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등 추석 연휴 기간 극단적 선택 잇따라
간병 스트레스, 경제적 어려움 등 위기가구 늘어
“빅데이터 기반 AI 예측 기술로 복지 확대돼야”

생활고와 더불어 복지 사각지대 문제가 수면위로 떠오른 가운데 AI 기반 자살 예측 시스템 도입에 대한 필요성을 대두되고 있다. 사진은 기사의 내용을 이해하기 위한 것. (셔터스톡).
생활고와 더불어 복지 사각지대 문제가 수면위로 떠오른 가운데 AI 기반 자살 예측 시스템 도입에 대한 필요성을 대두되고 있다. 사진은 기사의 내용을 이해하기 위한 것. (셔터스톡).

추석 연휴 기간 동안 비극적 사건들이 잇따라 발생했다. 추석 연휴 첫날인 지난 18일 전남 장성에서 70대 노모와 아들 부부 등 일가족 3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그다음 날인 19일 전남 순천에서는 파산을 신청한 자영업자가 생활고에 시달리다가 극단적 선택을 했다. 생활고와 더불어 복지 사각지대 문제가 수면위로 떠오른 가운데 AI 기반 자살 예측 시스템 도입에 대한 필요성을 대두되고 있다.

23일 전남경찰청 등에 따르면 18일 오전 10시 26분쯤 장성군 한 단독주택에서 일가족 3명이 숨져 있는 것을 다른 가족이 발견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어머니 A씨(74·여)는 안방에서, 며느리는 집 앞에 주차한 승용차 뒷좌석에서, 아들 B씨(55)는 창고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채 발견됐다. 사망자 모두 외상은 없었지만, 집 안에서 아들 B씨(55)의 유서가 발견됐다. 경찰은 B씨가 다른 두 명을 숨지게 한 뒤 사망한 것으로 추정하고 정확한 사망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지난 19일에는 전남 순천에서 사업 실패로 파산 신청한 자영업자 C씨(40)가 실종 3개월 만에 해룡면 한 야산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C씨는 주유소 사업 실패로 파산 신청을 했고, 농자재 배달을 해오다 지난 6월 가족에게 떠나고 싶다는 말을 남기고 연락이 닿지 않아 18일 무안에서 가출 신고가 접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22일에는 서울 노원구 아파트에서 50대 아들과 노모가 숨진 채 발견됐다. 서울 노원경찰서에 따르면 해당 아파트는 노모가 홀로 살던 집으로 아들이 추석 연휴 기간 중 모친 집을 방문해 모친을 살해한 뒤 극단적인 선택을 벌였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 중이다. 모친은 평소 거동이 불편해 휠체어를 탔던 것으로 알려졌다.

노인 학대 판정 건수가 2020년 6,259건으로 2019년보다 19.4%나 늘었다. (사진=셔터스톡).
노인 학대 판정 건수가 2020년 6,259건으로 2019년보다 19.4%나 늘었다. (사진=셔터스톡).

◆ 코로나19로 취약계층 고충 높아져…“극단적 생각도”

생활고‧가정사 등 문제로 인한 안타까운 사건들이 일어나면서 복지 사각지대 문제가 수면위로 드러났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방문 돌봄이 어려워지면서 복지 사각지대 문제가 생기고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한 취약계층의 고충도 높아졌다. 노인 학대 판정 건수도 2020년 6,259건으로 2019년보다 19.4%나 늘었다. 가정 내 학대가 88%를 차지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간병 스트레스가 늘어 가족 갈등 등으로 노인 학대가 증가한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취업난과 경제난이 심해지면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는 청년들도 늘고 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청년의 생애과정에 대한 성인지적 분석과 미래 전망 연구' 결과에 따르면, 취업난으로 청년 중 일부는 자살 충동을 느끼기도 했다. '지난 1년간 한 번이라도 자살 충동을 느꼈는지'에 대한 질문에 여성 32.8%, 남성 19.4%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청년 여성 3명 중 1명은 지난 1년간 극단적 선택 충동을 한 번이라도 느낀 셈이다. 연구는 지난해 10~11월 만 19~34세 청년 6,570명을 대상으로 조사됐다.

추석연휴 기간 안타까운 사건사고에 복지 사각지대 문제가 대두된 가운데 AI 기반 자살 예측 기술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사진=셔터스톡).
추석연휴 기간 안타까운 사건사고에 AI 기반 자살 예측 기술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사진=셔터스톡).

◆ 빅데이터‧AI 기술로 복지 사각지대 문제 해소 못하나

2016년부터 정부는 ‘복지 사각지대 발굴시스템’에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해 위기가구를 발굴‧지원하고 있다. 단전, 단수, 실직, 관리비 체납 등 건강보험공단과 질병관리본부의 기관 자료를 결합하여 예측하는 시스템이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그 결과 위기가구로 발굴된 인원은 2020년 기준 78만 8,700명으로 2016년 기준 20만 8,600명에 비해 3배 이상 증가했다.

하지만 빅데이터 기반 복지 서비스는 복지 사각지대 문제를 충분히 해소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의 경우 시스템에 의해 새로 발굴된 69만 3,000 위기 가구 중 22만 8,000명(36.0%)에게만 복지서비스가 제공됐다. 또한 그 중에서도 공적 서비스의 비중은 적어졌다. 한은희 한국사회보장정보원 부연구위원은 “데이터만으로 발굴할 수 있는 위기가구는 일부분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2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보건복지부의 '복지사각지대 발굴시스템'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주거위기 정보 현황'에 따르면, 공공임대주택 거주자가 임차료나 관리비를 체납한 건수는 체납자는 2019년 16만4,960건에서 지난해 33만5,353건으로 증가했다. 코로나19 사태 전후로 2배가량 불어난 것이다. 수도 요금을 내지 못해 단수된 가구는 같은 기간 1만9,544가구에서 2만7,844가구로 30% 늘어났다. 주거취약가구도 31% 급증했다.

신현영 의원은 "취약한 계층일수록 코로나19로 인한 사회경제적 후유증이 더욱 크다"면서 "정부가 '위드 코로나'와 확장재정 정책을 통해 위험 신호를 보내고 있는 계층에 빠르게 응답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살 방지용 각종 대책에 보건복지부는 AI 자살률 예측 시스템도 개발 중이다. ‘한강 교량 맞춤형 CCTV 관제 기술’을 개발해 10월부터 적용한다. 투신 전후 상황에서 AI 기반 예측기술로 신속한 대응이 가능해진다. 하지만 국내 돌봄 취약계층 복지에는 이러한 AI 자살 예측 기술을 찾아보기 힘들다.

미국에서는 소셜 미디어로 AI가 감정을 파악해 자살 가능성을 예측하는 기술을 테스트하고 있다. 또 AI 모델로 의도적인 자살 위험에 처한 환자를 식별하는 AI 연구도 주목을 받았다.(극단적 선택을 마음에 품은 사람을 미리 알아내는 인공지능(AI)) AI 감정 예측 기술을 돌봄 서비스에 도입하면 취약 계층 돌봄 사각지대 문제를 해소할 수 있지 않을까.

AI타임스 구아현 기자 ahyeon@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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