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홍영 전 동강대학교 교수

양홍영 전 동강대학교 교수
양홍영 전 동강대학교 교수

최근 IT 인재들이 일명 ‘네카라쿠배당토’에 몰리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 라인플러스, 쿠팡, 배달의민족, 당근마켓, 토스 등 7사를 일컫는 말이다. 기업들이 입사 보너스‧연봉 인상 등을 내걸며 인재 모시기에 나서면서, 인재 쏠림 현상은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이 가운데 인력난에 시달리는 광주에서는 어떤 노력을 하고 있을까. ‘AI 중심도시 광주’에서 향후 제 2의 ‘네카라쿠배당토’가 나올 수 있을까.

광주광역시가 정부에 제출한 ‘인공지능 중심 산업융합 집적단지 조성안’이 2019년 1월 예타 면제 대상사업에 선정된 바 있다. 10년에 걸쳐 무려 1조원이라는 예산을 확보하게 됐다. 광주시는 ‘인공지능 중심도시 광주’를 기치로, 집적단지 조성과 데이터센터 구축, 인재양성 프로그램 등 실무적인 인프라 마련에 여념이 없다.

이용섭 광주광역시장을 비롯한 관계 공무원들은 누구보다 발 빠른 행보를 보여왔다. 지난 2019년 9월 ‘인공지능 중심도시 광주만들기’ 추진위원회가 출범했고, 이듬해인 2020년 1월 전담부서인 ‘인공지능정책과’도 신설됐다. 이들의 노력으로 유수 AI 기업들도 대거 유치했다. 2021년 6월 1일 기준 95개의 AI 기업 및 기관이 광주광역시와 인공지능 업무협약 체결했다.

청년 실업과 고용 악화로 인해 인구 유출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 맞는 다행스러운 ‘무지개 빛’이다. 이용섭 시장을 비롯 관계자들에게 진심 어린 갈채와 성원을 전하고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0여 년을 강단에 몸 담았던 필자의 입장에서 바라보면 지역의 향후 ‘먹거리 산업 AI’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서는 서둘러 보완하고 시행해야 할 대목들이 적지 않아 보인다.

이 중 ‘청소년 대상 교육사업’이 가장 시급한 과제로 보인다. 1조 원이라는 어마한 예산이 지원되는 사업이 진정 지역 경제 성장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미래 지역 산업을 주도해 갈 청소년들이 실생활에서부터 AI와 친하게 지내게끔 만드는 ‘체험의 장’이 필요하다. 유아기부터 가상현실(VR)이나 증강현실(AR) 등 AI를 기반으로 하는 체험을 친숙하게 접해야 한다.

상상력과 창의력이 넘쳐나는 청소년기에는 AI 전반에 관해 아무런 거리낌 없이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줘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어떠한가. 전국 특별시‧광역시 가운데 어린이 전용 회관이 없는 곳은 광주와 울산 두 곳 뿐이다. 인구의 분포로 비교해보면 대전은 광주보다 2만 여 명 밖에 앞서 있지 않지만 인프라는 다양하게 마련돼 있다. 그러나 광주는 울산과 비교해 인구가 30여 만 명이나 앞서 있지만, 비슷한 실정이다. 아쉬운 대목이다.

그러나 다행인 점은 광주시가 이 같은 현실을 직시하고 ‘AI 기반 광주어린이회관 건립’을 위한 기본계획 수립을 목전에 두고 있다는 것이다. AI 기반 광주어린이회관은 2024년 말 완공을 목표로 260억 원의 예산이 투입될 계획이다. 반면 심각한 점은 지역 사회의 미래를 책임질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실질적인 투자나 제도의 운영이 전무하다는 점이다. 광주 청소년들은 놀라운 AI 세상을 경험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광주시의 AI 정책은 ‘딴 나라 이야기’일 수밖에 없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 정책의 주체는 당연하게 ‘광주광역시교육청’임은 누구도 부인할 수가 없다. 문제는 운영에 소요되는 예산일 것이다. 시에서 계획하고 있는 인공지능 예산을 들여다보면 2020년부터 2024년까지 5년 동안 인재 양성 분야에 316억 원을 계획하고 있다. 그러나 청소년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교육비는 반영되어 있지 않다.

경기도의 일부 지역에서 운영되고 있는 ‘학생기자단’ 제도를 벤치마킹하여 광주에 접목할 수 있다면 이 지역에서도 ‘네카라쿠배당토’를 이루어내는 밑거름으로 작용될 수 있겠다고 확신한다. 조심스럽게 이 같은 제안을 하고 싶다. 지역의 각급 학교 청소년을 대상으로 AI 교육사업을 위한 예산 반영과 정책 수립 및 운영을 위해 광주광역시와 교육청은 머리를 맞대고 방안을 마련해주기를 제안한다.

양홍영 전 동강대학교 교수 yahong082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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