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VR‧AR 등 첨단기술 활용한 문화전시 공간으로 탈바꿈
코로나19로 비대면 서비스 수요↑…AI 도슨트 도입 '속도'
디지털 휴먼 등 실감형 인터렉티브 콘텐츠 개발도 본격화
예술분야 AI-인간 간 콜라보 등 AI의 창작활동 범위 확대

최근 인공지능(AI)을 비롯한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등 첨단기술을 활용해 관람객들에게 색다른 체험을 선사하는 박물관과 전시관이 늘어나고 있다. (사진=셔터스톡).
최근 인공지능(AI)을 비롯한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등 첨단기술을 활용해 관람객들에게 색다른 체험을 선사하는 박물관과 전시관이 늘어나고 있다. (사진=셔터스톡).

인공지능(AI) 시대에 광주광역시는 어떻게 달라질까. 광주시가 ‘AI 중심도시’를 표방해 다양한 AI 사업 추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시민들에게 AI는 여전히 낯선, 아직은 좀 더 먼 미래의 풍경이다. 시민들이 일상 속에서 AI 기술을 체감하고 혜택을 누릴 수 있는 미래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현재 국내외에서 개발‧도입 중인 AI 기술들을 바탕으로 'AI 중심도시 광주'의 청사진을 그려본다. <편집자주>

# “왜 인공지능 중심도시라고 하는지 알겠더라.”

얼마 전 광주로 관광을 다녀온 외국인 A씨의 여행 후기다. 여행 첫날 A씨는 남도향토음식박물관으로 향했다. 입구에서 발급받은 ‘매직스푼’을 이용해 맛깔스러운 남도 한정식을 한상 차리고 나니 군침이 돌았다. 평소 한국 음식에 관심이 많은 A씨는 레시피 정보를 확인하고, 다국어 지원이 되는 AI 도슨트의 도움을 받아 곳곳을 꼼꼼히 둘러봤다.

광주 북구 남도향토음식박물관은 가상공간에 자신의 입맛대로 고른 한정식 상차림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제공할 예정이다. 사진은 남도향토음식박물관 전시물. (사진=남도향토음식박물관 제공).
광주 북구 남도향토음식박물관은 가상공간에 자신의 입맛대로 고른 한정식 상차림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제공할 예정이다. 사진은 남도향토음식박물관 전시물. (사진=남도향토음식박물관 제공).
AI 도슨트가 박물관이나 미술관을 찾은 관람객들을 안내하고 있다. (사진=셔터스톡).
AI 도슨트가 박물관이나 미술관을 찾은 관람객들을 안내하고 있다. (사진=셔터스톡).

박물관을 나와 좀 걷다보니 AI 화가의 개인전이 눈에 띄었다. AI가 그려낸 정교하고 창의적인 작품들에 놀라며 감상하는 동안 어느새 날이 어둑어둑해졌다. 저녁 밤거리를 나온 A씨는 유네스코 창의 도시이자 인공지능 중심도시라는 명성에 걸맞게 거리를 빛내고 있는 AI 미디어 파사드(Media Façade)에 시선을 빼앗겼다. 건물 외벽 하나 하나가 마치 작은 전시관이나 공연장처럼 펼쳐져 즐거운 A씨다.

최근 박물관과 전시관이 인공지능(AI) 기술을 비롯한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등 각종 첨단기술을 입고 달라지고 있다. 새롭게 탈바꿈한 문화전시 공간은 과거‧현재‧미래를 아우르는 이색적인 볼거리와 체험을 선사하면서 관람객들이 지루할 틈 없도록 단단히 준비해나가고 있는 모습이다.

‘박물관은 고루하다’는 편견도 이제 머지않아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향후 AI 시대에는 다양한 문화전시가 생생한 실감형 콘텐츠를 선보이며 어린이부터 어르신에 이르기까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많은 이들의 발걸음을 사로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 “다음 작품으로 이동하겠습니다” AI 도슨트가 작품 설명도 척척

지난 2월 서울 서초구 국립국악원 내 국악박물관에서 관계자가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전시 안내 로봇 '큐아이'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뉴스1 제공).
지난 2월 서울 서초구 국립국악원 내 국악박물관에서 관계자가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전시 안내 로봇 '큐아이'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뉴스1 제공).

서울 국립국악원의 국악박물관에 가면 지난 2월부터 AI 로봇 ‘큐아이’가 관람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큐아이’는 AI 기반 자율주행 전시 안내 로봇으로 관람객들과 일상 대화를 나누는 것은 물론 전시를 해설하고 한국의 악기를 소개하는 등 도슨트(박물관·전시관에서 작품을 설명하는 해설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비대면 서비스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기존에 사람이 해왔던 도슨트의 역할을 AI 로봇이 대신해 활약하는 사례가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큐아이’는 지난 2018년부터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나주박물관, 국립제주박물관 등 문화전시 공간에 속속 도입돼 관람객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한국문화정보원과 함께 AI 로봇 ‘큐아이’를 확대 운영한다고 밝혔다. 오는 2024년까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문화전시 공간 29곳에 '큐아이' 40여 대를 확대 보급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시‧청각 장애인과 휠체어 이용자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맞춤형 해설 서비스를 비롯해 외국인 관람객 대상 다국어(한국어·영어·중국어·일본어) 대화 로봇 서비스, 국악과 태권도 등 다양한 분야에 특화된 전문 안내 서비스 등 유용한 기능들이 탑재돼, 문화 향유 기회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AI 기반 전시안내 로봇 ‘큐아이’의 사회적 약자 대상 동행 안내 서비스. (사진=문화체육관광부 제공).
AI 기반 전시안내 로봇 ‘큐아이’의 사회적 약자 대상 동행 안내 서비스. (사진=문화체육관광부 제공).
국립중앙박물관 대한제국실에서 전시 안내를 하는 큐아이. (영상=국립중앙박물관 유튜브).
국립중앙박물관 대한제국실에서 전시 안내를 하는 큐아이. (영상=국립중앙박물관 유튜브).

한편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2월 '2021년 지능형(스마트) 박물관·미술관 기반 조성 사업' 지원 대상 기관으로 공립박물관·미술관 86개관과 사립박물관·미술관 18개관 등 총 104개관을 선정했다. 해당 사업은 AI와 VR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콘텐츠를 개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이를 통해 관람객에게 색다른 문화 체험을 선사하겠다는 취지다.

한국판 뉴딜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이 사업은 ▲실감콘텐츠 제작 및 체험존 조성 지원 ▲스마트 박물관·미술관 구축 지원 ▲온라인콘텐츠 제작 지원 등 3개 분야로 구성된다. 선정된 박물관·미술관은 향후 관람객 수요 분석과 비대면 전시 안내 등 다양한 지능형 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새롭게 재탄생할 것으로 기대된다.

◆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AI 타임머신 타고 떠나는 과거로의 여행

AI를 비롯한 첨단기술이 과거와 현재를 잇는 타임머신 역할을 하는 세상이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최근 고유한 문화자산을 디지털 형태로 구현하는 ‘디지털 헤리티지(digital heritage)’ 사업이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디지털 휴먼 콘텐츠 개발이 본격화되면서 이를 활용한 전시 문화도 더욱 다채로워질 전망이다. 

지난 2월 국립중앙박물관 불교회화실 괘불 전시공간에서 옛 승려들이 서로 말을 주고받는 이색적인 전시가 열려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움직이는 두 승려 초상은 16세기 임진왜란 때 나라를 구한 서산대사와 18세기 말부터 19세기까지 승려이자 화가로 활동한 신겸이다. 두 고승은 마주보고 대화를 하다가 관람객이 다가오면 말을 건넨다. 인식 센서와 3D 기술, 모션캡쳐 기술을 활용해 시공을 넘어 서로 다른 시대를 살아간 인물들과 실시간으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된 것이다.

앞서 지난 2018년에는 신라시대 세계 여행가인 혜초 스님을 대상으로 한 국내 첫 역사인물형 AI 디지털 휴먼이 탄생하기도 했다.  

국립중앙박물관 불교회화실에서 상영하고 있는 불교 미디어아트. (사진=국립중앙박물관).
국립중앙박물관 불교회화실에서 상영하고 있는 불교 미디어아트. (사진=국립중앙박물관).

비단 역사 속 인물뿐만이 아니다. 지난 2017년 11월 서울 동대문에 위치한 도심형복합테마공간인 라뜰리에에서 ‘우체부 조셉 룰랭의 초상’이 회화 기반 인터렉티브형 인공지능 콘텐츠로 처음 모습을 드러내 많은 이들의 관심을 불러모은 바 있다. 조셉 룰랭은 당시 우편 배달부로 빈센트 반 고흐의 그림 모델이다. 라뜰리에를 찾은 관람객은 조셉 룰랭 AI와 대화를 나누면서 프랑스 아를로 초대된다.

지난 2019년 10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은 레오나르도 다 빈치 사후 500주년을 기념해 회고전('Mona Lisa: Beyond the Glass')을 진행했다. 당시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대표작 '모나리자'를 3차원 공간 그래픽을 통해 디지털 휴먼으로 선보여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이 같은 디지털 휴먼의 사례는 AI 기술이 고도화됨에 따라 더욱 더 발전된 형태로 진화하면서 보편화될 전망이다.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의 모나리자 디지털 휴먼 구현 모습. (사진=루브르 박물관).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의 모나리자 디지털 휴먼 구현 모습. (사진=루브르 박물관).

또 그동안 여러 한계로 인해 아직 밝혀지지 않은 역사적 비밀을 AI로 풀어가려는 움직임 역시 눈에 띈다. AI 기술을 활용한 역사적 자료나 문자 해독을 통해 박물관에 잠들어 있는 귀중한 문화유산을 이해할 수 있는 길이 열리고 있다. 이는 박물관이나 전시관을 찾는 관람객들의 경험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줄 촉매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네덜란드 헤이그의 한 박물관에서 17세기부터 300여 년 동안 잠자고 있던 편지의 비밀이 AI 기술로 밝혀지면서 화제가 된 바 있다. 유럽에서 편지 봉투가 널리 사용되기 전까지 편지는 종이접기를 하듯 여러 겹으로 접어 단단히 봉인해 보내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이에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 등 국제 공동 연구팀이 엑스선 미세단층촬영 기술과 컴퓨터 알고리즘을 이용, 복잡하게 접혀 꽁꽁 밀봉돼 있던 약 300년 전의 편지를 뜯지 않고 가상으로 펼쳐 읽어낸 것.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 연구진을 비롯한 다국적 과학자들로 구성된 국제 공동 연구팀이 엑스선 미세단층촬영 기술과 컴퓨터 알고리즘을 이용해 약 300년 전의 편지를 가상으로 펼쳐 미개봉 상태로 해독해내는 데 성공했다.(사진=Unlocking History Research Group).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 연구진을 비롯한 다국적 과학자들로 구성된 국제 공동 연구팀이 엑스선 미세단층촬영 기술과 컴퓨터 알고리즘을 이용해 약 300년 전의 편지를 가상으로 펼쳐 미개봉 상태로 해독해내는 데 성공했다.(사진=Unlocking History Research Group).
네덜란드 헤이그의 한 박물관에 보관된 '브리엔 컬렉션.' (사진=Unlocking History Research Group).
네덜란드 헤이그의 한 박물관에 보관된 '브리엔 컬렉션.' (사진=Unlocking History Research Group).

연구팀이 해독한 편지는 당시 네덜란드 헤이그 우체국장인 시몬 드 브리엔이 보관했던 ‘브리엔 컬렉션(Brienne Collection)’ 편지들 가운데 일부였다. 해독 결과 프랑스 릴에 있는 자크 세나크라는 사람이 네덜란드 헤이그에 사는 사촌에게 또 다른 친척의 사망통지서 등본을 요청하는 내용의 편지였다. 특별한 내용은 아니었으나, 17세기 유럽인의 삶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아울러 역사적 가치가 있는 다양한 형태의 고문서를 훼손 우려 없이 그대로 보존할 수 있게 되면서 중요한 사료를 해독‧연구하는 데 기여할 전망이다.

 

◆ AI 예술가가 펼쳐내는 작품 세계로 떠나보자

예술 영역에서 AI와 인간의 콜라보 사례가 점차 늘어나는 가운데 창작활동은 더 이상 인간만의 전유물이 아니게 됐다. 전통 산수화부터 만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의 그림들이 AI 손에서 탄생하고 있다. 게다가 AI가 만들어낸 예술작품이 인간의 작품과 거의 구별할 수 없을 만큼 그 솜씨도 날로 정교해지고 있다.

위 그림들 가운데 어느 작품이 AI가 그린 것일까. 정답은 B와 C는 인간이 그린 작품이고, 나머지는 AI의 손에서 탄생했다. (사진=Harsha Gangadharbatla/Empirical Studies of the Arts).
위 그림들 가운데 어느 작품이 AI가 그린 것일까. 정답은 B와 C는 인간이 그린 작품이고, 나머지는 AI의 손에서 탄생했다. (사진=Harsha Gangadharbatla/Empirical Studies of the Arts).
에드먼드 벨아미의 초상(Portrait of Edmond Belamy). (사진=Obvious (collective)).
에드먼드 벨아미의 초상(Portrait of Edmond Belamy). (사진=Obvious (collective)).

지난 2018년 예술품 경매에서 첫 선을 보인 AI의 작품이 43만2,500달러(약 4억8,000만원)에 최종 낙찰돼 많은 이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옥션하우스 크리스티 뉴욕에 출품된 이 그림의 작품명은  ‘에드먼드 벨아미의 초상(Portrait of Edmond Belamy)’. 14~15세기에 그려진 1만5,000점의 초상화를 기반으로 알고리즘을 훈련, 생성적 적대 신경망(GAN) 기술을 사용해 탄생한 작품이다.

지난달에는 휴머노이드 AI 로봇 ‘소피아(Sophia)’가 만든 NFT(Non-fungible token, 대체불가능토큰) 예술작품이 홍콩에서 열린 경매 시장에서 약 68만 8,000달러, 한화로 7억 원이 넘는 가격에 팔려 화제가 됐다.

NFT는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디지털 콘텐츠에 고유한 표식을 부여해 디지털 자산 가치를 인정하는 데 활용된다. 소피아의 작품(‘Sophia Instantiation’)은 소피아의 주도 아래 이탈리아 예술가인 안드레아 보나체토와의 협업으로 제작됐다.

휴머노이드 AI 로봇 '소피아'의 작품 제작 모습. (영상=소피아 로봇 인스타그램).
휴머노이드 AI 로봇 '소피아'의 작품 제작 모습. (영상=소피아 로봇 인스타그램).
.휴머노이드 AI 로봇 '소피아'의 자화상. (영상=andreabonac_art).
.휴머노이드 AI 로봇 '소피아'의 자화상. (영상=andreabonac_art).

지난 2019년 극사실주의 화가 '두민' 작가도 AI 화가 ‘이메진 AI’와 독도를 공동으로 그린 작품을 공개해 눈길을 끈 바 있다. 이제 AI가 만들어낸 작품을 마냥 폄하하기보다 AI의 예술 창작 시도에 대해 그 미학적 가치를 인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조금씩 나오고 있다.

지난 2019년 세상에 등장한 AI 로봇 아티스트 ‘아이다(Ai-Da)’는 이미 영국에서 첫 번째 개인 전시회를 연 데 이어 영국 런던 소재 디자인 박물관(Design Museum)에서 오는 5월 두 번째 전시회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AI의 손에서 탄생한 예술작품들의 소식이 심심찮게 들려오는 가운데 AI 아티스트의 작품을 전시회에서 감상할 수 있는 기회도 점점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AI 로봇 아티스트 ‘아이다(Ai-Da). (사진=Design Museum).
AI 로봇 아티스트 ‘아이다(Ai-Da). (사진=Design Museum).
AI 로봇 아티스트 ‘아이다(Ai-Da)가 그림을 그리고 있는 모습. (영상=Ai-Da Robot 유튜브).
AI 로봇 아티스트 ‘아이다(Ai-Da)가 그림을 그리고 있는 모습. (영상=Ai-Da Robot 유튜브).

 

'인공지능 중심도시 광주' 어떻게 달라질까.
제13회 광주비엔날레에서 AI 도슨트 로봇이 도입됐다. (사진=뉴스1 제공).
제13회 광주비엔날레에서 AI 도슨트 로봇이 도입됐다. (사진=뉴스1 제공).

지난 1일부터 다음달 9일까지 열리는 제13회 광주비엔날레에서 전시관 곳곳을 돌아다니는 AI 로봇이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방역 로봇은 전시관 내부를 이동하면서 방역 소독을 하고 마스크 미착용 관람객을 발견하면 마스크 착용을 요청한다. 또 AI 도슨트 로봇은 관람객에게 작품을 설명하고 전시 가이드를 해준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비대면 문화가 확산되고 방역 작업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가운데 AI 로봇을 도입해 방역과 작품해설 두 마리 토끼를 잡은 것.

지난해 9월 광주시와 AI 업무협약을 체결한 제타뱅크가 이번 광주비엔날레에서 대중에게 첫 선을 보인 AI 도슨트 로봇은 방역‧살균 기능은 물론 모니터를 장착해 작품 해설 영상을 실시간으로 제공한다. 전시 작품도 한국어를 비롯해 영어와 중국어로 안내한다. 코로나19로 인해 AI 시대 새로운 전시 관람 문화의 단편적인 모습을 미리 엿본 셈이다.

지난해 광주광역시와 인공지능(AI) 업무협약을 체결한 제타뱅크의 방역전담 로봇(왼쪽)과 새로 개발된 AI 도슨트 로봇(오른쪽).
지난해 광주광역시와 인공지능(AI) 업무협약을 체결한 제타뱅크의 방역전담 로봇(왼쪽)과 새로 개발된 AI 도슨트 로봇(오른쪽).

지난 2월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추진하는 ‘지능형(스마트) 박물관‧미술관 기반조성 공모사업’에 광주‧전남 6개의 박물관‧미술관이 선정됐다. 광주지역에서 선정된 사업에는 광주역사민속박물관과 남도향토음식박물관, 광주 국윤 미술관이 포함됐다.

이 가운데 광주역사민속박물관은 AI 도슨트 로봇을 활용한 전시 서비스를 선보인다. 이 로봇은 AI와 안면인식을 이용해 관람객을 분석하고 연령과 성별 등을 예측해 맞춤형 전시 서비스를 제공한다. 자율주행으로 관람객 동행 전시 해설도 가능하다.

광주 동구 소재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은 어린이문화원 어린이체험관에 AI 기반 문화전시 안내 로봇 '큐아이'를 올해 초 도입했다. ‘세계 속 아시아는 어디야?’라는 안내해설은 아시아 대륙을 시작으로 권역별 아시아의 생활문화와 특징을 어린이 눈높이에 맞게 설명한다. (사진=국립아시아문화전당 제공).
광주 동구 소재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은 어린이문화원 어린이체험관에 AI 기반 문화전시 안내 로봇 '큐아이'를 올해 초 도입했다. ‘세계 속 아시아는 어디야?’라는 안내해설은 아시아 대륙을 시작으로 권역별 아시아의 생활문화와 특징을 어린이 눈높이에 맞게 설명한다. (사진=국립아시아문화전당 제공).

광주 북구 남도향토음식박물관은 가상공간에 자신의 입맛대로 고른 한정식 상차림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운영한다. 관람객은 입구에서 발급받은 ‘매직스푼’을 이용해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적용한 300여 점의 전시물에 남도 한정식을 차리고 레시피 등 음식에 대한 정보도 확인할 수 있다.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기에 첨단 기술을 입은 지역 박물관과 미술관의 변신은 아시아문화 중심도시이자 인공지능 중심도시 광주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

광주과학기술원(지스트‧GIST) 한국문화기술연구소는 지난해 12월 ‘CT 상상이룸전’을 지스트 다산빌딩에서 개최했다. 해당 전시회는 지스트 한국문화기술연구소의 올 한해의 주요 연구 성과물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게, 무대전시 공간에서 대중들이 다양한 전시체험이 가능하도록 구성됐다. 이 가운데 실감형 스마트 미디어월 플랫폼 기술이 적용된 ‘아시아문화지도-라마야나의 길’은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의 아시아문화자원과 문화기술이 결합된 인터랙티브 정보탐색형 전시다. 전문구 한국문화기술연구소장은 “이번 성과전시회에서 선보인 기술들은 향후 AI 인터랙션을 고려한 기술 보완을 통해 박물관 등 전시‧시범서비스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영상=지스트 제공).
광주과학기술원(지스트‧GIST) 한국문화기술연구소는 지난해 12월 ‘CT 상상이룸전’을 지스트 다산빌딩에서 개최했다. 해당 전시회는 지스트 한국문화기술연구소의 올 한해의 주요 연구 성과물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게, 무대전시 공간에서 대중들이 다양한 전시체험이 가능하도록 구성됐다. 이 가운데 실감형 스마트 미디어월 플랫폼 기술이 적용된 ‘아시아문화지도-라마야나의 길’은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의 아시아문화자원과 문화기술이 결합된 인터랙티브 정보탐색형 전시다. 전문구 한국문화기술연구소장은 “이번 성과전시회에서 선보인 기술들은 향후 AI 인터랙션을 고려한 기술 보완을 통해 박물관 등 전시‧시범서비스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영상=지스트 제공).

 

AI타임스 윤영주 기자 yyj0511@aitimes.com

[관련기사] [AI 중심도시 광주 청사진] ① “교통 체증은 가라”…출퇴근 짜증 날리는 똑똑한 AI 교통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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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노트
광주는 '인공지능 중심도시' 비전을 선포한 이후 AI 사업에 속도를 높여오고 있습니다.
이전에 광주는 문화도시로 알려져 있었죠. 이제 문화도시이자 인공지능 중심도시로 도약하는 광주의 미래 모습을 조망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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