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업들 “예산 지원 늦어 AI 시제품 제작 애먹었다”
인공지능 사업 관련 홍보·안내 부족…“소통 늘려야”
“AI 생태계 조성 위해 실용적·적극적 행정 마인드 필요”

이용섭 광주광역시장이 지난해 11월 광주 동구 금남로 유오빌딩에서 열린 광주AI창업캠프 개관식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용섭 광주광역시장은 AI 기업들에게  "좋은 아이디어를 가진 젊은이들이 배낭 하나 메고 인공지능 중심도시 광주에 와서 성공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해왔다. .(사진=광주시 제공).
이용섭 광주광역시장이 지난해 11월 광주 동구 금남로 유오빌딩에서 열린 광주AI창업캠프 개관식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용섭 광주광역시장은 AI 기업들에게  "좋은 아이디어를 가진 젊은이들이 배낭 하나 메고 인공지능 중심도시 광주에 와서 성공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해왔다. .(사진=광주시 제공).

광주광역시의 인공지능(AI) 행정 서비스를 놓고 광주에 둥지를 튼 AI 기업들 사이에서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기업들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은 많지만, 일부 사업의 경우 예산 지원이 늦고, 홍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 광주에 자리 잡은 기업들의 안정적인 성장과 기술 개발을 돕기 위한 시의 적극적인 행정서비스가 요구된다.

28일 광주광역시는 2019년 ‘인공지능 중심 산업융합직접단지’ 국가사업을 승인받아 인공지능 산업 생태계 조성에 주력하고 있다. 현재 90여 개의 AI 기업과 업무협약을 체결했고, 50여 개의 기업들이 광주에 법인을 설립하고 사무소를 열었다. 이에 지난해부터 2024년까지 545억 원을 투입해 인공지능 스타트업을 육성하고 있다.

AI 기업 육성 사업 가운데 지난해 경우 AI 시제품 제작 지원 사업과 AI 투자펀드 조성 지원 사업이 대표적으로 진행됐다. ‘AI 투자펀드’는 1098억원 규모로 조성돼 올해까지 총 결정 예정 금액의 20%인 200억 원 이상을 광주지역 소재기업 또는 1년 이내 광주로 본사, 연구소, 공장을 이전한 AI 기업에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시제품 제작 지원 사업은 광주 지역에서 신규로 AI 시제품 서비스를 제작해 사업화를 희망하는 전국 창업·스타트업 기업을 대상으로 5천만 원~1억 5천만 원까지 지원해 주는 사업이다. 지난해 137곳이 공모에 신청해 67개사가 선정됐다. 그러나 AI 시제품 제작 지원 사업에서 당초 일정에 비해 예산지원이 늦어져 기술 개발에 차질을 빚었다는 AI 기업들의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진행됐던 광주광역시 AI 시제품 제작 지원 사업 공고 당시 일정. (사진=인공지능산업융합사업단 홈페이지).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진행됐던 광주광역시 AI 시제품 제작 지원 사업 공고 당시 일정. (사진=인공지능산업융합사업단 홈페이지).

A 기업 대표는 “시제품 제작을 위한 재정 지원이 원래 9월 1일부터 시행하기로 돼 있었는데 실제 11월 말 12월 다 돼서야 지원이 됐다”며 “부랴부랴 일정에 맞추느라 애를 먹었다”고 말했다. 이어 “실제 사업기간이 9월부터 12월 4개월인데 1차 자금 집행이 10월 30일에 됐고, 12월 30일에 사업 마무리가 된 것”이라며 토로했다.

B 기업 대표도 마찬가지다. 그는 “발표도 9월 초라고 했는데 훨씬 늦게 났다”며 “기업들한테 왜 늦어진 건지에 대한 설명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시제품 제작이면 원래 사업을 시작할 때 줘야 지원비를 미리 줘야 제작이 가능한 건데 사업이 끝날 쯤 예산이 지원되면 기업들이 행정기관 일정에 따라 다 껴 맞춰야 되는 격”이라고 지적했다.

시는 대상 기업 모집 당시 사업의 일정이 변동될 수 있다고 안내한 바 있다. AI 기업들은 사업 추진 과정에서 홍보와 소통이 잘 되지 않았다면서, 적극적인 행정 서비스와 유기적인 소통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C 기업 대표는 “광주는 인공지능 사업을 하기 위한 예산도 마련이 됐고, 인프라도 좋다”며 “하지만 AI 관련 사업을 보면 예정보다 늦어지는 경우가 많고, 홍보가 잘 되지 않아 기업들이 모르는 경우가 다수 있다”고 말했다.

D 기업은 “AI 펀드 때문에 오게 된 건데 메일이나 공지 안내가 충분치 않아 모르고 지나쳤다”며 “AI 투자 펀드에 대한 부분도 광주가 다른 지자체에서 하는 행사, 투자벤처(VC)들이 하는 행사를 똑같이 답습하고 있는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이어 “실리콘밸리나 북경에 가보면 항시 오픈된 상설 카페에서 기업들이 발표하고, 관심 있는 투자자들이 모여든다”며 “AI 기업과 투자자들을 모아놓고 일 년에 몇 번 하는 행사가 아닌 오픈돼 있는 공간에서 기업들과 VC들이 만날 수 있고, 뛰어놀 수 있는 메카가 돼야 하는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인공지능융합사업단은 올해 기업들과 더욱 유기적인 소통 체계를 구축하고, 지원 사업도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인공지능융합사업단 관계자는 “지난해 사업 자체가 1차 년도라서 준비 단계가 없고, 인력도 충분하지 않아 전체적으로 사업 지급이 일정보다 많이 늦어졌었다”며 “8월 모집이 끝나고 최종 선정과 협약이 9월 마지막 주에 돼 10월 말에 1차 60% 지원비가 지급됐고, 12월 2일 중간 평가가 끝나고 나머지 40%가 집행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는 인력적인 부분이나 사업 일정이 넉넉해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광주시는 올해는 84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인공지능 AI 특화 창업과 기업 성장 지원에 나선다.

AI타임스 구아현 기자 ahyeon@aitimes.com

[관련기사] 광주시-메가존 클라우드㈜, 광주 AI 생태계 조성 협력 ‘맞손’

[관련기사] 광주로 인공지능 기업 몰려드는데…"AI 기업 지원 컨트롤타워‧매뉴얼 없다"

취재노트
광주시가 AI 생태계 조성에 속도를 내 AI기업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벌써 90여개의 기업과 손을 맞잡았다. 업무협약과 더불어 유치기업들이 광주에서 사업을 할 수 있도록 많은 지원과 관심이 필요하다. 인공지능 국가사업을 유일하게 진행하고 있는 광주시는 다른 지자체와 차별화된 행정 서비스가 요구된다. 미래 국내의 실리콘밸리를 꿈꾸고 있는 광주가 이제까지 해왔던 방식이 아닌 새로운 방식과 획기적인 행정으로 기업들이 맘껏 뛰어놀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길 기대한다.
키워드 관련기사
  • "AI 인재 될래요" 광주 인공지능사관학교 2기 입학 문의 쇄도…'취업 지원 강화' 효과 본 듯
  • [광주에 둥지를 튼 AI 기업] 최대우 애자일소다 대표 "기업용 AI SW 시장 선도하겠다"
  • 유니콘 기업 13곳을 배출한 투자 전문기업이 광주로 오게 된 배경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