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사 과정 신설, 효율성 확립 및 우수 학생 유치 기대
WCU 프로그램을 통해 AI 분야 해외 석학들과 학문 교류
AI대학원 10곳, 긴 호흡으로 대학원 각각의 특징들이 잘 융합되길

편집자 주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인공지능 기술력은 국가 경쟁력 핵심. 정부는 2019년 AI분야 산학관 협력을 바탕으로 한 글로벌 인공지능 석ㆍ박사급 인재 육성을 목표로 국책 인공지능대학원 사업을 시작했다. 컴퓨터 비전과 자연어 처리, 그리고 빅데이터 분석 등 산업계가 필요로 하는 '인공지능 아키텍처' 전성시대가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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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타임스 특별취재팀은 기획 연재를 통해 인공지능대학원 정보를 독자들과 공유함으로써 교육 소비자 주권 행사에 기여코자 한다. 동시에 국내 인공지능대학원간 교차 비교와 해외대학 정보를 제공, 한국 인공지능대학원의 발전에 도움이 되고자 노력했다.

◇특별취재팀=팀장 권영민, 정윤아ㆍ박유빈ㆍ박성은ㆍ윤영주ㆍ이하나 기자

고려대학교는 2019년 한국과학기술원(KAIST), 성균관대와 함께 첫 국책 인공지능 대학원으로 선정됐다.

고려대학교 인공지능대학원. (사진=고려대 홈페이지)
고려대학교 인공지능대학원. (사진=고려대 홈페이지)
고려대학교 인공지능학과 현황. (표=정윤아 기자)
고려대학교 인공지능학과 현황. (표=정윤아 기자)

고려대 AI 대학원은 선정 첫해 28명의 박사과정(및 석박사 통합과정) 학생들과 시작해 21학년도 봄 재학생은 100명을 넘었다. 21학년도 가을 학기 모집을 통해 20명 안팎을 모집할 예정이다. 연구의 연속성을 위해 석박 통합 과정을 가장 많이 뽑는다.

한 대학원생 커뮤니티에 따르면 고려대가 타 대학에 비해 교수님과의 컨택 여부가 중요하다며 '컨택이 알파이자 오메가다.', '교수님 컨택이 잘 되었다면 면접은 크게 걱정 안 해도 된다' 등의 평이 있다.

고려대 전임 교원
고려대 전임 교원

지난해 9월 최성준 교수(기계학습, 로보틱스)가 부임하고, 올해 초 김상필 교수가 새로 부임했다. 김 교수는 컴퓨터 비전, 시각 분야를 전공으로 퍼듀 대학에서 박사 과정을 이수했으며 인공지능 시스템에 대한 인지 알고리즘 분석에 전문성을 지녔다. 최성준 교수에 이어 젊은 교수의 영입으로 교원들은 한층 젊어질 것이다.

 

랩에서 연구하고 논문 읽기만 해도 돼요. 하지만 학생들은 기업에서 실무 체험하고 해외 대학원에 연수 보내주면 좋아합니다.

나는 학생들이 좋아하는 것을 해주고 싶어요.

 

고려대 이성환 주임교수(인공지능학과장)은 "코로나19로 인해 2008년부터 2013년까지 5년간 시행된 WCU(World Class University) 프로그램을 통해 쌓았던 해외 석학들과의 네트워크를 활용하지 못해 아쉽다. 해외 유수 대학과 글로벌 기업과의 공동 연구 및 연수는 아마 내년에 가능할 것으로 본다."라고 하며 현재 상황에 대한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WCU(World Class University) 프로그램 : 해외 석학들이 한국을 방문해 교육을 제공하고 고려대 학생들이 해외 석학들의 연구실을 방문해 배움을 얻는 프로젝트.

네덜란드에서 자신의 밑에서 연구하고 싶다고 메일을 보낸 학생의 에피소드를 꺼내며 이 교수와의 인터뷰는 시작됐다. 학생들이 좋아하는 것을 고민하는 그에게서 학생들에 대한 애정을 엿볼 수 있었다.

 

Q. 고려대는 3차례로 나누어 발표된 국책 인공지능 대학원 1차 대학으로 선정되었는데, 타 대학에 비해 출발이 빨랐던 배경은 무엇인지 설명해 주실 수 있을지요?

▲우수한 인공지능 교육 연구 인프라와 커리큘럼 ▲참여 교수진의 탁월한 학술 역량 ▲풍부한 글로벌 네트워크 등에 높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그 덕에 2019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인공지능 대학원 지원 사업의 출발과 함께 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인공지능은 뇌의 정보처리를 기반으로 합니다. 따라서 인공지능 연구를 위해 뇌에 대해 일정 수준 이상 알 필요가 있습니다. 고려대의 뇌공학과와 인공지능학과 간 협력이 활발하다는 점은 국내 다른 대학과 차별화되는 장점이라 볼 수 있습니다. 

 

Q.  올해 첫 석사 과정을 신설했습니다. 석사 과정 신설 배경과 기대되는 바를 설명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학위 과정의 효율성 확립 및 우수 학생 유치를 위해 기존 박사과정과 석·박사 통합 과정에 석사 과정을 신설했습니다. 실용적인 인력을 필요로 하는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석사 인력에 대한 요청과 취업을 빨리하고 싶어 하는 대학원생들을 위한 조치입니다. 앞으로도 본 사업단의 우수 신임 교원에 더불어, 체계적인 교육 과정을 통해 연구 능력을 배양한 우수 대학원생들을 배출하고, 연구 성과 역시 상승세를 그릴 것으로 기대합니다. 

 

Q. 신설된 석사 과정과 석·박사 통합 커리큘럼 상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요. 취업을 위해서는 석사과정만, 연구를 위해서는 석ㆍ박과정을 지원할 듯합니다만.

새로 도입된 석사 과정은 석·박사 통합 과정과 과목 상 차이는 없습니다. 다만, 석사생이 박사생보다 수강 과목 수가 적을뿐입니다. 졸업 이수 학점도 적고요. 석사 과정은 인공지능의 기본적인 이론(AI Core)을 탄탄하게 채우고 응용 분야 몇 과목 듣다 보면 끝이 납니다. 최소한의 인공지능 기초 지식만 배우고 졸업하다 보니 깊이 면에서는 비교적 한계가 있는 것 같습니다. 

 

Q. JCR 상위 10% 논문, AI 분야 SCI 저널 논문 등 실적들이 화려합니다. 실적을 자랑해 주세요. 또, 높은 연구 성과의 비결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고려대 인공지능 대학원은 2020년 총 42편의 SCI급 논문을 게재했습니다. 게재된 42편의 논문 중 JCR 상위 10% 논문 수는 19편이며, 한국연구재단이 선정한 최우수 국제 학술대회 논문 수는 11편으로, 양뿐만 아니라 질적으로도 우수한 연구 성과를 도출해 내고 있습니다. 특히 AI 기반 주요 신산업 분야 6개(헬스케어, 금융, 지능형 에이전트, 게임, 자율 주행, 국방)에 활용 가능한 연구 논문들을 Science Robotics, Nature Machine Intelligence, IEEE T-NSRE 등의 국제적으로 저명하고 영향력 있는 학술지 및 학술 대회에 발표했습니다.

이성환 (주임교수) 인공지능학과장, 논문 실적 등 지난해 고려대 AI 대학원 성과를 되짚어 보고 있다. (사진=정윤아 기자)
이성환 (주임교수) 인공지능학과장, 논문 실적 등 지난해 고려대 AI 대학원 성과를 되짚어 보고 있다. (사진=정윤아 기자)

AI 특화 교육과정의 구성 전략에 따른 맞춤형 교육이 높은 연구 성과의 비결입니다. 우리 학교는 수학·고급 통계학 등의 다양한 기초 이론 교육을 통해 실무의 기본기를 강화합니다. 더불어, AI 핵심 기반 분야의 이론 과목과 함께 ‘응용 및 실습’ 과목 개설로 문제 중심적 학습(Problem-based Learning, PBL) 방식의 집중 교육을 추구합니다. 학문 분야 간 융합 능력 강화를 위해서는 AI 6개 특화 연구 분야 심화 교과목을 개설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Q. 개인 맞춤형 프로그램으로 유연 학기제와 거꾸로 학습이 있습니다. 설명 부탁드립니다.

고려대는 획일화된 교과과정 대신 ‘유연 학기제’를 도입하여 학생들이 학습 속도나 진도에 따른 수업 일정을 조절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학기 중 중장기 해외 연구 활동 참여 혹은 국내외 연구 교류를 장려하고 연구 활동을 촉진하고, 나아가 학생들의 자기 발전을 위한 계획 수립 강화를 장려합니다. 

기초 전공의 경우, 학생 개인별로 부족한 부분을 온라인에서 제공되는 학습 자료들로 공부하고 오프라인에서 질의할 수 있는 ‘거꾸로 학습’을 시행 중에 있습니다. 이론의 전달보다 문제 해결에 초점을 맞추기 위해 오픈 코스웨어(Open Course Ware)를 활용한 ‘거꾸로 학습’ 형식의 강의 진행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강의의 이론 전달은 온라인 강의로, 보다 심화한 실습과 질문은 오프라인 강의로 진행함으로써 다양한 실력의 학생들에게 효율적 문제 중심적 학습(PBL) 제공이 가능해졌습니다. 

 

Q. 엔씨소프트, 삼성전자 등 기업과 활발히 산학협력을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일반적으로 대학원의 문제점은 학생들이 학업에만 몰두하다 보니, 실무적인 능력을 키우기가 어렵다는 것입니다. 다만, 인공지능은 응용 분야이기 때문에 산업체에서 어떤 문제를 가졌는지 실무적 관점에서 임할 필요가 있습니다. 일찍이 실무 경험의 중요성을 인지했기에, 고려대는 인공지능 대학원 선정 첫해에 인터파크와 산학협력을 했습니다.

고려대 AI대학원의 핵심 교과목과 산학연. (사진=고려대 인공지능학과 홈페이지)
고려대 AI대학원의 핵심 교과목과 산학연. (사진=고려대 인공지능학과 홈페이지)

현재 박사과정 또는 석·박사 통합 과정 학생들은 졸업 전 최소 3개월의 산업체/연구기관 공동연구 또는 인턴십을 필수로 이수해야 합니다. 또, 국내외 글로벌 AI 기업의 현장 수요에 맞추어 실제 산업 현장의 문제를 해결하는 프로젝트 기반의 인턴십 교과목 ‘현장 실습’ 과목을 편성했습니다. 학생들의 입장에서도 연구뿐만 아니라 실용적인 산학 관련 활동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만족도가 높은 편입니다. 

 

Q. 이번 코로나 상황으로 인해 대학원 입장에서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됩니다만.

본래 MOU 협정을 체결한 막스 플랑크 연구소, 베를린 공대, 미국 카네기 멜론, MIT 등 해외 대학원들과 공동 연구를 합니다. 학생들을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IBM 등에 연수를 보내기도 합니다. 하지만, 작년 3월 코로나로 인해 비자 발급이 불가능해 해외 대학원과의 공동 연구나 해외 연수를 진행할 수가 없습니다. 아마 올해도 어려울 전망입니다. 특히, 학생들 입장에서는 해외 대학원, 유명 해외 기업을 경험해보는 것이 좋은데, 이 부분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아쉽습니다. 사용하지 못한 출장비, 해외 연수비는 GPU 등 빠른 컴퓨터 장비 구매에 사용하고 있습니다. 

고려대학교 인공지능학과장 이상환 교수가 인터뷰 질문에 답변하는 모습. 코로나19가 끝나고 해외 대학 및 기업들과의 교류 계획을 밝혔다. (사진=저윤아 기자)
고려대학교 인공지능학과장 이상환 교수가 인터뷰 질문에 답변하는 모습. 코로나19가 끝나고 해외 대학 및 기업들과의 교류 계획을 밝혔다. (사진=저윤아 기자)

 

 

Q. 이번에 인공지능 대학원 2곳이 새로 선정됩니다. 한국 인공지능 대학원에 첫 선정된 학교로서 새로 선정된 대학원 구성원과 지원예정자 등에게 당부나 조언이 있다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인공지능 대학원 지원 사업에 선정된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미래 인공지능 핵심 인재 양성과 인공지능 연구·개발을 위해 교육기관의 틀에 머무르지 않고 당면 문제를 함께 해결하며, 연구 시너지를 창출하는 등 동반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면 IT 강국을 넘어 AI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번에 새로 선정된 곳을 포함해 10개의 인공지능대학원과 인공지능 융합연구센터 4개가 함께 협조하며 인공지능 대학원을 가꾸어 나가길 바랍니다. 

 

Q. 마지막으로, 학문에 왕도는 없다지만, 고려대 인공지능대학원을 목표로 하는 학부생들에게 들려주실 수 있는 합격팁이 있습니까?

신입생 선발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혁신적인 사고력입니다. AI 핵심 인재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탄탄한 학문적 기초와 새로운 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열린 마음가짐이 필수입니다. 그래야 빠르게 발전하는 AI 분야 연구를 이해하고 넘어설 수 있기 때문입니다. 

확률과 통계, 선형대수 등에 관한 기본적인 수학 실력과 코딩 실력도 필요합니다. 위의 요건을 만족한다면, 인문사회계열 학생도 인공지능대학원에 지원할 수 있습니다. 지난해 재학생 중 인문사회계열 학생의 비율은 약 10% 정도이며, 주로 상경계열 학생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대학원 진학 희망자들은 대부분 인공지능학과 홈페이지에서 교수별 특화된 AI 분야가 무엇인지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학과에서 발행하는 뉴스레터 또는 언론 홍보물, 강연 등을 통하여 자신이 연구하고 싶은 AI 분야의 교수님과의 사전 면담도 요청할 수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이성환 교수. (사진=고려대 홈페이지)
이성환 교수. (사진=고려대 홈페이지)

이성환

고려대학교 인공지능학과 학과장

▲서울대학교 전산학 학사

▲카이스트 전산학 석사 및 박사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정회원

▲국제전기전자기술자협회(IEEE)펠로우

▲사단법인 한국인공지능학회 초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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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타임스 정윤아ㆍ박유빈 기자 donglee0408@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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