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가 커질수록 서버 시스템의 자원관리는 골칫거리
클라우드 직접 운영 쉽지 않아... 클라우드 자체를 상품으로 만들어
퍼블릭 클라우드 중요성 강조돼...인공지능 기술 발전과 밀접하게 연결
기업들, 설비투자없이 AI기술 도입, 사업일정 맞춰 최적 컴퓨팅파워 이용

[편집자주] 클라우드는 구름이 아니다. 그러나 구름보다도 더 전 세계를 덮고 있는 서버의 구름떼 같다. 이제 클라우드가 없으면 전 세계의 산업이 돌아가지 않을 정도가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서버라는 말은 많은 기사들에게서 찾기가 어려워졌고 대신 클라우드라는 용어는 매일 접하게 됐다.

클라우드는 왜 중요하게 됐을까, 아마존의 AWS와 마이크로소프트의 애저(Azure)의 경쟁은 어떻게 돼갈까, 구글과 네이버는? 업체별로 어떤 기술적 차이가 있을까, AI와는 어떤 관계인가? 궁금증이 커진다. 그 궁금증에 대해 AI타임스가 나름대로 답안지를 만들어봤다.

(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굳이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이라는 거창한 단어를 끄집어내지 않아도 이미 우리 일상의 많은 부분은 디지털, 특히 모바일을 통해 이뤄지고 있고, 또 더 많은 일들이 인터넷 위에서 진행된다. 과거에는 디지털, IT화를 바라보는 것이 정보를 전달하는 홈페이지 수준이었다면 이제는 기업이 고객을 만나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주요 접점이 모두 온라인으로 이뤄지고, 기업 내부의 업무 환경부터 모든 활동들이 데이터로 보관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불과 몇 년 전만해도 기업이 이런 디지털 중심의 비즈니스를 생각하면 서버를 먼저 떠올리는 것이 당연한 일이었다. ‘서버 몇 대’는 기업의 비즈니스 규모를 설명하는 확실한 지표 중 하나로 꼽혔다. 하지만 서버는 PC나 워크스테이션처럼 그저 구입만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물건이 아니다. 운영체제, 애플리케이션, 장애 관리 등 오히려 구입 이후부터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 특히 그 규모가 커질수록 서버 시스템의 자원관리는 골칫거리가 됐다.

어떤 서버는 너무 바쁘고, 어떤 서버는 너무 한가롭다. 갑자기 트래픽이 몰리기도 하고, 비즈니스가 성장할 것을 예측해서 인프라를 준비하다 보니 대개는 갖춰둔 서버 용량에 어울리지 않을 만큼 작은 이용량으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았다. 거꾸로 말하면 지금은 10이 필요하지만 1년 뒤 100을 예상하고 시스템을 설계해야 했다.

이는 낭비가 될 뿐 아니라 서비스의 성장세를 예측해야 하는 스트레스로 이어진다. 자칫 서비스가 너무 빨리 성장해서 트래픽이 갑자기 쏟아지면 서버 관리자는 가시방석에 앉을 수밖에 없다.

클라우드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온 서비스다. 현재 우리가 익숙한 ‘남의 자원을 끌어 쓰는 컴퓨팅’보다 서버 여러 대를 마치 컴퓨터 하나인 것처럼 만들고, 다시 필요한 만큼의 컴퓨터로 쪼개서 잘게 나누어 쓰는 것이다.

실제 우리가 접하는 서비스는 모두 가상으로 나눠진 가짜 컴퓨터인 셈이다. 이렇게 꾸리면 10대의 실제 서버로 20대, 30대의 가상 서버를 운영할 수도 있기 때문에 기업들로서는 당장 설비 투자나 운영에 대한 부담을 줄일 수 있게 된다.

하지만 클라우드를 직접 운영하는 것도 쉽지 않다. 그러다 보니 이걸 잘하게 된 기업들은 클라우드 자체를 상품으로 만들 수 있다고 바라보게 된다. 대표적인 기업이 AWS를 운영하는 아마존이다.

아마존은 전 세계 상거래의 중심인 만큼 막대한 트래픽을 수시로 처리해야 하고, 그러다 보니 서버의 효율성과 안정성을 위해 일찌감치 클라우드에 대한 경험을 쌓게 됐다. 마찬가지로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알리바바,그리고 국내의 네이버, 카카오 등이 이 클라우드에 강점을 보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근래 클라우드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것은 바로 이 IT 공룡 기업들이 제공하는 퍼블릭 클라우드 때문이다. 그 동안 서버를 직접 갖추고 운영하면서 서비스를 만들어 내는 것이 기업의 기술력이었다면 이제는 굳이 고가의 서버 장비를 두고, 어렵게 운영하면서 시간과 자원을 낭비할 이유가 없다는 것을 많은 기업들이 공감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서버를 얼마나 잘 꾸렸느냐가 아니라 적절한 서비스를 제대로 제공하냐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특히 클라우드는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과 밀접하게 연결된다. 근래 인공지능의 핵심 기술인 딥러닝 분야는 막대한 컴퓨팅 파워를 통해 인공지능을 눈앞의 현실로 만들어내고 있다. 수많은 데이터를 학습시키면서 모델을 만들어내고, 이를 바탕으로 데이터들을 실시간으로 분석,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막대한 컴퓨팅 성능이 요구된다. 꽤 높은 성능의 서버로도 길게는 몇 주씩 걸리는 것이 학습이고, 이를 수 없이 반복해야 한다.

하지만 기업들의 비즈니스는 더 급박하게 돌아간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당장 쓸 수 있는 서비스’가 요구되고, 클라우드는 그 갈증을 해소해 줄 가장 효과적인 도구로 인정받게 됐다. 특히 인프라를 빌려 쓰는 IaaS 형식의 클라우드를 넘어 미리 프레임워크가 준비되어 자료만 넣으면 곧바로 학습을 통해 모델링을 할 수 있는 플랫폼 서비스인 PaaS도 자연스럽게 쓰이고 있다.

최근에는 아예 범용적으로 쓰이는 작업에 대해 학습까지 마친 인공지능 모델 API를 제공하는 오토ML 등의 서비스는 아주 대중화되어 있어서 스타트업 뿐 아니라 개인도 필요에 따라 어렵지 않게 인공지능 기술을 도입해서 서비스를 만들어낼 수 있다.

딥러닝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은 지금도 계속 이어지는데, 이제는 CPU를 넘어 GPU를 쓰는 것이 보편화되고 있고, 구글의 TPU(Tensor Processor Unit)처럼 아예 머신러닝 학습에 막강한 성능을 지닌 하드웨어가 클라우드를 통해 제공되기도 한다. 기업들로서는 설비 투자 없이도 새로운 인공지능 기술을 도입하고, 비즈니스 스케줄에 맞춰 최적의 컴퓨팅 파워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이는 바로 인공지능 기술의 대중화로 연결될 수 있다. 물론 인공지능 관련 클라우드의 비용이 결코 저렴한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이를 도입하기까지 인프라의 도입에 대한 부담을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도입이 결정되는 시간도 획기적으로 줄어들 수 있다. 결정하면 바로 지금부터 쓸 수 있는 것이 클라우드이기 때문이다.

자연스럽게 더 많은 서비스에 인공지능 기술을 고민할 수 있게 되었고, 실제로도 요즘 새로 등장하는 거의 모든 서비스에 ‘인공지능’이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따라붙는 것을 보면 클라우드를 바탕으로 한 인공지능 기술의 대중화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데이터 소유, 기술 내재화, 엔지니어링 등의 가치는 여전히 중요하지만 클라우드는 당장 기업에게 가장 중요한 것을 해소할 수 있는 기술이고, 인공지능은 그 중 한 가지 중요한 예다. 그 경험을 통해 제 2의 인공지능 기술, 지금 우리가 떠올리지 못하는 서비스들이 클라우드를 통해 유행처럼 번지게 될 것이다. 기업들이 급박한 비즈니스 상황에 클라우드를 더 찾는 이유다.

AI타임스 최호섭 객원기자 work.hs.choi@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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