요해졌다.

스포티파이는 작년 말, 사전에 음악 표절 확인이 가능한 AI 특허를 유럽에 출원했다. 이 표절 방지 기술은 ‘리드 시트(멜로디, 코드만 있는 악보)’로 표절을 판별한다. 표절 여부를 확인하고 싶은 리드 시트와 데이터베이스(DB)에 담긴 노래들의 시트를 비교한다. AI는 검사 대상인 곡과 데이터베이스의 곡 간의 유사도를 숫자로 나타낸다. 이전에는 변호사나 음악 전문가가 표절 여부를 판단했다. 이는 많은 시간과 고도의 전문성을 요구하기 때문에 불편했다. 하지만 AI를 통해 적은 비용으로 표절 여부를 빠르게 판단할 수 있다. (관련 기사 스포티파이, 표절 잡아내는 AI 기술 발명…특허 출원)
 

스포티파이의 한계이자 모든 AI의 고민, '학습 자료 부족'

스포티파이 라디오는 청취자의 취향을 파악해 원하는 곡을 자동 재생해준다. 이 기능은 ▲곡이 적은 아티스트 ▲특이한 장르 ▲기존 음악적 구조와 차이가 큰 곡들의 경우 AI 기반 알고리즘으로 청취자의 취향을 파악하기 어렵다. 결국 팔리는 음악만 팔린다는 늪에 빠진다. 학습 자료(청취자의 취향인 곡)와 라디오 재생 곡의 유사점을 찾아야 하는데, 비주류 음악을 추천하는 데엔 한계가 있기 때문.

적은 자료만으로 스스로 특징을 찾는 '자기지도학습' 기술이 적용될 필요가 있다. (관련기사 "알아서, 스스로 발전한다" [특별기획 AI 2030] ① 자기지도학습)

 

 

특별취재팀 박혜섭 기자 phs@aitimes.com

 

[관련기사] [기획연재: AI와 음악을] ① 온택트가 가져온 'AI음악' 전성시대 

[관련기사] [기획연재: AI와 음악을] ③ AI, 음악 산업계 신흥 강자로 떠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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