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부터 제 13회 광주 비엔날레 1전시관서 첫 선
방역·전시작품 설명·UV살균까지 All-in-One 자율주행
기존 방역전담 ‘제타봇’과 5월 9일까지 전시실 종횡무진

제타뱅크가 이번 광주비엔날레를 위해 AI 도슨트 로봇을 개발해 전시 기간 동안 선을 보인다. 방역과 작품해설, UV살균까지 하나의 기기가 전담한다. (사진=제타뱅크 제공).
제타뱅크가 이번 광주비엔날레를 위해 AI 도슨트 로봇을 개발해 전시 기간 동안 선을 보인다. 방역과 작품해설, UV살균까지 하나의 기기가 전담한다. (사진=제타뱅크 제공).

다음 작품으로 이동하겠습니다. 전시관을 방역 중입니다. 전시관 내에서는 마스크를 꼭 착용해주세요.

                                                                                                                제타뱅크 AI 도슨트 로봇

제타뱅크가 광주광역시 시민들에게 작품안내는 물론 방역과 살균을 책임지는 로봇을 개발해 전시장에서 선을 보이기 시작했다. 1일부터 오는 5월 9일까지 열리는 제 13회 광주비엔날레 ‘떠오르는 마음, 맞이하는 영혼(Minds Rising, Spirits Tuning)’에서 만나볼 수 있는 이 로봇은 업체가 올해 초 개발한 제품. 개발팀이 있는 서울서 실증테스트를 거친 후 대중들에게 모습을 드러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시 첫 날인 1일 비엔날레를 찾아 실내서 종횡무진 하는 로봇을 만나보았다.

제타뱅크의 방역전담 로봇(왼쪽)과 새로 개발된 AI 도슨트 로봇(오른쪽). (사진=박혜섭 기자).
제타뱅크의 방역전담 로봇(왼쪽)과 새로 개발된 AI 도슨트 로봇(오른쪽). (사진=박혜섭 기자).

제 1전시관으로 들어가니 작품 사이사이를 오가는 로봇 두 대가 눈에 띄었다. 한 대는 지난해 11월 ‘2020 광주에이스페어(Asia Content & Entertainment Fair)’에서 공개한 방역로봇 ‘제타봇’. 그와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이번 비엔날레 개막과 동시에 화제를 몰고 온 업체의 새 로봇이 보였다.

제타봇보다 한뼘 더 큰 크기인 이 로봇의 가장 큰 특징은 기기 상단은 방역을, 가운데에는 모니터를 장착해 작품설명을, 바퀴가 달린 하부는 UV살균을 담당하고 있다는 것. 김민주 AI 헬스케어 연구소 과장은 제품 가운데 모니터를 가리키며 “광주 비엔날레에 맞춰 콘텐츠를 제작해 작품에 대한 해설영상이 실시간으로 나온다”고 말했다. 전시에 대한 짤막한 설명도 한국어는 물론 영어, 중국어로 말해준다.

로봇은 사람이나 장애물을 피해 끝에서 끝까지 줄곧 이동하다 어느 한 작품 앞에 섰다. 민중미술의 대가 민정기 선생의 ‘무등산 가단문학 정자도’다. 작품에 관해 설명하는 내용이 로봇 모니터에 비치고, 로봇은 관람객들이 다 읽을 때 까지 움직이지 않고 기다려주었다. ‘조용한 AI 도슨트(박물관·전시관에서 작품을 설명하는 안내인)’ 역할에 충실한 모습이었다.

업체가 개발한 도슨트 로봇은 전시실을 돌아다니며 방역을 하기도 하고, 작품 앞에 서서 가운데 모니터에 설명을 띄워놓기도 한다. (사진=박혜섭 기자).  
업체가 개발한 도슨트 로봇은 전시실을 돌아다니며 방역을 하기도 하고, 작품 앞에 서서 가운데 모니터에 설명을 띄워놓기도 한다. (사진=박혜섭 기자).  

서구 치평동에 거주하는 박 모씨는 그러한 로봇을 보며 연신 “귀엽다”를 연발했다. 평균 속도에 맞춰 설정된 설명문을 빠르게 읽은 박 씨는 직접 모니터를 터치해 다음 작품 설명 페이지로 넘겼다. 그러자 로봇은 “다음 작품으로 이동하겠습니다. 전시관을 방역 중입니다. 전시관 내에서는 마스크를 꼭 착용해주세요” 라고 말하며 움직이기 시작했다. 

제타뱅크 측은 “작품을 설명할 때에는 일부러 음성을 추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관람객이 다른 전시품을 감상할 때 소음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 이유다. 또 “큐레이터가 상주하고 있어, 로봇이 인력을 대신한다는 인상을 주고 싶지 않았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취소를 거듭하다 개최 결정이 난 만큼, 모처럼 시민들이 코로나바이러스로부터 안전하게 문화생활을 즐기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평일 낮에 전시관을 찾은 시민들은 모두 한 번씩 로봇에게 시선을 돌렸다. 어떤 이들은 로봇 뒤를 따라다녔고, 일부러 그 앞에 서 보기도 했다. 또다른 시민은 모니터를 주의 깊게 들여다보며 작품설명을 읽었다.

북구 일곡동에 사는 고 모씨는 “이 로봇도 하나의 작품 같다”고 말했다. 전시가 있을때마다 비엔날레를 찾는다는 그는 “집단감염에 걸릴지도 모른다는 우려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인데, 방역복을 입은 사람이 돌아다니는 것보다 훨씬 믿음직스러워 보인다”고 밝혔다. 

평일 낮, 한산한 시간에 비엔날레 전시관을 찾은 시민들은 모두 한 번씩 로봇에게 시선을 두었다. 한 시민이 작품해설을 읽는 모습. (사진=박혜섭 기자).
평일 낮, 한산한 시간에 비엔날레 전시관을 찾은 시민들은 모두 한 번씩 로봇에게 시선을 두었다. 한 시민이 작품해설을 읽는 모습. (사진=박혜섭 기자).
전시관을 찾은 시민들이 로봇의 여러 기능을 확인하며 즐거워 하는 모습. (사진=박혜섭 기자). 
전시관을 찾은 시민들이 로봇의 여러 기능을 확인하며 즐거워 하는 모습. (사진=박혜섭 기자). 

김민주 과장은 “방역로봇은 우리 회사만이 가진 특화사업”이라며 “기존 기능에 전시안내라는 전례 없는 기능을 추가해 ‘AI 도슨트’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는 것이 바람”이라고 말했다.

박성욱 AI 자율주행 개발팀장은 “이번에 선보인 로봇은 방역로봇과 달리 콘텐츠가 주요기능”이라며 “전시관 외에도 향후 교육분야에 투입이 가능하도록 콘텐츠를 적용해 학교에서도 쓸 수 있도록 업데이트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 “방역전담 로봇인 제타봇도 크기를 대·중·소로 만들어 다양한 산업계에서 쓸 수 있도록 만들 계획”이라고 전했다.

AI타임스 박혜섭 기자 phs@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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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노트
코로나19 시대, 방역로봇이라는 말이 낯설지 않다. 헌데 로봇이 방역 외에도 전시실에서 작품을 설명하는 도슨트 역할도 맡는다면 어떨까.

실제로 제타뱅크가 그같은 로봇을 개발했다. 1일부터 광주비엔날레에서 시민들에게 선을 보이기 시작한 이 로봇은 방역, UV살균에 이어 전시관 내 작품을 설명하는 '올인원(All-in-One)'을 지향한다. 업체는 이번 비엔날레를 시작으로 국내 최초 AI 도슨트 로봇 영역을 확장하는 한편, 교육분야에도 적용하겠다는 목표다.

비엔날레가 개막한 1일, 로봇이 활약하는 현장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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