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사 AI 프로젝트’ 착수...기업·병원 참여 없이 스스로 솔루션 개발
2018년부터 정부 사업으로 AI 의료영상 진료판독 모델 개발 중
의료 AI 기업에 데이터 지원하는 ‘심평원 실증랩’ 개소...카카오와 업무협약

(사진=심평원, 셔터스톡)
(사진=심평원, 셔터스톡)

국민이 받은 진료와 지불한 의료비 적정성을 평가하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넘어 인공지능(AI) 트랜스포메이션에 본격 뛰어들었다.

심평원(원장 김선민)은 지난 2일 기관 자체 업무인 진료비 심사 품질 개선을 위해 ‘심사 AI 프로젝트’를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기업이나 병원 참여 없이 심평원 자체 내에 전담팀을 꾸려 자체적으로 진료비 심사 AI 솔루션을 개발한다. 데이터 제공 역할만을 수행하며 기업에 AI 개발을 맡기던 기존에 비해 훨씬 적극적인 행보다.

이날 심평원은 심사 AI 프로젝트에서 진행할 8개 과제를 함께 공개했다. 이 중 ▲착오 청구항목 예측모델 ▲진료경향 이상감지 모델 ▲포괄 심사대상 선정모형 개발이 대표적인 주제다.

이외 주제에 대해 심평원 ICT전략실 지능정보화부 신준섭 부장은 “묶음 처방, 상병 중 MRI 검사 건에 대한 심사 모델, 심사 청구 자료 자동 분류 모델, 이의 신청 심사 물량을 적정 분배하는 모델 등을 개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확정된 사업 기간은 2023년까지이지만 장기 프로젝트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입장이다. 신 부장은 “AI 과제는 고도의 전문성과 시행착오가 필요한 만큼 장기간 순차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심평원 업무에 AI를 적용하려는 시도는 이번에 처음 등장한 것이 아니다. 2018년부터 심평원은 과기정통부, NIA, NIPA와 함께 AI 의료영상 진료판독 모델 개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신준섭 부장은 “해당 사업은 정부사업, 공모사업으로 특정 질병에 대한 의료영상 진료를 판독해 심사위원들을 돕는 것이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대상 질병은 ▲척추측만 ▲척추압박골절 ▲요관결석 ▲어깨관절증 ▲슬관절염 ▲척추측만각 6가지다. 이 중 요관결석, 어깨관절증, 슬관절염 솔루션에 대해서는 올해 2월 참여 기업·기관을 모집해 최근 개발에 착수했다.

AI 의료영상 진료판독 모델 개발 사업은 2021년부터 2023년까지 3년간 진행되며, 참여 기업·기관에 지급 가능한 지원금은 총 36억원이다. 3개 질환별 솔루션 개발을 위해 3개 컨소시엄팀을 모집 완료한 상태다.

사업 담당자인 NIPA 디지털헬스사업팀 윤명숙 책임은 “요관결석 솔루션 개발은 아이도트·한양대병원·분당서울대병원이, 어깨관절증은 제이엘케이·고려대안암병원·한국스마트헬스케어협회, 슬관절염의 경우 크레스콤, 분당서울대병원, 고려대안암병원이 맡게 됐다”고 밝혔다.

각 질환별 진료·심사 평가 AI 솔루션 개발은 기업이 주도하며 참여 의료기관은 심평원과 함께 데이터를 제공한다.

최근 심평원이 착수한 ‘심사 AI 프로젝트’는 기존 과기정통부 주관 사업과 별개다. 신준섭 부장은 “의료 AI 융합 프로젝트는 정부 뉴딜 사업 일환으로 공고해서 진행한 것으로 민간 기업 지원 성격이 강하다. 이번에 발표한 프로젝트는 외부 지원을 위한 것이 아니라 자체적으로 솔루션을 개발해 내부 업무에 활용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심사 AI 프로젝트는 심평원 내 자체 전담팀 지휘 아래 진행된다. 전담팀은 업무, 데이터, 시스템 분야의 내부전문가로 구성된다. 이외 각 사업부서에서도 자체 AI팀을 구성해 프로젝트에 참여한다.

신 부장은 “내부 AI 전문 인력이 현재 많지 않지만 전담 인력이 없으면 추진이 어렵다 판단했다. 내부적으로 인력을 양성하면서 자체 역량을 기르겠다”고 전했다.
 

◆‘심평원 실증랩’ 개소, 의료 AI 기업에 데이터 안전하게 개방

자체 업무에 AI를 도입하는 동시에 의료 AI 기업을 위한 데이터 지원 역할도 보다 강화한다.

지난 7월 28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복지부가 주관하는 AI 융합프로젝트(AI+X)의 심평원 실증랩이 개소됐다. 실증랩은 심평원 1층에 178㎡ 규모로 조성됐다.

이곳은 AI 기업이 연구개발을 위해 심평원 내 대규모 의료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다. 의료영상, 진료기록과 같은 의료데이터를 비식별화해 안전하게 활용 가능하다. 현재 참여 기업은 뷰노, 제이엘케이, 아이도트 등이다.

(사진=심평원)

심평원과 최근 인연을 맺은 다른 기업으로는 카카오를 꼽을 수 있다.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올해 6월 심평원과 업무협약을 맺었다.

3사 협약에 따라 카카오는 심평원 정보와 카카오인증서를 기반으로 전자문서 플랫폼을 활용하는 디지털 의료 환경 조성을 돕는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AI 서비스 '카카오 i 커넥트톡'과 클라우드 서비스 '카카오 i 클라우드'를 활용하는 의료정보·의료상담을 제공하고 비대면업무환경과 인프라 구현을 지원한다.

 

AI타임스 박성은 기자 sage@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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