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AI 상장사 9곳, 지난해 성적표 대부분 양호
2곳 제외 모두 매출 상승, 라온피플은 美 화웨이 제재 영향으로 매출 감소
지난해 AI 기업 매출은 '몸풀기', 올해부터 본격 성장 시작
시장 수요 많아지고, 정부 지원도 '탄탄'

2020년 인공지능(AI) 업체 실적 분석.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지난해 국내 인공지능(AI) 상장사 9곳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전반적으로 개선된 것으로 집계됐다. 업계에서는 작년 AI 기업이 '몸풀기' 단계였다면 올해부터 본격 성장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코스닥에 상장한 바이브컴퍼니는 매출 255억 7000만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162.9% 급증한 수치다. 영업이익은 기반 사업 확장과 신사업 추진 등으로 비용이 발생하며 적자 전환했다.

올해는 흑자 전환이 전망된다. AI 플랫폼 '소피아(SOFIA)'를 구축하면서 본격 실적 성장이 예상된다. 소피아는 바이브컴퍼니가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기술 플랫폼이다. 소피아를 기반으로 ▲썸트렌드(빅데이터 분석) ▲AI Solver(문제해결 솔루션) ▲AI Report(인공지능 리포트) ▲AI Agent(비대면 전문상담 서비스) 등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시장 상황도 좋다. 정부가 AI와 빅데이터 산업 육성을 위해 규제 완화, 정책자금 지원 등을 활발히 하고 있다. 25개 이상 산업군에서 425개 고객사를 확보한 바이브컴퍼니 입장에선 매출 확대해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비대면 전문상담 서비스와 고객 맞춤형 데이터 구독 서비스 등 사업 영역을 확대한 것도 매출성장을 견인할 전망이다.

AI와 빅데이터 전문기업인 솔트룩스의 매출은 216억 5000만원이었다. 전년 대비 17.8% 상승했다. 영업이익도 3억 5000만원으로 전년보다 75% 올랐다. 

솔트룩스는 AI 기반 자동번역 솔루션과 데이터 기반 안보 위기감지, 금융권 위험 관리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데이터를 추출해 기술 동향과 신제품 반응을 분석하는 플랫폼도 납품 중이다. 국토부, 삼성전자, 농협 등 1500여개 고객사를 두고 있다. 고객사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올해 8월 일본에 클라우드 서비스를 공급한다. 일본 DNP와 협업관계인 콜센터 업체를 대상으로 AI 질의응답 솔루션을 클라우드 서비스를 공급하기로 했다.

기계학습(머신러닝)에 강점이 있는 위세아이텍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반 상승했다. 전년보다 매출(248억 6000만원) 26.1%, 영업이익(36억 8000만원) 26.4%가 올랐다.

위세아이텍의 주요 플랫폼은 머신러닝 자동화 솔루션 '와이즈프로핏(WiseProphet)'이다. 코딩 비전문가도 AI 예측모델을 만들 수 있어 소비자 만족도가 높다. 2018년에 개발해 2019년 14억 매출을 기록했다.  머신러닝 시장 수요가 점점 높아짐에 따라 매출 상승이 예상된다.

AI 비전 솔루션을 제공하는 라온피플은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감소세를 보였다. 매출은 150억 4000만원으로 전년(307억 7000만원)보다 51.1% 하락했다. 영업이익도 적자전환했다.

라온피플이 지난해 주춤한 이유는 미국의 화웨이 제재 영향이다. 화웨이로 들어가는 카메라 모듈 검사 솔루션 매출이 급감했다.

올해부턴 얘기가 달라진다. 증권가에서는 라온피플이 올해 흑자전환하고 영업이익률은 20% 이상 달성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AI 머신비전 솔루션과 AI 카메라 모듈 검사 솔루션의 고객 다변화가 실적 상승을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 AI 머신비전 솔루션은 스마트팩토리 확대에 따라 솔루션 적용처가 많아질 전망이다.

AI 카메라 모듈 상황도 좋다. 카메라 제조업체에서 원가 절감과 성능 향상을 위해 검사 장비 내재화로 AI 카메라 검사 솔루션 증가가 예상된다. 증권가에서는 라온피플이 AI 머신비전으로 200억원 매출을, AI 카메라로 130억원 매출을 올린다고 전망했다.

(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음성인식과 언어번역 AI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리토는 지난해 매출 58억 9000만원을 기록했다. 전년(24억 4000만원)보다 131.8% 급증한 금액이다. 영업이익도 13.6% 올랐다. 영업이익만 보았을 때 아직 적자상황을 벗어나진 못했다.

플리토는 회사 이름과 똑같은 '플리토'라는 플랫폼 서비스를 통해 25개 언어를 대상으로 번역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네이버, 카카오 등이 고객사다. 중국과 일본에 지사가 있고, 올해 미국과 유럽에 법인 설립을 완료할 예정이다. 증권가에서는 플리토가 아직 시장의 기대치와 거리감 있는 실적을 나타내고 있지만, 잠재적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AI 음성인식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인 미디어젠도 지난해 매출 118억 8000만원으로 전년보다 10.2% 올랐다. 미디어젠은 그동안 완성차 업체 위주로 영업을 해왔다. 차량 내 장착된 기능을 음성으로 컨트롤하는 엔진을 공급했다. 올해부터는 콜센터에 음성 AI 솔루션을 본격 영업할 예정이다. 이미 지난해 콜센터 2곳에 해당 서비스를 공급해 성과를 냈다. 음성 AI 솔루션은 헬스케어, 여행사 예약 시스템, 키오스크 등에도 쓰일 것으로 전망된다.

AI 의료 업체도 높은 성장 가능성을 보여줬다. 제이엘케이는 지난해(2억 2000만원)보다 1936.3% 성장한 44억 8000만원 매출을 기록했다. AI 상장사 중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영업이익도 적자를 벗어나진 못했지만, 30.2% 올랐다.

업계에서는 제이엘케이가 올해를 기점으로 빠른 성장을 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지난해 10월 국립암센터 및 가천대길병원과 업무협약(MOU)을 맺고 국내 최대 암 빅데이터 기반 AI를 개발할 예정이다. 암 빅데이터를 활용해 기존 AI 엔진을 개선하고, 기존에 보유하지 못했던 암 데이터를 활용해 솔루션 라인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AI 헬스케어 플랫폼 '헬로우 헬스(Hello Health)'도 산업통상자원부 규제샌드박스를 심사 중이다. 재외국민 대상으로 한 서비스도 예정돼있다. 폐질환 진단 솔루션은 태국, 미얀마 등에 지난해부터 납품을 시작했다. 일본 원격의료진단 1위 업체인 닥터 넷(Doctor Net)과 전국 규모 의료 플랫폼에 폐질환 솔루션 납품 관련 파트너십도 체결했다.

올해 2월 코스닥에 상장한 뷰노는 지난해 매출 12억 5000만원을 기록했다. 지난해보다 22.8% 감소한 실적이다. 전망은 밝다. 글로벌 AI 헬스케어 시장이 연평균 45.1% 성장하는 가운데 세계적인 딥러닝 챌린지에서 1위를 차지할 정도로 뷰노의 기술력은 높다고 평가된다. 증권가에서는 뷰노가 국내외 주요 병원과 협업하고 있고 신규 고객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올해(76억원)을 기점으로 내년에는 200억 이상 매출이 달성한다고 보고 있다.

IT업계 관계자는 "AI 관련 시장수요가 높고 정부 지원도 많아지고 있다"면서 "올해를 기점으로 AI 기업이 계속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AI타임스 김동원 기자 goodtuna@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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