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면인식 기술로 성인 확인... 'AI 주류 판매기' 첫 상용화
AI 기반 키오스크로 '아마존고' 같은 그랩앤고 매점 가능
이정용 하나시스 CEO "음성인식·터치리스 등 다양한 키오스크 개발 노력"

이정용 하나시스 CEO(사진=이하나 기자)
이정용 하나시스 CEO(사진=이하나 기자)

“휴게소에서 해물라면 하나 먹으려는데 키오스크 줄이 줄지 않더라고요. 50대 중반 제 또래들이었거든요. 결국 제가 5명 주문을 대신 해줬습니다. 그때 느낀 게 뭐냐면...”

이정용 하나시스 대표가 키오스크에 인공지능(AI) 기술이 필요하다고 느낀 순간이다. 음성인식 기술을 통해 말로 주문을 하고 받으면, 키오스크 등 디지털 기기 취약계층이 겪는 불편함을 덜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 것.

2006년 설립된 하나시스는 ▲키오스크 ▲포스(POS, Point Of Sale) ▲스마트밴딩머신 등 무인 주문·결제 단말기를 개발, 제조한다. 지난해 6500대 규모 키오스크를 판매, 올해 초에는 월 1000대 규모 판매량을 유지하고 있어 시장에서 꽤 큰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업계 추산에 따르면 국내 키오스크 생산량은 올해 3만 대 규모로 전망된다. 국내 키오스크 3~4대 중 1대는 하나시스 제품이 되는 셈이다.

이처럼 키오스크 산업을 이끄는 하나시스는 AI에 주목한다. 안면인식 기술을 탑재한 AI 주류판매기, 손 동작 추적을 통한 터치리스(Touchless) 키오스크 등. AI를 활용해 다양하고 편리한 서비스가 가능한 키오스크 시대를 전망하는 것.

이 대표는 “결국 키오스크 산업이 나아가야 할 미래에는 반드시 AI가 있다”고 말한다.
 

◆‘AI 주류 판매기’ 첫 상용화... AI와 키오스크 융합 발전에 규제 변화도

AI 무인 주류판매기 시연 장면. 냉장형 판매기 안에는 맥주와 막걸리 등 주류가 담겨있다 (사진=하나시스 제공)
AI 무인 주류판매기 시연 장면. 냉장형 판매기 안에는 맥주와 막걸리 등 주류가 담겨있다 (사진=하나시스 제공)

AI와 키오스크 융합에 따라 다양한 주문·결제 시스템이 개발되며 관련 상거래 제도 역시 바뀌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 24일 하나시스를 포함한 합작 3사는 'AI 주류 무인판매기‘를 상용, 출시했다. 안면인식으로 이용자 연령대가 확인되면 고객이 상품을 꺼내갈 수 있도록 판매기 문이 열리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AI 안면인식 기술로 미성년자 주류 구매를 차단할 수 있는 지점이다.

AI 주류 무인판매기에는 도시공유플랫폼이 개발한 사물인식 기술과 소이넷의 안면인식 기술이 함께 탑재됐다.

그동안 주류 상품은 신분 확인 등 사유로 비대면 판매가 불가했다. 하지만 지난해 6월 산업통상자원부 주관 ‘산업융합 규제 샌드박스’에서 주류판매기 개발에 참여한 도시공유플랫폼이 실증 특례기업으로 선정되며 제도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이어 지난해 12월에는 산업융합 규제특례심의위원회를 거쳐 국세청은 ‘주류의 양도·양수 방법, 상대방 및 기타에 관한 명령 위임 고시’를 수정했다. 이에 소상공인 점포 내 주류자판기를 설치, 판매가 가능해졌다.

안주 조리, 서빙 등 업무가 바쁜 주류 판매점에서 AI 키오스크를 통해 업무 강도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뿐만 아니라 신분증 도용 등 문제 역시 AI로 전면 차단 가능하다.

한편 디지털신분증 제도 등 도입도 AI를 활용한 키오스크 역량을 강화한다. AI 무인주류자판기의 안면인식 기능은 통신3사의 본인인증 서비스 ‘패스앱’과 연동돼 진행된다.

AI가 이용자 안면을 인식하면 패스앱 ‘디지털신분증’에 저장된 사진 데이터를 통해 신원을 확인한다. 이에 주류 판매기 내에 안면 정보를 저장하지 않아도 돼,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걱정도 없다.

이 대표는 이러한 AI 키오스크 발전과 시장 변화에 대해 “실증, 상용화 단계에서 AI 키오스크가 문제가 없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며 “실증사업이 끝나면 법이 바뀌고, 그때 본격적으로 시장이 열릴 것이다”고 말했다.
 

◆오프라인 매점 트렌드도 변화... 한국판 ‘아마존고’ 기대

그랩앤고 방식 아마존고 점포. 점포에 들어간 고객이 상품을 집어 들고 나온다. 좌우에 아마존고 카피로 '그냥 걸어 나오세요(Just Walk Out)'이라고 적힌 모습을 볼 수 있다. (사진=아마존고 유튜브 영상 캡처)
그랩앤고 방식 아마존고 점포. 점포에 들어간 고객이 상품을 집어 들고 나온다. 좌우에 아마존고 카피로 '그냥 걸어 나오세요(Just Walk Out)'이라고 적힌 모습을 볼 수 있다. (사진=아마존고 유튜브 영상 캡처)

키오스크에 AI가 활용되며 ‘그랩앤고(Grab And Go)’ 점포 확대 가능성도 엿보인다.

‘집어 들고 바로 나간다’는 뜻의 그랩앤고는 고객이 진열대 상품을 고르면 자동결제가 이뤄지는 거래 방식을 뜻한다. 매장을 무인으로 운영할 수 있어 인건비 절감 등 효율성을 높인다는 장점이 있다. 고객 역시 계산대 앞에 줄을 설 필요가 없어 편리한 구매가 가능하다. 그랩앤고 매점의 대표적인 예로는 미국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이 AI 기반으로 운영하는 ‘아마존고(Amazon Go)'가 있다.

이러한 자동화 결제 시스템을 위해 하나시스는 무인 판매기에 사물인식이 가능한 카메라와 IoT 로드셀 질량감지 센서 등을 탑재했다.

사물인식 카메라의 경우 판매기 안에 설치된다. 열선을 설치해 냉장, 냉동에 따른 성애 서림 문제를 해결한다. 로드셀 센서는 진열대에 설치돼 고객이 물건을 집어 들 때마다 변하는 선반 무게를 감지한다.

키오스크를 탑재한 무인판매기. 키오스크에 신용카드를 꽂은 후 문을 열어 진열대에 상품을 꺼낸다. 판매기 내 카메라는 어떤 상품이 꺼내지는지 인식, 선반의 IoT 로드셀은 수량을 감지한다. 문을 닫고 카드를 빼면 자동결제가 완료된다. (사진=이하나 기자)
키오스크를 탑재한 무인판매기. 키오스크에 신용카드를 꽂은 후 문을 열어 진열대에 상품을 꺼낸다. 판매기 내 카메라는 어떤 상품이 꺼내지는지 인식, 선반의 IoT 로드셀은 수량을 감지한다. 문을 닫고 카드를 빼면 자동결제가 완료된다. (사진=이하나 기자)

이에 고객이 ‘어떤’ 상품을 ‘몇 개’나 집어 들었는지 파악이 가능해진다. 사람이 일일이 상품마다 바코드를 찍는 등 수고 없이도 결제를 자동화 할 수 있는 지점이다.

키오스크 기반 무인거래 시스템으로 24시간 운영 점포도 확대될 전망이다. 키오스크의 경우 심야 혹은 장시간 근무에 따른 인력 소모가 없기 때문이다.

이정용 하나시스 대표는 “편의점 야간 매출의 70%는 주류와 담배”라며 “AI로 성인인증이 가능한 키오스크로 야간 업무 인력 소모를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 취약계층·소상공인 상생 가능한 AI 키오스크

이정용 하나시스 CEO. 이 대표는 하나시스의 목표가 키오스크를 사용하는 이들에게 편리함을 제공하고 소상공인과 상생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사진=이하나 기자)
이정용 하나시스 CEO. 이 대표는 하나시스의 목표가 키오스크를 사용하는 이들에게 편리함을 제공하고 소상공인과 상생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사진=이하나 기자)

“스마트폰이 많이 보급됐는데도 키오스크 활용에는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많다”

하나시스는 디지털기기 취약계층이 키오스크 이용에 겪는 어려움을 해결을 위해 AI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7월 하나시스는 중소기업기업혁신개발사업 ‘시장대응형 과제’에서 ‘AI 음성인식 기반 디지털동반자형 무인키오스크 시스템’ 개발 업체로 선정된 바 있다.

이에 하나시스는 편하게 말로 주문이 가능한 키오스크를 개발해 올해 하반기 출시를 목표하고 있다. 이 대표는 “패스트푸드점의 경우 메뉴 이름이 어려워, 익숙지 않은 어른들은 주문에 어려움이 있다”라며 “이런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라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하나시스는 소상공인과 상생할 수 있는 키오스크 개발에 노력할 것이라고 말한다.

이 대표는 “외국산 포스 단말기가 국내 시장 80%를 차지하던 때, 단말기 국산화 개발로 30%가량 비용 절감을 이뤘다”라며 “영세 소상공인들이 수억을 들여서 아마존고 같은 그랩앤고 방식으로 갈 수 있겠느냐”며 소상공인을 위한 키오스크 비용 절감이 필요한 이유를 설명했다.

하나시스가 보급하는 AI 키오스크에는 복수의 무인 판매기를 함께 설치해 비용 절감을 이뤄낸다. AI 주류 판매기 옆에 담배 판매기를 설치에 성인인증 시스템을 공유하는 식이다. 모든 판매기에 카메라와 안면인식 기술을 추가하지 않아도 돼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

이 대표는 “디지털 약자를 비롯해 실제 키오스크를 쓰는 사람들에게 최대한 편리를 제공해 같이 생존하는 시장을 키워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AI타임스 장희수 기자 heehee2157@aitimes.com / 이하나 기자 22hnxa@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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