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은표 교수 한-중 공동 연구팀, 생체 소재 기반 인공근육 개발
높은 구동 전압‧낮은 반응 속도 등 기존 문제 해결 실마리 제시
"의료용 로봇‧웨어러블 장치 등 다양한 분야서 응용 가능할 것"

전남대학교 로봇연구소의 최은표 교수 연구팀과 중국 절강이공대학(Zhejiang Sci-Tech University) 친촨 리(Qinchuan Li)‧판 왕(Fan Wang) 교수 연구팀이 공동연구를 통해 매우 낮은 전압에서 세계 최고의 변형률을 갖는 생체 소재 기반 인공근육을 개발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향후 의료분야를 비롯해 재활과 웨어러블 로봇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전통적인 금속 로봇의 결점을 극복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사진=셔터스톡).
전남대학교 로봇연구소의 최은표 교수 연구팀과 중국 절강이공대학(Zhejiang Sci-Tech University) 친촨 리(Qinchuan Li)‧판 왕(Fan Wang) 교수 연구팀이 공동연구를 통해 매우 낮은 전압에서 세계 최고의 변형률을 갖는 생체 소재 기반 인공근육을 개발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향후 의료분야를 비롯해 재활과 웨어러블 로봇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전통적인 금속 로봇의 결점을 극복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사진=셔터스톡).

 

전남대학교 로봇연구소의 최은표 교수. (사진=전남대 제공).
전남대학교 로봇연구소의 최은표 교수. (사진=전남대 제공).

매우 낮은 전압에서도 자유롭게 변형할 수 있는 능력은 뛰어난 생체 소재 기반의 인공근육이 전남대학교 연구진의 손에서 탄생했다. 기존 생체 소재 인공근육 분야 연구에 있어 걸림돌이 된 주요 난제를 해결하는 데 실마리를 제공했다는 평가다.  

전남대학교 로봇연구소의 최은표 교수 연구팀과 중국 절강이공대학(Zhejiang Sci-Tech University) 친촨 리(Qinchuan Li)‧판 왕(Fan Wang) 교수 연구팀이 공동 연구를 통해 낮은 전압에서 세계 최고의 변형률을 갖는 생체 소재 기반 인공근육을 개발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소프트 로봇(soft robotics) 분야의 핵심기술이 될 전망이다.

※ 소프트 로봇(soft robotics)과 인공근육

소프트 로봇은 딱딱한 금속성 고체 물질로 만들어진 일반 로봇과 달리 유연한 소재로 이뤄졌다. 문어나 물고기 혹은 미생물 등 유연한 동물의 움직임을 모방해 자유자재로 형태가 변하는 게 특징이다. 외부 충격에 강해 다양한 환경에서 활용 가능하며 인간의 주변에서 작업을 할 때 안전성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같은 소프트 로봇에 사용되는 인공근육은 실제 생체 근육을 모방해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근육으로 전압‧전류‧온도‧압력 등의 변화에 따라서 팽창‧수축‧회전 등의 운동이 일어나는 물질 또는 기계 장치를 말한다.

최근 웨어러블 로봇이나 인체 내 삽입 가능한 의료용 소프트 로봇 개발을 위해 인체 친화적인 생체 소재를 기반으로 하는 소프트 액추에이터(인공근육)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추세다. (사진=셔터스톡).
최근 웨어러블 로봇이나 인체 내 삽입 가능한 의료용 소프트 로봇 개발을 위해 인체 친화적인 생체 소재를 기반으로 하는 소프트 액추에이터(인공근육)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추세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사진=셔터스톡).

최근 해당 분야의 연구자들은 소프트 로봇 구동을 위해 저소음과 저진동, 낮은 전력소비량 등의 특성을 갖는 이온성 소프트 액추에이터 개발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웨어러블 로봇이나 인체 내 삽입 가능한 의료용 소프트 로봇 개발을 위해 인체 친화적인 생체 소재를 기반으로 하는 소프트 액추에이터, 이른바 인공근육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현재까지 생체 소재를 기반으로 한 이온성 소프트 액추에이터의 경우 매우 낮은 변형률과 반응 속도, 짧은 수명 등으로 인해 소프트 로봇에 응용하는 데 있어 어려움이 있었다.

최 교수 공동 연구팀이 개발한 인공근육은 기존 생체 소재 기반 인공근육 기술의 높은 구동 전압과 낮은 반응 속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원천기술로 우수한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연구 성과는 향후 의료분야를 비롯해 재활과 웨어러블 로봇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전통적인 금속 로봇의 결점을 극복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에 최은표 교수 공동 연구팀이 개발한 인공근육은 의료용 수술로봇과 헬스케어용 웨어러블 장치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핵심 원천기술로 활용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의료분야에서 그리퍼와 스텐트(혈관 폐색 등을 막기 위해 혈관에 주입하는 것) 등에 사용될 수 있을 전망이다. 또 생체공학분야에서도 응용 가능하다. (사진=전남대 제공).
이번에 최은표 교수 공동 연구팀이 개발한 인공근육은 의료용 수술로봇과 헬스케어용 웨어러블 장치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핵심 원천기술로 활용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의료분야에서 그리퍼와 스텐트(혈관 폐색 등을 막기 위해 혈관에 주입하는 것) 등에 사용될 수 있을 전망이다. 또 생체공학분야에서도 응용 가능하다. (사진=전남대 제공).

공동 연구팀은 생분해·생적합성 소재인 박테리아 셀룰로스(고등식물이나 조류 세포벽의 주성분) 기반의 소프트 액추에이터에 전도성 고분자인 폴리피롤(Polypyrrole)을 코팅해 세계 최고 수준의 변형률과 반응 속도를 갖는 이온성 소프트 액추에이터(인공근육)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높은 전도성을 갖는 폴리피롤 나노입자를 코팅하고, 추가로 부드럽고 유연한 전도성 고분자인 PEDOT:PSS를 코팅했다. 이를 유연 전극으로 활용한 결과 낮은 구동전압(0.5V)일 때 높은 변형률(0.93%)과 빠른 반응 속도(4초)를 얻을 수 있었다. 이 같은 결과는 현존하는 생체 소재 기반 이온성 소프트 액추에이터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또 0.5V, 0.1Hz 주기로 장시간(5시간) 구동해도 성능 변화가 거의 없을 만큼 안정적이었다.

최은표 교수 공동 연구팀이 개발한 인공근육 구성도와 작동 원리 설명. (사진=전남대 제공).
최은표 교수 공동 연구팀이 개발한 인공근육 구성도와 작동 원리 설명. (사진=전남대 제공).
최은표 교수팀의 연구 성과는 지난달 24일 소재분야 저명 국제학술지인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스(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영향력 지수 16.836) 2021년 31호에 표지 논문으로 선정됐다. (사진=전남대 제공).
최은표 교수팀의 연구 성과는 지난달 24일 소재분야 저명 국제학술지인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스(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영향력 지수 16.836) 2021년 31호에 표지 논문으로 선정됐다. (사진=전남대 제공).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의 ‘마이크로의료로봇 실용화기술 개발사업’의 일환으로 ‘마이크로의료로봇 실용화 공통기반 기술개발센터’와 중국 국립자연과학재단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연구 성과는 지난달 24일에 소재분야 저명 국제학술지인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스(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2021년 31호의 표지 논문으로 선정된 바 있다.

최은표 교수는 “이 기술은 의료용 수술로봇과 헬스케어용 웨어러블 장치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핵심 원천기술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실용화를 위해서는 높은 변형률뿐만 아니라 큰 힘을 낼 수 있는 연구도 계속 진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 국내‧외 인공근육 분야 연구 개발 '속도'

최근 국내‧외에서 인공근육 관련 분야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지난 2019년 오일권 교수 카이스트(KAIST) 기계공학과 연구팀은 부드럽게 움직이는 나비의 날개를 구현할 수 있는 소프트 로봇용 인공근육을 개발해 눈길을 끌었다. 연구팀은 2차원 나노물질 ‘맥신(MXene)’ 기반 소프트 액츄에이터를 개발, 수선화가 피는 과정과 나비들의 날개짓을 실제 시연하기도 했다.

또 지난달에는 면역 거부 반응이 없는 맞춤형 인공근육 제작 기술이 나와 화제가 됐다.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의학연구단의 조승우 연구위원 연구팀은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RLE 연구팀과 손잡고 근육 손상 치료를 위한 맞춤형 인공근육 제작 플랫폼을 개발했다.

이 밖에 김선정 한양대 전기생체공학부 교수팀은 미국 텍사스대 연구진과 공동으로 탄소나노튜브(CNT) 섬유를 꼬아 만든 인공근육을 개발해 지난 1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하기도 했다. 기존의 인공근육보다 힘이 3배 강하고 같은 크기의 사람 근육보다 30배나 더 세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국내뿐만 아니라 국외에서도 인간과 로봇에 적용 가능한 인공근육 관련 분야 연구가 속도를 내고 있다. 영국 브리스틀대 연구진은 지난 2월 인공근육에 접목 가능한 소프트 로봇용 동력 시스템인 ‘전자 공압 펌프(EPP)’를 선보였다. 'EPP'는 가볍고 얇은 신용 카드 크기로 휴대가 용이해, 장애가 있거나 노화로 근육 퇴화를 겪는 사람들을 위한 웨어러블 보조 장치 개발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AI타임스 윤영주 기자 yyj0511@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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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노트
전남대학교 로봇연구소 연구팀의 이번 인공근육 연구 성과로 수술 로봇이나 웨어러블 로봇 등의 개발에 더욱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입니다. 점점 더 정교해지는 인공근육 기술. 이제는 마치 사람 근육처럼, 아니 사람 근육보다 더 강력한 인공근육이 다양한 분야에서 널리 쓰일 수 있는 날도 머지않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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