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영방송 DW 제작‥ 유튜브서 시청 가능
미국·중국·러시아 등 강대국 간 패권 비난
지난해 아르메니아 분쟁서 드론공격 개시
올 3월 예멘 반군, 사우디에 군집드론 쏘아
범세계적 킬러로봇 금지 캠페인 역할 증가
AI 전문가, 유엔에 자율무기 금지 서한 제출

(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독일 공영방송 DW(도이체벨레)가 7일(현지시간) ‘미래 전쟁: 전쟁을 예방하는 방법’이라는 다큐멘터리를 제작·방송했다.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볼 수 있는 이 다큐멘터리는 AI가 중심이 되어 새로운 전쟁시대로 접어드는 ‘군비경쟁’의 현 상황을 집중 조명하고 있다.

다큐멘터리는 강대국 간 패권 다툼의 핵심으로 자율무기체계(AWS)가 활용되는 점을 꼬집고, 인류가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경고한다. 하이코 마스 독일 외교부 장관은 “군집드론을 포함한 AWS 개발은 미국, 러시아, 중국 등에서 한창 진행단계에 접어든 상황”이라며 각 국가별 정책 아래 경쟁이 붙었다고 지적했다.

DW가 제작한 ‘미래 전쟁: 전쟁을 예방하는 방법’ 다큐멘터리. (출처= DW 공식 유튜브 채널).

실제로 미국은 지난 3월 AI 국가안보위원회는 “미국과 동맹국들은 AWS를 지금보다 더욱 활용해 효율적 군사대응을 구축해야 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백악관에 제출했다. 러시아, 중국을 ‘잠재적 적’으로 규정하고, 이들 국가에서 개발한 알고리즘에 대항하는 알고리즘을 국가정책 차원에서 채택할 수 있도록 대규모 투자를 촉구한다.

중국도 최근 국가 5개년 계획에서 볼 수 있듯 AI를 연구개발 분야에서 거침없는 성장의 중심에 두고 있다. 공안부터 인민해방군에 이르기까지 안보라는 명분을 내세워 군사발전에 속도를 가하고 있다. 마스 장관은 이에 대해 “미국도, 중국도 AI 기술로 전쟁을 예방하기보다 새로운 군사패러다임을 주도하려 한다”며 “지능화된 전쟁의 미래를 갈망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2017년 AI 기반 무기 개발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최첨단 AI 선도국이 세계의 지배자가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다큐멘터리는 AI 기반 전쟁 무기가 이미 분쟁국가에서 보이고 있다고 말한다. 코로나바이러스에 온 세계가 잠식당한 지난해 9월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 사이 나고르노-카라바흐를 두고 싸운 전쟁이 있었다. 6주 동안 계속된 분쟁에서 아르메니아군은 아제르바이잔의 무인드론 공격에 힘을 쓰지 못하고 패배했다.

다큐멘터리 장면 중 일부. (캡처=박혜섭 기자).
다큐멘터리 장면 중 일부. (캡처=박혜섭 기자).

울리케 프랑크 유럽외교협회 선임정책위원은 “소위 ‘카미카제 드론’이라고 불린 이 무기는 당시 러시아산 탱크 등으로 중무장한 아르메니아 지상군을 속속 찾아내 차량을 타격했다”며 “무인드론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더 발전해있다”고 말했다. 그렇기에 반대로 이러한 시스템에 대항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가를 잘 보여주고, 거기에 맞서 더 대단한 무기를 개발하는 국가적 욕망이 생긴다는 것이다.

이후 올해 3월 또 다른 군집드론 공격이 발생했다. 예멘 반군 후티가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 아람코의 석유시설을 향해 드론 12대와 탄도미사일 2발로 공격을 개시한 것이다. 이들 드론의 총 가격은 한화로 1억원 남짓인 반면 아람코는 이 공격으로 570만 배럴이 감소하면서 수조원대 피해를 입었다.

DW 측은 이 같은 세태를 반대하는 킬러로봇 중단 캠페인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신미국안보센터(CNAS)의 마틴 라세르 공공정책 선임연구원은 “군집화의 규모는 너무 빠르고 복잡해서 인간이 따라갈 수 없는 속도로 군비 경쟁을 더욱 부채질한다”며 이에 대응하는 범세계적 킬러로봇 금지 캠페인 필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한편, 전 세계 100여명의 AI 전문가들이 최근 유엔에 ‘인간에게 치명적 위협을 가할 수 있는 AI 기반 자율무기 사용을 금지’하는 내용의 서한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킬러로봇은 아직 현실에서 일어난 일은 아니지만 AI 기술이 발전할수록 가까운 미래 탄생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 이들은 유엔에 “AI는 화약과 핵 무기에 이어 제 3차 무기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AI타임스 박혜섭 기자 phs@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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