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 받쳐주는 '잭서포트' 미설치…인명 피해 키웠다
비콘 기반 잭서포트 모니터링 시스템 도입됐다면
광주 동구 철거건물 붕괴 참사 피해 최소화됐을 것

광주 동구 학동 재개발구역 철거 건물이 붕괴하기 4시간여 전인 9일 오전 11시 37분쯤 철거 공사 현장 모습. 건물 측면 상당 부분이 절단돼 나간 상태에서 굴삭기가 성토체 위에서 위태롭게 철거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 1 제공).
광주 동구 학동 재개발구역 철거 건물이 붕괴하기 4시간여 전인 9일 오전 11시 37분쯤 철거 공사 현장 모습. 건물 측면 상당 부분이 절단돼 나간 상태에서 굴삭기가 성토체 위에서 위태롭게 철거 작업을 하고 있다. 잭서포트가 제대로 설치됐거나, 혹은 모니터링 시스템이 구축됐다면 인명피해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커지고 있다. (사진=뉴스1 제공).

9명의 소중한 목숨을 앗아간 광주광역시 동구 재개발구역 내 철거건물 붕괴 사고를 사전에 감지할 수도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2년 전 서울 잠원동 붕괴 사고가 벌어졌을 당시 경기도는 '잭서포트(철제 지지대·Jack Support)' 모니터링 관련 기술 개발에 나섰다. 이 기술은 현재 일부 현장에서 쓰이고 있지만 전국적으로 보급되지 않고 있다. 만약 이 기술이 광주지역에 도입됐더라면 이번 인명피해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크다.

지난 2019년 7월 서울시 서초구 잠원동에서는 5층 철거건물의 외벽이 무너져 1명이 사망하고 3명이 다치는 등 4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사고 주요 원인 중 하나는 건물의 하중을 지지하는 ‘잭서포트’를 충분히 설치되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경기도는 지난 2019년부터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과 건물 상부의 하중분산을 위해 건축물 철거현장에 설치하는 잭서포트의 이상 여부를 휴대폰 앱을 통해 실시간 모니터링 할 수 있는 시스템 개발에 나섰다. ‘잠원동 붕괴사고’와 같은 붕괴 사고를 사전에 예방하고,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는 취지였다.

압력센서가 내장된 방진고무 등을 통해 일정수준 이상의 압력이 감지되면 블루투스 비콘이 작동해 휴대폰 앱으로 이상 여부를 알려주는 방식이다. 잭서포트는 건물 상부의 하중을 분산시키기 위한 지지대로서 붕괴 위험이 있는 건축물 철거현장의 안전을 확보하는 가설 구조물이다.

잭서포트 모니터링 시스템 개념도.
잭서포트 모니터링 시스템 개념도. (사진=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 제공).

해당 시스템은 잭서포트의 위치와 개수는 물론 이상 하중 발생 유무까지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게 된다. 특히 시스템을 통해 잭서포트를 미설치하거나 계획보다 적게 설치하는 등 안전 관리 부실행위를 방지할 수 있다.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이상하중 발생 여부까지 확인이 가능하다.

일각에서는 지역 곳곳이 재개발 공사 중인 광주지역에도 이 같은 시스템이 빠르게 확산됐다면 참사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민 김 모씨(51)는 "비콘 기술로 감리, 감독 등을 하고, 모니터링을 철저히 했다면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참사였다"고 밝혔다.

철거 현장에서는 구조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지지대인 ‘잭서포트’를 설치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최근 참사가 벌어진 광주 동구 재개발구역 철거 현장의 해체계획서에는 이런 내용이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2019년 7월 서울시 서초구 잠원동에서 5층 철거건물의 외벽이 무너져 1명이 사망하고 3명이 다치는 등 4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사진은 사고 당시 소방대원들이 건물에 깔린 인명 구조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스1 제공).
지난 2019년 7월 서울시 서초구 잠원동에서 5층 철거건물의 외벽이 무너져 1명이 사망하고 3명이 다치는 등 4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사진은 사고 당시 소방대원들이 건물에 깔린 인명 구조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스1 제공).

잭서포트 기술을 공동 개발한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 A관계자는 "최근 잭서포트 시스템이 일부 공사현장에 도입되는 추세다"며 "잭서포트는 모니터링을 통해 감독자가 미연의 사태를 인지할 수 있도록 신호를 주는 형식이다"고 설명했다. 또 “잭서포트 시스템을 통해 조금 더 철거 현장이 안전해지고, 이상 감지 시 대응이 신속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노후시설물에 사물인터넷(IoT) 센서를 부착해 붕괴 위험성을 감지하는 기술은 3년 전 출시된 바 있다. 센서를 통해 건물의 진동, 기울기, 온도, 습도 등을 측정해 붕괴 위험성을 감지하고, 이상 징후 발생 시 구청에서 운용하는 관제시스템을 통해 건물주 및 지자체에 경보가 발령되는 방식이다. 이후 관련 공무원의 현장방문 및 주민 대피 등의 조치가 이뤄질 수 있어 효과적인 기술로 평가된다.

이용섭 광주광역시장이 14일 오후 북구 운암3단지 재건축사업 철거현장을 방문해 문인 북구청장, 건설사 관계자 등과 안전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사진=광주광역시 제공).
이용섭 광주광역시장이 14일 오후 북구 운암3단지 재건축사업 철거현장을 방문해 문인 북구청장, 건설사 관계자 등과 안전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사진=광주광역시 제공).
광주 AI 기업 에니트의 인공지능 기반 재난 안전 관리 시스템 모습. (사진=에니트 제공).
광주 AI 기업 에니트의 인공지능 기반 재난 안전 관리 시스템 모습. (사진=에니트 제공).

이 외에도 광주 AI 기업의 인공지능 기반 재난안전관리 기술도 구조물 붕괴 모니터링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광역시에 본사, 전남 나주에 연구소를 둔 에니트(대표 기송도)는 ‘광섬유 음향 분포센서(DAS) 안전 모니터링 시스템’을 개발한 기업이다. 이 기업은 지난해 광주 상무지구 지하 공동구 4.8km 전 구간에 DAS 안전모니터링 시스템을 설치했다. 구조물 붕괴, 화재 등 이상 반응을 AI 기술로 실시간 모니터링할 수 있게 됐다.

AI타임스 유형동 기자 yhd@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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