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 트랜지스터로 뉴런·시냅스 기능 가능한 뉴로모픽 트랜지스터 구현
집적도 개선·비용 절감 효과...뉴로모픽 HW 상용화 앞당긴다
AI 기능을 초저전력으로 수행...모바일·IoT 디바이스에 유용

(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KAIST(총장 이광형)는 전기 및 전자공학부 최양규, 최성율 교수 공동연구팀이 인간의 뇌를 모방한 고집적 뉴로모픽(neuromorphic) 반도체를 개발했다고 5일 밝혔다.

연구팀은 단일 트랜지스터를 이용해 인간 뇌를 모방한 뉴런과 시냅스로 구성된 뉴로모픽 반도체를 구현했다. 뉴런과 시냅스 기능을 모두 수행 가능한 야누스(Janus) 구조로 뉴로모픽 트랜지스터를 구현한 것은 세계 최초다.

연구팀이 개발한 뉴로모픽 반도체는 집적도 개선과 비용 절감 등에 이바지하며 뉴로모픽 하드웨어의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한준규 박사과정이 제1저자로, 같은 학부 오정엽 박사과정이 제2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저명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벤시스(Science Advances)’ 8월 온라인판에 출판됐다.

논문명은 ‘확장성이 뛰어난 뉴로모픽 하드웨어를 위한 나노 규모 상보성 금속 산화막 반도체(CMOS) 제작에 의한 단일 트랜지스터 뉴런과 시냅스의 공동 통합(Co-integration of single transistor neurons and synapses by nanoscale CMOS fabrication for highly scalable neuromorphic hardware)’이다.

뉴로모픽 하드웨어는 인간의 뇌를 모방해 인공지능(AI) 기능을 하드웨어로 구현하는 방식이다. 인간의 뇌가 매우 복잡한 기능을 수행하지만 소비하는 에너지는 20와트(W) 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에 착안한 기술이다. 기존 폰 노이만(von Neumann) 방식과 다르게 AI 기능을 초저전력으로 수행할 수 있어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연구팀은 복잡한 디지털 및 아날로그 회로를 기반으로 구성되던 뉴런을 단일 트랜지스터로 대체 구현해 집적도를 획기적으로 높였다. 또 같은 구조의 시냅스와 함께 집적함으로써 공정 단순화에 따른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기존 뉴런 회로 구성에 필요한 평면적이 2만1000단위인 반면, 새로 개발된 뉴로모픽 트랜지스터는 6단위 이하이므로 집적도가 약 3500배 이상 높다.

상용화된 CMOS 공정으로 제작된 단일 트랜지스터 기반 뉴런과 시냅스(사진=KAIST)
상용화된 CMOS 공정으로 제작된 단일 트랜지스터 기반 뉴런과 시냅스(사진=KAIST)

뉴로모픽 하드웨어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생물학적 뇌와 동일하게 일정 신호가 통합되었을 때 스파이크를 발생하는 뉴런과 두 뉴런 사이의 연결성을 기억하는 시냅스가 필요하다.

반면 디지털 또는 아날로그 회로를 기반으로 구성된 뉴런과 시냅스는 큰 면적을 차지하기 때문에 집적도 측면에서 한계가 있다.

인간의 뇌가 약 1000억개 뉴런과 100조개 시냅스로 구성된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실제 모바일·사물인터넷(IoT) 장치에 사용되기 위해서는 집적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다양한 소재·구조를 기반으로 하는 뉴런과 시냅스가 제안되었지만, 대부분 표준 실리콘 미세 공정 기술로 제작될 수 없어 상용화가 어렵고 양산 적용에 문제가 많았다.

연구팀은 문제 해결을 위해 이미 널리 쓰이고 있는 표준 실리콘 미세 공정 기술로 제작될 수 있는 단일 트랜지스터로 생물학적 뉴런과 시냅스의 동작을 모방했다. 여기에는 플로팅 바디와 전하 포집층이 존재하는 MOSFET(Metal-Oxide-Semiconductor Field Effect Transistor)을 이용했다.

플로팅 바디에서 나타나는 단일 트랜지스터 래치(Single transistor latch) 현상을 이용하면 일정 신호가 통합되었을 때 스파이크를 발생하는 뉴런 동작을 구현할 수 있다.

뉴런 사이 연결성을 기억하는 시냅스 동작 구현을 위해서는 전하 포집층에 전하를 저장하는 방식을 사용했다. 연구팀은 뉴런과 시냅스를 동일 웨이퍼(8인치) 상에 동시 집적했다.

뉴런과 시냅스뿐만 아니라 신호 처리를 위한 부가적인 신호 처리 회로를 동일 웨이퍼 상에 동시에 집적해 전체 뉴로모픽 하드웨어를 구현했다.

제작된 뉴로모픽 트랜지스터는 현재 양산되고 있는 메모리·시스템 반도체용 트랜지스터와 같은 구조다. 트랜지스터가 메모리 기능·논리 연산을 수행하는 것은 물론, 새로운 뉴로모픽 동작이 가능함을 실험적으로 보여준 것에 가장 큰 의미가 있다는 설명이다.

기존 양산 트랜지스터에 새로운 동작원리를 적용해 구조는 같으나 기능이 전혀 다른 뉴로모픽 트랜지스터를 제작했다는 것. 연구팀은 제작한 뉴로모픽 반도체를 통해 증폭 이득 조절, 동시성 판단과 같은 뇌 기능을 일부 모방하는 동시에 글자·얼굴 이미지 인식이 가능함을 증명했다.

개발된 뉴로모픽 반도체를 기반으로 한 얼굴 이미지 인식(사진=KAIST)
개발된 뉴로모픽 반도체를 기반으로 한 얼굴 이미지 인식(사진=KAIST)

한준규 박사과정은 “상용화된 CMOS 공정을 이용해 뉴런, 시냅스, 부가적인 신호 처리 회로를 동일 웨이퍼 상에 동시에 집적함으로써 뉴로모픽 반도체의 집적도를 개선했다. 이는 뉴로모픽 하드웨어의 상용화를 한 단계 앞당길 수 있을 것ˮ이라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차세대지능형반도체기술개발사업, 중견연구사업, 미래반도체사업, 반도체설계교육센터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AI타임스 박성은 기자 sage@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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