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차·스마트ICT 기기 등으로 데이터 폭증 예상
전력 소비 줄이는 저전력 메모리 반도체 사용 중요
미래 메모리 반도체엔 CPU와 스토리지 경계 없어질 것...컨버전스 시대 열려

이석희 SK하이닉스 CEO는 "메모리 반도체는 기존의 틀을 넘는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진=SK하이닉스)
이석희 SK하이닉스 CEO는 "메모리 반도체는 기존의 틀을 넘는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진=SK하이닉스)

이석희 SK하이닉스 최고경영자(CEO)가 인공지능(AI) 시대에 맞춰 메모리 반도체도 혁명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데이터 사용 증가로 인한 환경오염을 방지하기 위해 저전력 반도체를 사용하고, 나아가서는 초연결 시대에 부합할 수 있는 메모리 반도체를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석희 CEO는 22일 열린 세계전기전자학회(IEEE) 국제신뢰성심포지엄(IRPS)에서 기조연설자로 나서 "메모리 반도체 기술 발전 속도가 데이터 증가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고, 그 격차는 점차 확대될 것"이라며 "메모리 반도체의 경우 기존의 틀을 넘어서는 혁명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코로나19는 정보통신(ICT) 시대를 앞당긴 주요 매개체로 꼽힌다. 원격회의, 원격수업 등이 늘어나면서 데이터 사용량이 급증했다. 다가오는 미래에는 자율주행차, 스마트 헬스케어 등 스마트 ICT 기기 발전으로 데이터 사용은 더욱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데이터를 사용하고 처리하는 기반에는 메모리 반도체가 있다.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D램과 낸드플래시의 양은 상당하다. 데이터센터 하나에는 D램 2000만 기가바이트(GB), 낸드플래시 7억 5000만 GB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데이터센터에 사용되는 메모리 반도체 양은 상당하고, 앞으로 그 양은 더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SK하이닉스)
데이터센터에 사용되는 메모리 반도체 양은 상당하고, 앞으로 그 양은 더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SK하이닉스)

데이터 사용 급증은 환경오염 문제와 직결된다. 데이터 처리에 많은 전력이 소비되면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양도 늘어 환경에 치명적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 CEO는 ▲HBM(High Bandwidth Memory) ▲초저전력 메모리 ▲CXL(Compute Express Link, 이기종 컴퓨팅 상호 연결 기술) 메모리 사용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HBM은 높은 대역폭을 지원하는 메모리다. AI와 고성능 컴퓨팅에 최적화되어 있는 IT 솔루션으로 꼽힌다. 초저전력 메모리는 캐시보다 용량이 훨씬 크면서 기존 메모리보다는 전력 소모가 월등히 적다. CXL 메모리는 대역폭과 용량 확장뿐만 아니라 메모리의 신뢰성도 높일 수 있는 솔루션이다. 이 메모리는 아직 준비 단계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CEO는 "이 세 가지 솔루션이 산업계에서 요구하는 기술격차 축소와 환경 문제 해결방안이 될 것으로 믿는다"며 "SK하이닉스는 ICT 사회가 요구하는 메모리 반도체 제품의 전송속도 용량과 전력에 대한 다양한 솔루션을 준비했고, 앞으로도 지속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또 그는 10년 이후 새로운 ICT 시대를 대비하기 위한 메모리 반도체 기술 변화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지금의 데이터 통합 시대를 넘어 새로운 시대에는 중앙처리장치(CPU)와 스토리지가 메모리 반도체와 결합하는 컨버전스(Convergence) 시대가 열린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석희 SK하이닉스 CEO는 "미래 반도체는 메모리와 CPU, 스토리지가 결합하는 컨버전스 모델로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SK하이닉스)
이석희 SK하이닉스 CEO는 "미래 반도체는 메모리와 CPU, 스토리지가 결합하는 컨버전스 모델로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SK하이닉스)

이 CEO는 컨버전스 시대에 맞춰 메모리 반도체는 HBM에서 PNM(Process Near Memory), PIM(Process In Memory), CIM(Computing In Memory) 순으로 발전한다고 전망했다.

HBM 단계에서 CPU와 메모리 간 채널을 증가시켜 속도를 높였다면, PNM(Process Near Memory)은 하나의 모듈 내에서 CPU와 메모리가 존재해 속도를 높인다. PIM은 하나의 전자 패키지 내에 CPU와 메모리가 존재해 PNM보다 더 빠른 속도를 구현한다. CIM은 CPU와 메모리가 결합된 형태로 메모리 반도체의 궁극적인 모습이다. 더 빠르고 높은 성능의 시스템을 구현할 수 있다.

이 CEO는 "미래 메모리 기술은 인간의 뇌를 구동하는 정도의 최소한의 전기 에너지만으로 초고속 연산과 저장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며 "수만 평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운영하지 않더라도 작은 방 하나에서 동일 규모의 데이터를 저전력으로 저장하고 처리할 수 있는 진정한 스마트 세상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SK하이닉스는 시대적 흐름을 선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다가오는 미래에는 '스마트' 가치를 담기 위해 더욱 활발히 연구개발하겠다"고 덧붙였다.

AI타임스 김동원 기자 goodtuna@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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