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라이프 광고 조회 수 120만 회, 로지 팔로워 수 3만 명 넘어서며 꾸준한 인기
로지 딥페이크 아닌 로커스의 3D 제작 기술을 통해 만들어진 가상 인간
상업적인 목적보다 선한 영향력을 가진 사회 구성원 로지로 비춰지는 것이 우선

"사람이 아니었어? 가상인간이라고? " 지난 7일 신한 라이프는 1일 공개한 자사 광고 속 화려한 춤 실력을 보여준 모델 로지가 가상 인간임을 밝혔다. 당연히 사람일 것이라고 생각한 로지가 가상인간이라는 소식에 신한 라이프 광고는 크게 화제가 됐다.

현재 신한라이프 광고는 유튜브 조회 수 120만 회를 넘어섰다. 로지의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도 3만 명을 넘어서며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사람들은 유튜브 댓글을 통해 광고 속 로지에 대한 궁금증을 드러냈다.
AI타임스는 로지 제작사 싸이더스 스튜디오 김진수 이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로지의 제작 과정부터 향후 활동 계획까지 로지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봤다.

◆ 로지 제작사 싸이더스 스튜디오 엑스는 어떤 회사인가요?

A : 로지 제작사 싸이더스 스튜디오 엑스는 로커스(LOCUS)의 자회사입니다. 로커스는 기본적으로 TV 광고 영상ㆍ애니메이션ㆍ영화ㆍ영상 캐릭터 제작 기업이며 규모로는 한국에서 가장 큰 기업입니다.

게임 속 실제 사람 같은 캐릭터 영상 제작에도 활용되며 애니메이션 레드슈즈에서 풀 애니메이션 영화를 제작한 바 있습니다.

기술을 중점으로 다루는 로커스는 대중성을 목표로 ▶영화 ▶애니메이션 ▶콘텐츠 기반 자회사를 두고 있습니다. 그중 콘텐츠 기반 회사가 바로 싸이더스 스튜디오 엑스입니다.

Locus의 자회사. (사진=로커스 홈페이지)
Locus의 자회사. (사진=로커스 홈페이지)

◆ 로지를 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A : 대중성을 가진 싸이더스는 과거 광고 제작 위주의 사업 모델에서 절반은 신규 사업에 투자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신규 사업 결정에서 주된 고민은 로커스의 기술력을 이용해 할 수 있는 사업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이를 모색하기 위해 다양한 사례 연구들을 진행했습니다.

그러던 중 영국의 버추얼 인플루언서 슈두를 알게 되었습니다. 슈두를 시작으로 미국의 가상 인간 미켈라와 일본 가상 인간 이마도 알게 되었습니다. 이렇듯 세계는 가상 인간 붐이 일어났는데 한국은 관련 움직임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 의문에서 시작해 작년 초부터 로지 제작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싸이더스 스튜디오 엑스 회사 출입구. (사진=김진수 이사 제공)
싸이더스 스튜디오 엑스 회사 출입구. (사진=김진수 이사 제공)

한편, 김 이사는 '오로지'라는 이름에 대해 "외국인들도 쉽게 발음할 수 있으면서 싸이더스 스튜디오 엑스 기술의 독창성을 보여줄 수 있는 이름이길 원했다."라고 말했다. '오로지' 이름의 뜻은 오직 우리만의 기술, 자신감이라는 뜻이다.

그는 "피부 표현 방식에 따라 사람을 닮기도 하고 닮지 않기도 한다. 사람과 흡사한 로지의 얼굴은 세밀한 피부 표현을 통해 구현된 것이다."라고 말했다.

로지 사진. (사진=김진수 이사 제공)
로지 사진. (사진=김진수 이사 제공)

◆ 로지의 제작 과정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A : 유튜브 댓글을 보다 보면 로지가 딥페이크로 제작된 것이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로지는 딥페이크로 제작되지 않았습니다.

딥페이크는 사람 얼굴을 합성하는 기술입니다. 딥페이크로 합성을 하면 각각의 이목구비 특징들 중 강한 쪽으로 기울게 됩니다. 예를 들어 두 얼굴 중 눈이 큰 쪽으로 합성이 된다는 말이죠.

로지는 3D 모델링 기술을 활용해 제작됐습니다. 기본적으로 사람의 얼굴이 움직이는 것을 보면 뼈와 피부가 함께 움직입니다. 눈만 깜빡이면 인형과 다를 것이 없습니다. 사람이 눈을 한 번 움직이면 눈꺼풀을 포함한 주변 뼈와 신경들이 움직입니다. 그래서 우선 평면으로 그린 로지를 3D로 모델링하고 이 위에 피부, 뼈, 신경망을 심습니다.

◆ 신한라이프 광고 속 로지는 어떻게 제작 되었나요?

A : 신한라이프 광고 제작 시 대역 모델을 사용해 먼저 춤을 추는 모습을 촬영합니다. 물론 3D로 로지를 제작해 붙여 넣을 수 있지만 광고의 영역도 고려해야 합니다. 춤을 추며 중간중간 짓는 매력적인 표정에 대해 사람 모델이 더 잘 압니다. 대역 모델이 구체적으로 지은 표정을 인식, 학습한 로지가 똑같이 표정을 짓게 됩니다.

덧붙여, 광고 속 로지는 옷이 3번 정도 바뀝니다. 이때 3D를 이용해 로지의 머리부터 발끝까지를 구현하지는 않습니다. 물론 로지 전신을 3D로 구현 가능합니다. 싸이더스 스튜디오 엑스 홈페이지에 있는 로지의 전체 모습은 3D를 통해 구현된 것입니다.

하지만 광고처럼 여러 번 바뀌는 의상을 3D로 구현해 내려면 수억원의 비용이 발생합니다. 이는 시간과 비용 측면에서 낭비입니다. 최초의 버추얼 인플루언서 슈두부터 미켈라, 이마까지 모두 이 방식으로 제작됩니다.

고인이 된 배우 폴워커가 할리우드 영화 '분노의 질주'에서 마치 살아있는 듯 표현된 것도 앞서 말한 기술을 통해 재현된 것입니다. 폴 워커의 동생을 촬영한 뒤 얼굴을 3D로 따 그 위에 폴 워커의 얼굴을 붙이는 것입니다. 머리만 3D를 통해 구현된 것일뿐 옷은 실제 옷입니다.

Weta Digital 유튜브

◆ 패션 잡지 보그 코리아, 럭셔리와의 화보 촬영은 어떻게 진행된건가요?

A : 처음 버추얼 인플루언서 로지를 공개했을 때 반응이 온 곳이 패션, 잡지 업계였습니다. 패션 업계 협찬과 패션 에디터로부터 연락이 많았습니다. 이미 패션 잡지 에디터들은 해외의 버추얼 인플루언서에 대해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국내에는 버추얼 인플루언서가 존재하지 않을까에 대해 의문이 들던 차에 로지가 등장하게 되었습니다.

패션 에디터들은 특히 로지의 얼굴을 좋아했습니다. 인스타그램에 게시된 로지의 일상 패션들은 전문 스타일리스트에 의해 기획된 것이 아닙니다. 로지 기획 팀원들이 함께 생각해낸 아이디어를 통해 만들어졌습니다. 그 부분이 전문 패션 잡지 에디터들에게 신선하고 독특함으로 느껴졌던 것 같습니다.

◆ 로지는 8월 첫 인스타그램 활동 이후 4개월 뒤, 버추얼 인플루언서임을 드러냈습니다. 늦게 발표한 이유가 따로 있나요?

A : 우선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단번에 사람들이 알아챌까 궁금했습니다. 가상 인간이라는 사실을 먼저 말하면 선입견이 생길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리고 만약 사람과 다르다면 누군가는 이의를 제기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큰 문제 없이 4개월간 로지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일상을 공유했습니다. 게시글에 사람들은 댓글을 달고 개인적으로 메시지도 보냈습니다.

12월 공개 당시 로지의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는 만 명을 넘었습니다. 유명 인사와 함께 찍은 사진도 없었고 다른 매체에 로지 광고를 의뢰하지 않았습니다. 직업이 없는 로지가 일상을 공유하는 것만으로도 이 정도 팔로워 수를 늘렸다는 것은 굉장한 성과라 생각합니다.

◆일각에서 로지와 같은 가상 인간이 배우, 아나운서 등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A : 저는 그런 우려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 예로 미국 버추얼 인플루언서 미켈라가 음반을 낸 적이 있습니다. 이 노래가 빌보드 40위권에 진입하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하지만 이로 인해 미국 가수들이 위기를 겪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함께 이들과 공존한다고 보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로지 사진. (사진=김진수 이사 제공)
로지 사진. (사진=김진수 이사 제공)

마지막으로 김진수 이사는 로지와 같은 가상 인간을 하나의 사회적 역할을 할 수 있는 존재로 보았다. 로지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제로 웨이스트, 업사이클링 등 친환경에 대한 생각을 표현한다. 선한 영향력을 갖춘 인간으로 대중에게 다가가기 위해 노력하는 로지의 향후 행보가 기대된다.

 

AI타임스 정윤아 기자 donglee0408@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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