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대구·경북 지역 코로나19 집단감염이 파생한 학습 손실 조사
매스프레소 AI 학습 앱 '콴다' 통해 학습 손실과 회복 여부 연구
집단감염 초기 6주간 진도 늦춰졌지만, AI 앱 사용으로 금세 회복
"AI 학습 앱이 가져오는 긍정적 효과 많아...교사와 역할분담 이뤄져야"

한상필 애리조나주립대 교수. (사진=매스프레소·셔터스톡, 편집=김동원 기자)
한상필 애리조나주립대 교수. (사진=매스프레소·셔터스톡, 편집=김동원 기자)

코로나19 집단 감염으로 일부 지역의 학교와 학원이 문을 닫으면서 지역별 학습 진도가 달라지는 문제를 인공지능(AI)으로 풀어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한상필 애리조나주립대 정보시스템학과 교수는 25일 'AI는 학력 저하 회복에 어떻게 기여했는가?'라는 주제로 열린 온라인 행사에서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있던 지역과 다른 지역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일정기간 학습 손실 여부를 조사한 결과 AI 기반 학습 앱이 학습 손실 회복에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학력 회복과 더불어 자신감, 흥미 등을 촉진하는 모습도 보였다"고 말했다.

◆ AI 학습 앱 '콴다' 이용해 대구·경북 지역 집단감염 기간 학력저하 조사

한상필 교수는 AI 기반 학습 앱이 학습저하 회복에 어떻게 기여했는지를 알기 위해 애리조나주립대 연구진과 매스프레소 임직원과 협업했다. 이들과 함께 2019년 2월부터 2020년 5월까지 국내 코로나19 집단 감염 여파를 지역별로 구분하고 이에 대한 지역별 학습 저하 사례를 조사했다. 

연구진은 매스프레소가 제공하는 AI 기반 학습 앱 '콴다'를 통해 코로나19 집단감염 지역의 학생들이 다른 지역 학생들과 비교해 진도가 얼마나 늦춰졌고, 어떻게 회복해나갔는지 등을 연구했다. 과목은 수학으로 한정했고, 연구는 총 3만 6천명의 샘플을 이용했다. 콴다의 경우 모든 학생에게 공평하게 무료로 제공되는 앱이고, 어느 지역 학생들이 어떤 진도 문제를 이 앱을 통해 풀고 질문했는지 등을 알 수 있는 알고리즘이 있어 이번 연구에 유용했다고 평가했다. 

한 교수는 전체 연구기간에서 2020년 2월과 3월, 4월을 주목했다. 2월 말에 대구·경북 지역에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했고, 상대적으로 다른 지역에서는 코로나19 피해가 적었기 때문이다.

한상필 교수는 대구·경북 지역에 코로나19 집단감염이 시작된 시기에 해당 지역 학생들의 학습 능력이 타 지역에 비해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연구했다. (사진=온라인 행사 캡처)
한상필 교수는 대구·경북 지역에 코로나19 집단감염이 시작된 시기에 해당 지역 학생들의 학습 능력이 타 지역에 비해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연구했다. (사진=온라인 행사 캡처)

그는 대구·경북 지역 학생들을 실험군으로 두고, 다른 지역 학생들은 대조군으로 두어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집단감염이 처음 시작된 6주간 대구·경북 지역 학생들의 콴다 이용률은 다른 지역 학생들에 비해 10.2% 하락했다. 하지만 6주가 지난 이후부터 12.7%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 교수는 "6주를 기준으로 변화된 결과를 두고 우리 연구진은 대구·경북 지역 학생들이 처음 6주간 심리적 위축 등의 문제로 학습을 못했지만, 이후 다른 지역 학생들보다 뒤처진 학습 진도를 만회하기 위해 콴다를 더 많이 이용한 것으로 해석했다"고 말했다.

대구·경북 지역 학생들은 집단감염이 시작된 6주간은 콴다 사용이 10.2% 하락했지만, 그 이후부터는 12.7% 높아진 경향을 보였다. (사진=온라인 행사 캡처)

◆ 집단감염 6주 이후 학습량 증가...이후 뒤쳐진 진도 따라가

콴다 이용률 증가는 단순히 양에서 나오지 않았다. 사용 패턴을 분석했을 때 대구·경북 지역 학생들은 6주 이후로 일주일 내내 규칙적으로 앱을 사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확진자가 급증했던 초기 6주 동안 사용패턴이 일정하지 않았던 모습과 대조됐다.

AI 학습 앱이 학습 손실 극복에 이용된 점은 진도에서 상세히 나타났다. 학생들이 콴다를 이용해 묻는 질문을 분석했을 때 집단감염 이후 대구·경북 지역 학생들이 묻는 질문의 진도가 다른 지역 학생들의 진도보다 뒤처진 경향이 있었지만, 6주 이후 학습량이 늘면서 물어보는 질문 진도가 동일해졌다.

한 교수는 "보통 초등학생부터 고3까지 배워야 하는 수학 이론을 2404개로 나뉘는데, 대구·경북 지역 학생들은 집단감염 직후 타 지역 학생보다 배우는 숫자가 뒤떨어지는 경향이 있었다"면서 "하지만 8주, 10주, 12주 이상이 됐을 때 진도가 동일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사례는 AI 기반 학습 앱이 학습저하 회복에서 양과 패턴, 진도 세 분야에서 학습 손실을 극복하는데 기여했다는 것을 증명해준다"고 덧붙였다.

대구·경북 지역 학생들은 집단 감염 초기에는 학습 진도가 지연됐지만, AI 학습 앱 사용량이 늘면서 12주부터는 정상수준까지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온라인 행사 캡처)
대구·경북 지역 학생들은 집단 감염 초기에는 학습 진도가 지연됐지만, AI 학습 앱 사용량이 늘면서 12주부터는 정상수준까지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온라인 행사 캡처)

한 교수는 AI 기반 학습 앱이 학습저하 회복뿐 아니라 심리적인 부분에서도 AI 기반 학습 앱이 유용하게 쓰였다고 밝혔다. 동일한 학생 그룹에 설문조사를 했을 때 콴다를 자주 사용하는 학생에게 자신감 향상이 더 높게 나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수학 과목을 두려워하고 포기하는 경우가 많은데 콴다를 사용했을 때 이 두려움이 줄어드는 모습이 보였다"면서 "정성적인 측면에서도 콴다와 같은 AI 학습 앱 사용이 긍정적이라는 것을 입증했다"고 말했다.

◆ AI가 접근성과 적응력에서 사람보다 우위...교사와 역할분담 필요

한상필 교수는 코로나19 사례에서 보여주듯 AI 학습 앱이 ▲접근성 ▲경제적 부담 ▲적응력 부분에서 긍정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AI 학습 앱은 시간과 장소에 상관없이 모르는 문제를 질문할 수 있고 답변도 빠르게 받을 수 있다. 이미 유사한 문제를 물어본 데이터가 축적되어 있어 AI가 이를 빠르게 답변해준다. 데이터에 없던 새로운 문제의 경우 힌트를 줘 스스로 풀어보는 기능이 제공되거나 담당 교사가 답변해주는 방식으로 서비스가 제공된다. 이미 축적된 데이터가 많은 앱의 경우 새로운 문제가 거의 적어 실시간 답변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한 교수는 "전염병 등으로 학교나 학원이 문을 닫거나, 학생이 한밤중에 궁금한 문제를 접했을 때 AI는 이를 실시간 답변해줄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한상필 교수는 AI 기반 학습 앱이 ▲접근성 ▲경제적 부담 ▲적응력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학습 능력 향상에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온라인 행사 캡처) 
한상필 교수는 AI 기반 학습 앱이 ▲접근성 ▲경제적 부담 ▲적응력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학습 능력 향상에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온라인 행사 캡처) 

그는 가격적인 측면에도 AI 학습 앱이 유용하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에 사용된 콴다는 무료로 제공되고 있고 다른 AI 학습 앱도 가격이 저렴해 경제적 측면에서 접근성이 좋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AI 학습 앱이 적응력 부분에서 사람보다 뛰어나다고 주장했다. 한 반에 20명이 있다고 가정했을 때 교사가 사람 한 명마다 개개인에 맞는 학습을 할 수는 없지만, AI의 경우 개인 맞춤형 학습과 풀이과정 등을 쉽게 제공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 교수는 "많은 학생을 일대일 맞춤형으로 학습시키는 것은 AI가 사람보다 우위에 있다"면서 "앞으로 AI가 교육에 관여하는 경우가 더 많아질 것이기 때문에 이를 보조적 수단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애리조나대학에서 연구하면서 중·고등학교 교사와 접하게 되는 일이 많은데 AI와 역할분담에 대해 미국에서도 많이 고민을 하고 있다"며 "AI가 사람을 대체한다고 보기보다는 AI가 잘하는 분야는 AI에 할당하고, 교사는 고도화된 사고가 요구되는 프로젝트와 팀 수업 등에 더 많은 에너지를 쏟으면 좀 더 나은 교육환경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조언했다.

AI타임스 김동원 기자 goodtuna@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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