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오토에버, RPA 도입 후 지난해 업무 환경 개선 결과
RPA 공급사, AI로 단순 반복 업무 넘어 '완전한 자동화' 꿈꾼다
"RPA 도입 여부로 직원 복지 평가 갈려"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구매팀에서 근무하는 A씨. 그는 매주 계약현황 리스트를 제작했다. 체결된 계약 정보 사항을 하나씩 입력하고 완성된 리스트를 담당자에게 전송해야 일주일 업무가 마무리됐다. 정보 입력 후 잘못 쓴 내용이 없는지 확인까지 하려면 꽤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 그만큼 주력 업무인 영업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은 뺏길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로봇프로세스자동화(RPA) 도입 후 상황이 달라졌다. 로봇이 계약현황 파일을 추출하고 계약 체결리스트를 대신 작성해주기 시작했다. 작성한 계약 체결리스트는 자동으로 담당자에게 전달됐다. 정보를 잘못 입력하는 오류도 없어졌다. A씨는 리스트 작성에 시간을 할애하는 대신 영업에 더 집중해 성과를 낼 수 있었다.

지원실에 근무하는 B씨도 RPA 도입 후 업무 환경이 개선됐다. 기존에는 임직원이 재직증명서나 경력증명서 등 서류를 요청하면 일일이 서류를 발급하고 전달해야 했지만, 이 과정을 로봇이 대신해주고 있다. 파일을 알아서 추출하고 담당자에게 메일을 발송해준다. B씨는 업무 프로세스가 단축돼 업무 수행 시간을 줄이게 됐다. 정보를 잘못 입력하는 오류도 예방할 수 있어 업무 만족도도 높아졌다.

두 사례는 RPA 기술을 도입한 현대오토에버의 실제 사례다. 현대오토에버는 2019년부터 RPA 기술을 도입했다. 사내에 RPA 추진팀을 만들어 전문가를 양성하고 통합 시스템을 적용했다. 회사는 RPA 적용 업무가 가능한 60개의 후보군 중 업무 절감 효과가 큰 순위로 19개 과제를 우선 진행했다. 인사팀, 관리팀, 통합구매실, 인프라기술팀, 그룹웨어기술팀, 전략기획팀 등 9개 부서에 우선 RPA 기술을 도입했다.

그 결과 4.5명분의 업무량을 RPA가 대체해 업무 시간 감소와 효율성 증대를 이뤘다. 분석 결과 현대오토에버 구매팀은 연 3360시간 이상 업무 시간을 절감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원팀도 연 180시간 업무 시간 절감과 업무 프로세스 효율화를 이뤘다.

RPA는 반복적이고 단순한 업무 프로세스에 소프트웨어(SW)를 적용해 자동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사람이 PC에서 하는 일을 그대로 따라 하는 소프트웨어 로봇이라고 볼 수 있다. 업계에서는 흔히 RPA를 개인비서라고 부른다. 단순하지만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업무를 RPA가 대신해서다. 직원은 단순하고 반복적인 업무에서 벗어나 고부가가치 업무에 집중할 수 있다. RPA를 도입한 회사의 성과도 긍정적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RPA가 국내에 소개된 건 2017년이다. 주로 제조업과 금융업에서 많이 사용됐다. 단순하고 반복적인 업무와 공정에 주로 쓰였다. 지금은 인사, 회계, 영업 등 다양한 분야에 RPA 기술이 사용되고 있다. RPA에 인공지능(AI), 머신러닝(ML) 기술을 접목해 사용자가 요구하는 기술을 구현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초기에는 RPA 기술이 사용자의 요구를 전혀 따라잡을 수 없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RPA 공급사들은 이 한계점을 극복하고자 RPA에 AI 기술을 접목해 사용자가 추구하는 기술을 제공하는데 주력해왔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유아이패스, 오토메이션애니웨어, 그리드원, IBM 등 RPA 공급사는 '하이퍼오토메이션(Hyperautomation, 초자동화)', '지능형 자동화(Intelligent Automation, IA)'를 추구하며 RPA 기술 성장에 주력해왔다.

김계관 그리드원 대표는 "2018년 AI 전문 솔루션 'AI 인스펙터원(AI InspectorOne)'을 출시해 한층 더 발전된 로봇 수행 능력을 갖추며 완전한 업무 자동화에 한 걸음 다가갈 수 있게 됐다"면서 "비정형 문서 등 더 높은 차원의 자동화가 가능하도록 RPA에 AI 기술을 결합하니 비정형 문서 인식, 고난이도 캡차 인식, 지문, 서명, 얼굴인식, 자연어 처리 등이 가능해졌다"고 밝혔다.

이봉선 유아이패스 전무는 "사람에 비유하면 AI는 뇌라면 RPA는 이를 활용할 수 있는 팔과 다리 역할을 한다"면서 "RPA가 단순 반복적인 업무를 넘어 복잡하고 어려운 프로세스도 자동화할 수 있도록 자체 AI 기술을 개발하고 외부 AI 기술도 수용하며 RPA와 AI가 융합할 수 있는 기술을 계속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술 발전으로 RPA 수요도 높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유아이패스의 경우 전 세계적으로 확보한 고객사가 7000여개인 것으로 집계됐다. 국내에는 KB국민은행, KEB하나은행, 우리은행, IBK 기업은행 등 주요 금융권과 현대자동차, LG그룹,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주요 기업이 고객사로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많은 기업에서 분야를 막론하고 업무 효율화를 위해 RPA를 도입하고 있는 추세"라며 "RPA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지에 따라 직원 복지 평가가 달라질 정도로 RPA는 대중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AI타임스 김동원 기자 goodtuna@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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