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열린 'AI TechCon 2021'에서 강연
다양한 기업이 여러 AI 연구 진행...장기적으로 AI 강국될 가능성 높아
AI 시장 성장 위해선 대중에게 올바른 AI 교육 진행해야
일자리 감소, AI 윤리 등 당면 과제 해결도 필요

조나단 쉐퍼 캐나다 알버타대학 교수. (사진편집=임채린 디자이너)
조나단 쉐퍼 캐나다 알버타대학 교수. (사진편집=임채린 디자이너)

한국이 인공지능(AI) 분야 상위 10위권 국가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AI 강국으로서 대중의 AI 인식 확산에 앞장서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머신러닝 분야 세계적인 석학 조나단 쉐퍼(Jonathan Schaeffer) 캐나다 알버타대학 교수는 24일 열린 'AI TechCon 2021'에서 "인공지능(AI) 산업에 대한 투자가 계속되고 지금처럼 기술개발이 이뤄진다면 한국은 AI 영역에 상위 10개국이 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AI 강국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 AI 시장의 현재 모습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스타트업 등 다양한 규모의 기업이 여러 분야의 AI를 연구하는 독특한 시장이 한국에서 창출되고 있다고 보았다. 규모와 분야가 다양한 만큼, 장기적으로 뚜렷한 성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이 AI 시장을 올바르게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사회 전반에 AI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AI에 대한 대중의 이해도가 밑바탕돼야 기술 수용이 이뤄져 AI 기업이 수익을 창출하고 시장이 성장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AI가 대세로 떠올랐지만, 많은 기업은 AI를 적극적으로 수용하지 않고 있다"면서 "AI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부족한 게 기술 수용도를 낮추는 주요 요소"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세계적으로 AI 기업은 빅데이터 분석 분야 외에는 수익 창출이 더딘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나 제조 등 특정 데이터를 사용하는 기업은 고객층이 정해져 있다. 해당 분야에서 수요가 높지 않으면 기업 실적도 제자리걸음일 수밖에 없다.

AI 수용이 적은 이유에 대해 쉐퍼 교수는 AI에 대한 '지나친 환상'을 꼽는다. 많은 사람이 AI에 대해 비현실적인 기대를 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AI에 대한 대중의 환상을 없애고 올바른 교육을 해야 기술 수용도가 높아져 AI 산업이 발전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이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대중에게 AI를 제대로 알릴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근본적인 기초 연구를 진행해 AI에 대해 제대로 인지하고 이를 대중과 공유해야 한다고 밝혔다.

쉐퍼 교수는 AI에 대해 지능과 거리가 있는 기술이라고 설명한다. 데이터와 알고리즘, 통계 등으로 구성된 기술 중 하나일 뿐 지능이 있는 존재가 아니라는 것.

그는 "알파고는 바둑에 있어서는 이세돌 9단을 이길 정도로 높은 실력을 자랑하지만, 운전이나 재무제표를 작성하는 일은 하지 못한다"면서 "AI가 사람의 반복적인 일은 사람보다 더 잘할 수 있어도 국가를 운영하는 등의 고차원적인 일은 하지 못하는 것도 지능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AI 산업에 성장하는 만큼 AI를 통제할 수 있는 기반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일자리 감소 문제, 윤리 문제, AI로 인한 국민 안전문제 등을 해결해야 AI 산업이 안정적으로 성장한다고 보았다.

쉐퍼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AI에 관한 윤리 가이드라인이 100개 정도가 나왔지만 실제로 실행되는 경우는 별로 없다"면서 "향후 AI가 윤리를 넘어 인류의 안전에 대한 문제까지 침투할 가능성이 크므로 선제적으로 문제 해결에 나서야 AI 산업을 올바르게 이끌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이러한 문제는 단일국가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며 "국가 간 협력이 이어져야 올바른 AI 산업이 육성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AI 시장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AI는 향후 15년 내 전 세계에 변화를 가져올 기술"이라며 "변화는 점진적으로 오지 않고 순간적으로 찾아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나단 쉐퍼 교수는 머신러닝 분야에서 세계적인 전문가로 꼽힌다. AI 체커 프로그램 '치누크(CHINOOK)'를 개발했다. 치누크는 1994년 40년간 세계챔피언 자리를 지킨 선수를 사실상 '기권'시킨 AI 프로그램이다.

그는 현재 캐나다 알버타대학 석좌교수로 근무하고 있다. 알버타 대학은 AI 연구에 선도적인 역할을 하는 세계적인 대학으로 평가된다. 알파고를 개발한 연구진 중 4분의 1이 알버타대학 출신이었다.

AI타임스 김동원 기자 goodtuna@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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